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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화 Dec 02. 2020

#6 육아용품 권하는 SNS 광고

30대 여성에게 '함부로' 추천되는 육아템


이제 하루에 몇 번 배변하든
코 막혀서 잠 못 드는 우리 아이



 나는 SNS를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는다.


 이미 카카오톡 목록의 지인들이 올린 수많은 프로필 사진을 통해 그들의 결혼, 출산, 육아, 여행, 합격, 집, 인테리어에 비자발적으로 노출되는 것으로도 이미 족하다. 그곳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SNS 앱은 결혼할 때 맞춤정장 후기를 올리면 넥타이를 준다 해서 가입했다가, 지금은 휴대폰에 있는 사진 기록 보관용으로 사용한다. 단 한 명의 친구도 팔로우하지 않고 팔로워도 없다. 일기장처럼 쓰는 SNS 앱에는 맛집과 간편 레시피 정보를 찾을 때 종종 접속한다.


 전 지구에 수 억 명이 그 앱을 쓴다고 한다. 수 억 명 중 한 명인 나는 앱에 접속할 때마다 나만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출처: 인스타그램 광고 캡처


 앱 켤 때마다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육아 아이템 광고가 뜬다.  광고는 잘못이 없다. 빅데이터에 의해 나에게 노출되었을 뿐. 그 추천 광고들을 볼 때마다 '30대 후반 내 나이에 맞는 평범한 '을 살못하는 나를 돌아본다.



 그 광고에 조금도 가까이 갈 수 없는 삶.

 


 너무나 간절히 사고 싶어도 내게는 필요가 없는 물건들. 나도 광고에 혹에서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보고 싶다는 그늘진 상상을 해본다.


 수고스럽지만 '광고 숨기기' 버튼을 눌러본다. 또 누른다. 또 클릭한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SNS 앱은 나에게 육아 아이템을 권유한다. 또, 또, 또.


출처: 인스타그램 광고 캡처


 권유가 지나치면 강요가 된다. 유난히 힘든 날이면 울컥하기도 한다. 겨우 SNS 앱 광고 하나에 무슨 눈물이냐 싶어 스스로를 타박한다. 언젠가 이런 광고를 보고도 부럽지도, 신경 쓰이지도 않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치게 되는 그 날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30대 여성은
미혼일 수도, 비혼일 수도 있다.
딩크일 수도, '난임'일 수도 있다.


 

 광고 숨기기 버튼을 누르면 SNS는 나에게 또 한 번 잔인한 질문을 던다.


누군가에게는 참 잔인한 질문


"이 광고를 보고 싶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① 관련성이 없습니다.

 ② 너무 자주 표시됩니다.

 ③ 부적절합니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1,2,3번 중 몇 번을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 모두가 내 답이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접속한 브런치 앱은

 나에게 아래 글을 권한다.


[엄마, 그대로의 삶]
육아의 길을 걷는 모든 엄마들에게
브런치가 추천합니다.


나도 그들처럼 '엄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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