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duthinking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이노 Sep 07. 2021

자율(自律)

2021.08.

대한민국에서 자율이라는 단어만큼 위선적인 단어가 있을까요? 고등학생 시절 ‘야간 자율 학습’인데도 야자를 빠지기 위해서는 사유서를 제출하고 담임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군에 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군대에서 자율적으로 하라고 말은 윗사람의 의도를 잘 살펴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하라는 말입니다.


공문에서 자율이라는 단어를 발견하는 순간, 공문을 받은 선생님은 불안합니다. 그리고 교무실에서 교감 선생님과 함께 교육청이 말하는 자율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계획서를 관찰하고 해석합니다. 그래도 그 뜻을 파악할 수 없다면, 인근 학교에 연락해 그 학교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봅니다.


최근 2022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다시 교육과정 자율화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됩니다. 사실, ‘교육과정 자율화’라는 말이 학교 안에 들어온 지는 벌써 한참입니다. 그러나 교육과정 자율화는 학교교육계획서와 공문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 선생님들은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짜 자율을 말할 때가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은 이를 더욱 뒷받침합니다. 더 이상 같은 상황에 있는 지역과 학교, 교실은 대한민국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육과정 자율화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깊은 신뢰에 기반합니다.


8월, 얼음냉수처럼 시원한 일들이 선생님들께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꽃씨를 닮은 마침표 앤디쌤-

매거진의 이전글 무엇을 가르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