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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DONGNAE Nov 09. 2020

[피플&홈] 통역사와 엄마의 역할, 그 중간의 집

최현진 - 한영 국제회의 통역사 

최현진

한영 국제회의 통역사


출처: 최현진 님 인스타그램 (@_crystalchoi_)

Editor’s Note

그 누구보다 일을 사랑하며 치열하게 커리어를 성장시켜온 국제회의 통역사 최현진 님. 작년 여름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올해 코로나로 인해 다수의 국제회의 행사가 취소되면서 ‘나'와 집의 새로운 역할과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삶의 또 다른 단계를 맞이하며 겪은 변화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출산과 코로나로 인해 겪은 변화



Q) 통역사라는 직업 특성상 코로나의 영향을 꽤 크게 받으셨을 것 같아요. 그만큼 집에서의 변화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A) 예전에는 일이 바빠서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일주일 만에 집에 올 때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국제 컨퍼런스 같은 행사가 많이 취소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어요. 그리고 그만큼 집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집에서 아이, 남편이랑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가족 모두가 함께 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저와 남편의 일을 위한 독립된 공간도 필요했어요. 한동안 그런 새로운 변화를 겪다가 지금은 좀 자리를 잡은 상황이에요.




워킹맘이 집의 공간을 활용하는 법



Q) 아이가 있는 집으로서 공간 활용을 어떻게 하고 있으신가요?



A) 아이가 있지만 집 전체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모두 아이를 위한 것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아이를 위한 공간과 저희 부부를 위한 공간이 충분히 조화롭게 있으면 좋겠거든요. 예를 들자면 저는 거실 벽면에 그림을 걸어두는데,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아영 작가의 ‘달려라 달려'라는 오브제가 달린 그림을 아이를 위해 주문했어요. 그러면서 저는 집에서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으니 저만을 위한 공부방을 따로 뒀고요. 거실은 아이 위주의 공간이다 보니 꽃동산 같은 느낌이 나는데, 제 공부방은 블랙톤의 블라인드도 쳐져 있고 어두운 느낌이에요. 온라인으로 통역을 할 때가 있다 보니 조용히 집중이 잘 되는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Q) 집에서 일도 하고, 육아도 하시면서 혼자만의 휴식 시간을 보낼 때는 있으신가요?


A) 사실 집에서 혼자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유일하게 꼽자면 공부방에서 혼자 작업하는 시간 정도. 더 균형 잡힌 휴식을 위해 노력한 공간은 침실이에요. 일이 많다 보니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적은 편이어서 한번 잘 때 푹 잘 수 있도록 침실을 다크 그레이 톤으로 맞췄어요. 다른 자잘한 소품 없이 침대만 있고요. 들어가면 잠에 푹 빠질 수 있는 공간이에요.




너무나 다른 통역사와 엄마의 역할에 대한 고민 끝에 찾은 행복 



Q) 일에 대한 사랑이 크신 만큼 아이를 낳으면서 겪으신 변화도 꽤 컸을 것 같은데, 집 공간 활용에서 커리어와 육아에 대한 최현진 님만의 균형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거쳤던 고민은 없었나요?



A) 원래 통역사는 이성적이고 날카롭게 일을 해야 하는, 꽤나 예민한 성격이 요구되는 직업이에요. 개인적인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엄마로서 필요한 성격이 너무 다른 거예요. 따뜻하고, 부드럽고, 감정적으로 풍부한 그런 특징들이요. 그 차이가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나오는 저의 새로운 모습을 스스로 보면서 ‘이게 정말 나인가? 내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일은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엄마라는 역할에는 너무나 서툴렀고, 정해진 하나의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니 더욱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통역사로서의 ‘나'와 엄마로서의 ‘나' 모두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이 생각이 아이를 위한 공간과 저를 위한 공간이 충분히 공존하는 집의 모습에도 반영되었죠.



Q) 집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공간이 궁금해요.




A) 아기가 책 보는 걸 좋아해서 아기 눈높이에 딱 맞는 높이의 책장이 있어요. 바쁜 하루를 끝내고 아기와 자기 전에 함께 책을 읽으며 둘만의 시간을 보내요. 아빠나 할머니 없이 저랑 아기 둘이서, 아기를 제 무릎에 앉혀 두고 아기가 읽고 싶어 하는 걸 같이 마음껏 읽는 시간이 정말 큰 힐링이에요. 아기와 함께 있다는 것 자체에서 안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아기도 하루를 열심히 살잖아요? (하하) 특히 저는 직업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만나고 긴박한 업무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인데, 아기와 가까이 밀착해서 둘 다 가장 좋아하는 책 읽기를 함께 하는 하루 끝의 시간이 참 따뜻한 것 같아요. 일하면서는 어렵고 딱딱한 문서를 많이 읽는데 예쁜 그림 가득한 아기 책 읽는 것도 좋고요. 아기와 저 둘만을 위한 공간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낼 때 참 행복해요.





현진 님처럼 '나'를 위한 집을 찾고 있다면, 동네를 방문해 주세요. 

https://www.dongn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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