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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도전정신이 만든다.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와 함께한_ brunch 작가(안상현)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도전정신이 만든다.        

<출처: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20년을 훌쩍 넘긴 필자의 대학생 시절을 떠올려본다. 고백하건대 2학년 1학기까지 친구들과 술 마신 기억밖에 없다. 그렇게 술과 친구로 벗 삼아 지내던 어느 술자리에서 나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술자리 분위기를 항상 주도하던 재미있는 선배가 있었다. 좌충우돌 연애 일화와 술 마시다 실수한 이야기 등 버튼만 누르면 나오는 이야기 자판기였다. ‘인생 뭐 없다. 지금 놀자.’라는 인생 철학을 가졌으며, 항상 술을 권하는 형이다.      


 하지만 그날은 평소와 눈빛이 달랐다. 술 마실 때 공부나 학점에 관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한 적 없었는데, 딱 한 번 강조한 날이었기에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날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런 것이었다. “누구나 졸업을 한다. 졸업 후 취업을 위해서는 미리미리 학점을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난 오늘부로 술을 끊는다. 나를 만나려면 내일부터 도서관으로 찾아와라. 너희들도 내일부터 도서관으로 가라.” 난 그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고, ‘이 형이 정말 미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혀가 꼬인 채 한 말이었지만 두 가지는 선명하게 들렸다. ‘술을 끊는다는 말과 도서관으로 간다는 말.’     


 다음 날 아침, 난 도서관으로 향했다. 선배 형의 변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동전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는 망가진 삶을 살 수는 없다며, 앞으로 두 가지 과제에 집중할 것이라 했다. 첫 번째는 졸업학점 3.5점(만점 4.5) 만들기, 두 번째는 전공 관련 대외활동 경력을 쌓는 것이었다. 현재 내 상황을 돌아봤다. 학점은 2점대 초반이었고, 대외활동은 제로. 졸업 후 평점 3.5점을 넘기 위해서는 남은 5학기 내내 4.0점에 가까워지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내 대학생활도 그날부터 바뀌었다. 졸업학점을 높여야 한다는 것과 대외활동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작가가 ‘온 힘을 다해 집중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날 이후 달라졌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내 활동을 돕는 듯 다가왔다. 대학 졸업 시 3.53점을 얻었고, 학생회 임원 활동, 중창단 소모임 결성, 연애 사업 그리고 LG전자 주최 대학생 논문 경연대회에 출전하였다. 함께 출전하자고 제안한 학과 동기가 대부분 과제를 수행하여 내 역할은 미미했지만, 새로운 도전의 경험을 맛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지성 이어령 선생님은 『젊음의 탄생』에서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생각이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날 술자리 결심 이전 삶에서 젊음이란 단어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젊은이다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서관으로 향하던 날부터 진정 젊은 청춘으로 살게 되었다. ‘도전정신’이란 단어는 젊음을 만드는 대표적인 생각이 아닐까?     


 지난 11월 19일부터 26일 사이에 온라인으로 만난 대학생들은 다시금 ‘도전과 열정’을 떠올리게 했다. 이들은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7기로 활동하는 대학생들로서 ‘도시락’, ‘도시공학’, ‘늘해랑’, 그리고 ‘그린나래’ 이렇게 총 4팀이었다. 각 팀은 4명으로 구성되었고,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도시재생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었다. 비대면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동안 청년 서포터즈 활동하며 느낀 점, 아쉬운 점 그리고 지원동기 등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부터 그들의 좌충우돌 서포터즈 성장기를 만나보자.     


지금까지 서포터즈를 활동하며 느낀 소감

  대부분 서포터즈 활동이 처음이라 초반엔 막막하고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별생각 없이 도시재생이란 포스터만 확인하고 지원한 참가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어,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참가자는 서포터즈 활동 경력을 쌓고 싶다는 작은 바람으로 지원했는데, 열정적으로 자료를 찾고, 회의에 참여하는 동료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며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도시재생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인터넷과 관련 자료를 찾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그동안의 검색은 물거품이 되었다며 성장통을 들려주었다. 책상에서 고민한 아이디어보다 직접 도시 주변을 다니며 주민들에게 설문을 받았더니 더욱 생생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참가자가 조치원을 한 번밖에 방문하지 못한 아쉬움을 강조했다. 8기 서포터즈를 지원하는 참가자가 있다면 반드시 현장 답사를 여러 차례 할 것을 힘주어 조언하기도 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공통의 메시지였다.     


