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시선 May 15. 2023

엄마가 다 가르쳐야 하나..

홈스쿨러의 고민 2

홈스쿨링을 가장 오해하는 부분이 “엄마가 모든 것을 다 가르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집안일 하고 아이들 돌보기도 벅찬데, 엄마가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한다면 슈퍼우먼이 아닌 이상,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또 주변에 엄마가 직접 가르치다 부작용 난 사례들을 들먹이며 자기 아이를 직접 가르치는 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홈스쿨링은 엄마가 모든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찾고, 책과 각종 교육자료들이 선생님이 되어 자기 스스로 배우는 것이 홈스쿨링이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배움을 즐긴다. 조물주가 주신 훌륭한 뇌를 이미 가지고 있기에, 아이들의 뇌는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발전하는 것을 너무나 즐긴다. 엄마의 두려움으로 그것을 막지만 않으면 말이다. 그렇게 배움을 즐기는 아이들의 특성의 발현을 위해, 첫번째로 해야 할 작업은 아이들을 심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책보다 재미있는 것은 다 치워버려야 한다. 책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도구가 되게 말이다. 아이들 손닿는 곳에 스마트 기기가 있는데 책을 잘 읽고, 공부를 잘하길 기대한다면..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어릴수록 작은 일에도 깔깔거리고 재미있어한다. 의자 몇 개와 얇은 천 하나만 있어도 그걸로 터널을 만들고, 집을 만들고, 놀이동산을 만들면서 즐거워한다. 그런 순수함이 살아있는 아이들에게 책이란 얼마나 재미있는 세상인지 모른다. 책 속의 인물들, 책 속의 사건들, 책 속의 다양한 배경들… 의자 하나도 여러가지 소재로 변신시킬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진 아이라면, 크리에이티브한 작가가 만든 그림과 글들은 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면, 공부라는 게임은 거의 끝난 것이다. 배워야 할 대부분의 것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어라. 그러면 책이 아이를 가르칠 것이다. 훌륭한 책을 쓴 훌륭한 작가들이 당신 아이를 가르칠 것이다. 엄마보다 백배 나은 선생한테 배우겠다는 데 왜 마다할 것인가.



아이들은 귀가 열려있다. 아이들의 귀가 열려있다면, 어른들은 귀가 닫혀 있는가? 그렇다. 닫혀 있다. 이 아이들도 닫히는 날이 온다. (언어학자들은 그게 만13세라고 했는데, 여러 아이들을 관찰해 본 결과 그러했다) 귀가 열려있는 시기에는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아이는 나의 집에 살고 있고, 이 집의 환경설정은 엄마인 내가 한다. 얼마나 행운인가. 아이가 깨어 활동하는 내내, 무엇인가를 틀어놓으라. 영어를 틀어놓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아름다운 노래를 켜 두어라. 한달 내내 같은 곡을 들으면 다 외워질 것이다. 외워진 곡들은 아이의 평생 재산이 된다.


영어 공부 어떻게 시킬까, 고민하지 말고 집에 영어 소리가 흘러 넘치게 하라. 영어 노래, 영어 오디오북, 영어만화 소리를 말이다. 영어 소리를 많이 들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나중에 영어책을 읽을 때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소리만 많이 들으면 된다고 하니까 “그걸로 됩니까?”라고 묻는 분들이 있다. 도통 공부하는 걸로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분들은 공부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과 본인의 공부정서 상태를 꼭 확인하시길. 아이를 망치지 않기 위해)


책읽기가 가장 재미있는 놀이가 되고, 열려있는 귀를 통해 들음으로 음악을 배우고, 언어를 배우고…나머지 시간은 빈둥빈둥 놀아도 된다.

불안하다고?

그 불안은 엄마인 당신 문제다.

작가의 이전글 친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