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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접점, 그곳에 조치원이 있다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와 함께한_ brunch 작가(김이율)

청춘의 접점, 그곳에 조치원이 있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고 대규모의 황궁인 아방궁을 지었다. 그는 권력과 부귀영화를 영원히 누리고 싶었다. 그 영원한 생을 유지하기 위해 심복인 서복에게 생로병사를 해결할 수 있는 명약을 찾아오라는 명을 내렸다. 서복은 한반도 남쪽 어딘가에 있는 명약을 찾아 길을 나섰지만 결국 그 명약을 구하지 못했다. 

 결국 진시황은 권력과 부귀영화를 뒤로 한 채 49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아무리 부와 권력을 쥐고 있더라도 영원한 생을 얻는 건 불가능하다. 태어났으면 죽는 게 사람의 운명이고 시간의 순리이다. 

어찌 사람만 그러겠는가. 도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이 만든 도시, 그리고 도시와 함께 한 시간. 이 모든 것들도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이다.      


도시도 늙어간다     

  우리나라는 아시아게임과 올림픽을 치르면서 눈부신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주거와 인프라 그리고 IT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면서 새로운 도시의 변모를 구축해갔다. 하지만 몇십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자생력이 있는 상업 도시만 살아남고 나머지 도시는 여기저기 우후죽순 생기는 신도시 때문에 구도심이라는 이름으로 전락했다. 구도심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도시로써의 힘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조치원도 마찬가지다. 예전의 명성은 희미해지고 그 생존력이 약해진 게 현재의 모습이다. 하지만 끝이란 없다. 그곳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고 생활이 있고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사람과 교류하고 과거를 넘어 미래를 받아들인다면 도시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도시는 다시 청춘의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조치원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도시의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는 일, 사람의 공간, 사람의 거주,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는 이 시도에 정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마을에 아이의 웃음소리와 청년의 발걸음 소리가 있으면 그 마을엔 내일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지금의 유산과 노하우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을 전수할 수 있는 대상인 청년들이 존재해야 그 마을이 존속할 수 있다는 거다. 따라서 도시재생뉴딜사업 현장지원센터와 그것을 지지하고 참여하며 공감을 이끄려 내려는 청년 서포터즈의 활동이 결국 조치원을 다시 살릴 것이라 확신한다.     


청년 서포터즈의 아이디어     

  나는 이번 도시재생뉴딜사업 현장지원센터 작가로 참여하면서 청년 서포터즈와 미팅을 했다. 미팅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은 외관상의 변화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조치원역 인근에 청과물 거리가 있다. 그런데 청과물 거리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할 만도 한데 도매가 끝난 오전 이후에는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아 사람들의 발길도 한가하다. 저녁의 청과물 거리는 가로등 부족으로 인해 더더욱 적막하다. 그리고 그 옆의 으뜸숲길 역시 사람의 흔적이 없다. 의자 한 개만 덩그러니 있고 따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지 지저분한 상태다. 

 청년 서포터즈들은 청과물 거리과 으뜸숲길을 살리기 위해 조명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과일 조명, 바닥 조명, 별 모양의 레이저, 방음벽 조명 등을 이용해 어두운 공간을 환하게 바꾸고 포토존 같은 보는 즐거움, 함께 거닐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을 하자는 거다. 그곳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좀 아쉬운 점은 지속가능성이다. 조명 효과로 분위기 전환은 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모일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문화와 사람이 만나는 곳     

  외관의 변화가 1차적으로 시행되어야 하겠지만 그 이후, 지속성을 위해선 분명 그곳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문화 예술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문화예술이 있는 곳에 아이들이 있고 청년이 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자부심도 있다. 그 지역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외부인들이 이야기가 서로 융합된 문화 콘텐츠가 결국 조치원을 살릴 것이다. 

고무적인 일은 최근 옛 목욕탕인 청자장을 주민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일이다. 조치원읍 상리 120-7번지 일원 1443㎡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4층, 전체면적 1527㎡ 규모로 조성됐다. 복합문화공간에는 독서와 소통, 창작 지원, 주거와 작업, 휴게 기능 등을 두루 담았다.

여기에 멈추지 말고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 축제나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청년 영화제나 가요 페스티벌 등을 이 지역색을 달려 해마다 개최했으면 좋겠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멀리 본다면 분명 투자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그곳에서 꿈과 재미 그리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간다면 조치원은 또 다른 중심지로 명성을 이어갈 것이다. 어린이들은 청춘을 향해 걸어가고 어르신들은 청춘으로 다시 돌아오는 곳, 이 둘의 접점 혹은 만남에 조치원이 있다. 조치원은 이제 갓 넘은 스무 살 청년이다.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7기 X brunch작가 

*본 발행물은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7기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작성한 도시재생 에세이입니다. 

브런치 작가 고유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치원과 서포터즈 활동기,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주관 : 조치원 도시재생뉴딜 현장지원센터

- 참여 :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 작가 : 김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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