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격의 미학
앙상한 나뭇가지들의 엇갈린 모습은
다소 외롭고 횡설수설할지라도
그 끝은 단호하고 단정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얼기설기 엉킨듯한 모습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길을 가며, 부딪히지 않게
조심히 지나가고 있다.
그 뻗어있는 형태가
굽이굽이
돌아가는 모습일지라도
주변 가지들과 부딪힘이 없어 아픔도 없다.
올려다보는 나뭇가지의 일정한 간격의
형상이 아름답다.
각자의 성장을 고요하게 응원하는 모습이라.
긴밀하고 가깝지만
직접적인 접촉 없이
적절한 간격을 두고
조화롭게 굽이쳐 뻗어있는 나뭇가지.
그 형상의 곡선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