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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생각을 더해, 스마트한 조치원 도시재생 프로젝트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와 함께한_ brunch 작가(라예진)

아이디어의 힘으로 기대하는 도시의 변신 

조치원 거리에서 마주한 벽화 모습. 라예진 작가 촬영


  허허벌판이었던 곳이 대형 신도시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나에겐 이 같은 경험이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광명역이 나에겐 ‘신기루’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 버스를 타고 지나갔던 지금의 광명역 일대는 흙먼지만 날리는 공터라 버스 창문을 항상 닫는 곳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KTX 광명역이 들어서더니, 불과 10년 만에 최고의 기능을 자랑하는 반짝이는 도시가 됐다. 


 이 같은 신도시 건설을 볼 때마다 그 속에 숨어있는 ‘아이디어의 힘’에 놀라곤 한다. 결국 아이디어들이 모여 도시 하나를 통째로 만들 수 있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시대가 지나면서 신도시의 모습도 변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발전해가는 생각의 방향을 감상하게 된다. 지어진 시기에 따라 조금씩 진화하는 신도시의 발전을 거리를 걸으면서 우리는 그것을 피부로 느낀다. 


 문득 도시는 유토피아의 이상을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토피아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그곳일 것이다. ‘생각’이 도시를 만들고 있다. 다음의 도시들은 우리들 생각의 확장적 발전을 또 눈으로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신도시에만 생각이 있으랴. 구도시에도 곳곳에 역사의 층이 켜켜이 쌓인 다수의 생각들이 유유히 흘러나오고 있다. 구도시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었을 당시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다시금 도시를 굳건히 지탱해준다. 


 그래서 조치원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즐겁다. 과감히 청년들의 상상력에 권력을 주고, 철저히 그들만의 시선으로 조치원을 재구조화하게끔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 살 차이여도 청년들의 아이디어는 내 예측을 벗어나 신선함이 빛나고 있었다. 그들이 살아온 삶과 조치원이 만나 더 나은 조치원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모이고 있다. 조치원에 새로운 생각이 계속 공급되고 있다. 재기발랄한 그들의 아이디어 모두 듣는 내내 즐거운 까닭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볼 수 있는 스마트 횡단보도.


  첫 번째로 만난 아이조치유 팀은 교통 문제에 관심을 갖고 ‘스마트 횡단보도’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들은 조치원 지역을 답사한 후, 특히 보행자 안전 문제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조치원역과 전통시장 부근에 신호등이 많지 않으며, 전통시장 근처 특성상 트럭이 많아 걸음이 느린 노약자분들이 길을 건너실 때 위험해 보인다는 세밀한 관찰 결과를 공유했다. 이에 ‘RFID 시스템을 이용한 스마트 횡단보도’를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스마트 횡단보도? 

 처음 들어보는 따끈한 IT 신상(?) 느낌에 귀가 쫑긋해졌다. 교통 약자에게 우선 RFID 카드나 스티커를 지급한 후 스마트 횡단보도가 이를 인식하면, 보행자 신호가 5~7초가량 증가하는 등 상황에 맞게 안전장치가 가미되는 횡단보도인 것이다. 이는 시각장애인 RFID 횡단보도 음성 안내 시스템 선례를 활용한 것으로, RFID 카드를 분실 시에도 각 카드에 고유번호를 부여해 원래 사용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조치원 대표 캐릭터인 복숭아를 활용하는 방안도 신선했다. RFID 카드 혹은 스티커 앞면에 복숭아 캐릭터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그림을 넣자는 아이디어가 귀여웠다. 마지막으로 전통시장 근처 노약자 사고 다발 지점에는 착시 3D 횡단보도를 설치해 차량 서행을 유도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 아이슬란드 북서부 어린이 보호 구역에 설치한 후 운전자의 감속을 유도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21%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교통을 활용한 도시재생 아이디어는 샤인머스켓팀에게도 엿볼 수 있었다. 샤인머스캣은 스마트 신호등을 제시했다.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신호등에 부착된 스크린을 통해 주변 관광 정보도 제공하는 신개념 신호등이다. 관광 도중 무심히 서 있는 횡단보도에서 그 자체가 관광 상품인 색다른 신호등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조치원 관광객이 일상과 밀접하게 접해 있는 공간에서 최신 IT 시설을 경험하고 동시에 재미까지 느낄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 같았다. 


“마일리지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요?”


 세 번째로 만난 빈센조팀은 조치원 거리의 쓰레기통이 부족한 환경을 지적하며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쓰레기통이 부족해 거리에 쓰레기를 버릴 확률이 높아 보였는데, 쓰레기를 버리면 마일리지를 쌓여 주민들이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 마일리지는 여민전으로 교환해 시장에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넣으면 노래가 나오는 쓰레기통 등 다양한 아이디어의 쓰레기통을 들었지만 이번 아이디어는 꽤 신선했다. 생각해보니 쓰레기통 역시 거리 조경 중 일부이지 않은가. 세심한 부분을 잡아 좀 더 창의적인 도시 미관을 상상하는 빈센조팀의 아이디어가 청명했다. 


 조치원 거주 대학생을 위한 자취방 찾기 앱을 제안한 팀도 있었다. 사계절팀은 좀 더 지역 대학생의 요구를 반영하고 참여를 독려한 앱을 만들고자 했다. 이때 앱은 자취방 치안점수 제공을 제공해 안전을 높이고, 실제 리뷰를 제공하는 등 정교환 시스템으로 제안됐다. 또 앱과 더불어 오프라인 동행 서비스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매물거래 사기 사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담당 공무원 혹은 공인된 사람을 해당 앱으로 불러 고민 중인 방들을 같이 둘러보는 서비스였다. 공무원과 누가 언제 동행할지 모르니, 저절로 자취방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아이디어가 정말로 시행이 된다면 조치원의 자취방 시장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됐다. 현실적이면서도 색다른 아이디어에 저절로 나의 영감을 자극했다. 


 네 팀 모두 공교롭게 스마트 시티에 대한 아이디어였다. 도시에 스마트 상상력을 불어넣는 방법을 세밀하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하긴 처음 스마트폰을 접했을 때 마법같은 기분을 어찌 잊겠는가. 흔한 일상 공간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말을 거는 스마트 기기를 보는 것은 거의 이와 유사한 기분일 것이다. 도시의 스마트 장치들이 좀 더 지방 곳곳에도 도입돼 그들이 누리는 편리함이 전파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조치원 청년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꿈틀거린다. 아직은 작은 아이디어에 불과하지만, 신도시를 건설할 정도의 유토피아적 생각으로 돌풍의 씨앗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7기 X brunch작가 

*본 발행물은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7기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작성한 도시재생 에세이입니다. 

브런치 작가 고유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치원과 서포터즈 활동기,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주관 : 조치원 도시재생뉴딜 현장지원센터

- 참여 :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 작가 : 라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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