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러의 고민 3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엄마이든, 홈스쿨링을 하는 엄마이든 엄마는 고민이 많다. 아이가 친구와도 잘 지내고 책도 잘 읽고, 공부도 잘하고, 몸도 건강하면 좋겠지만, 이런 만능 아이는 잘 없을뿐더러, 내 아이가 이 모든 것이 되는 순간 엄마의 위시리스트엔 무언가가 추가된다.
저래가지고 될까..무엇을 위해 홈스쿨링을 시작했든 이 고민은 하루도 쉼 없이 계속된다. 빈둥빈둥 노는 아이들을 보면 저래가지고 무엇이 될까, 학교 다니는 애들은 이 시간에 공부하고 있을 텐데.. 홈스쿨이라는 이 배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망망대해에 정처 없이 표류하고 있는 기분이 날마다 든다.
좋은 책, 좋은 커리큘럼을 소개받아 무언가를 시작해 볼 때면, 이것만 꾸준히 하면 멋진 결과물이 도출될 것 같아 야심 차게 시작해 보지만, 며칠몇 주 지나면 이렇게 해서 되는 게 맞는지, 모든 것이 시들시들하기만 하다.
엄마표영어 (엄마가 가르치는 영어가 아닌, 엄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아이 스스로 배우는 영어)를 알려드리면, 해내는 엄마와 해내지 못하는 엄마로 나뉜다. “아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해낸다. “저렇게 한다고 될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못해낸다. 될 거라고 믿는 분들은 해낸다.
결국 아이는 엄마만큼 큰다. 엄마의 믿음만큼 큰다. 엄마인 나보다 나은 인생 살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무언가를 하고 안 하고 이전에 이 아이가 나보다 훌륭한 인물로 보여야 한다. 나보다 낫구나, 나보다 훨씬 낫구나, 내가 아니더라도, 나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잘 살겠구나,라고 보인다면 당연히 나보다 나은 인생을 살 것이다.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무언가를 더 쑤셔 넣어야 할 존재로 보인다면, 내가 계속 잔소리하고 도와주어야 할 존재로 보인다면, 홈스쿨의 목표인 행복은 저 멀리에 있다.
홈스쿨링 왜 하는가? 아이 각자의 고유함을 더 살리기 위해 하는 것 아닌가. 남들보다 무엇을 더 잘하는 것이 그 아이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시작한 것 아닌가.
저래가지고 뭐가 될까.. 는 우리 아이는 원래 가치 있고 훌륭한 존재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엄마임을 드러내주는 질문이다. 엄마의 시각이 바뀌지 않으면 그 무슨 대단한 것을 해도 실패뿐임을 알려주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