 조치원 도시재생에 관한 관심은 지금 사는 도시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현장 답사를 하면서 조치원 곳곳을 살피는 경험은 자신의 도시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주변을 살피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여행하면서 여행지를 살피며 문제점을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땐 필자조차 기뻤다. 게다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인식하면서 자신의 부주의함도 원인이었음을 깨닫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장기화한 코로나로 인해 대면 활동이 어렵고, 대외활동은 대부분 사라졌는데, 이번 서포터즈 활동 덕분에 또래 참가자를 만나는 기쁨도 있다. 낯선 이들과 만남이 서툰 참가자였는데, 이번 활동 덕분에 소심한 자기 자신을 좀 더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며 수줍게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도시재생 관련 학과 학생들과 비관련 학생들의 협업 효과도 있었다. 열린 토론과 회의를 진행하면서 색다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이론에 머물렀던 전공 지식을 활용해 실무에 접목해 본 경험이 정말 유익했다는 소감을 전해주었다.          

<출처: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자기 분야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오히려 다른 분야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했던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담과 일치한다. 늘 머물던 자기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은 어렵다. 늘 만나던 사람들에게서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 오히려 전혀 관련성 없는 분야에서 번뜩이는 보물 같은 아이디어를 만나기 때문이다.     


 처음엔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흘러갈지 도통 몰라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서로의 의견이 모이고, 문서로 하나씩 정리되어 가는 모습에 팀원들 모두 뿌듯함을 공유했다고 한다.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는 말을 전하는 그 대학생의 얼굴엔 환한 미소와 팀원들을 향한 신뢰의 눈빛을 엿볼 수 있었다.     


살기 좋은 조치원을 만드는 아이디어들

  ‘도시락’팀은 활동 초반 너무 막막했다고 한다. 도시재생에 관한 지식도 부족하고, 어디서부터 아이디어를 탐색해야 하는지 당황스러웠다. 이미 6기를 거쳐오면서 선배들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너무 대단해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 답사를 다녀와서 작은 용기를 얻었다. 도로 위 부족한 신호등과 나이 많은 보행자가 눈에 띄었다. 신호등이 없는 곳에는 주행 도로 위에 ‘스마트 바닥 신호등’을 구상했다. 한적한 거리에 설치된 신호등에는 보행자용 단추가 마련되어, 직접 누르면 신호체계가 바뀌는 시스템에서 착안했다. 그리고 요즘 건널목 바닥에 설치된 보행자 신호 LED를 응용한 것이다. ‘스마트 폴’을 설치하여 보행자가 단추를 누르면 도로 바닥에 설치된 LED의 색상이 바뀌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폴은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 노인이나 장애인 전용 카드를 스마트 폴에 가까이 대면, 신호등 시간이 자동 연장된다. 게다가 휴대전화 충전과 와이파이 기능도 가능하며, 노인을 위한 간이의자도 제공되는 전천후 공간으로 활용된다.     


 ‘도시공학’팀은 오래된 공중전화 박스와 우체통 등 버려지거나 활용이 미비한 시설물에 집중했다. 새롭게 시설물을 건설하는 비용을 줄이고, 기존 시설물을 대체하는 아이디어로서 일명 ‘태양광을 활용한 핫스팟 스테이션’을 제안한다. 기존 낡거나 활용되지 않는 시설물에 태양광을 설치한 후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탑재하고,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있으며,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 거치대를 포함한 다목적 장소를 만든다. 모든 기능이 태양광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만 투입되며, 운영 비용이 매우 적게 들어가는 장점이 기대된다.     


 세 명의 환경 전공자와 한 명의 컴퓨터공학 전공자로 구성된 ’늘해랑‘팀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학교 주변 원룸촌 앞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서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관광지를 비롯하여 조치원 현장 답사에서도 발견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첫 번째 아이디어는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다. 주변 시설물과 거리에 어울리는 멋진 디자인으로 설계한 쓰레기통이다. 시민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디자인이 포인트이고,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길거리 쓰레기통이며, 운영비가 적게 드는 태양광으로 동작한다. 게다가 압축기술을 접목해 효과적으로 쓰레기를 회수할 수 있게 만든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무단투기방지 CCTV를 설치하는 것이다. 보행자가 인식되면 ‘이곳은 무단투기 CCTV가 설치된 곳’임을 알리는 안내 설명이 방송되는 기능을 탑재한다.     


 ’그린나래‘팀은 두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먼저 ’소통하는 스마트 스크린‘은 게시판, 자전거 거치대, 그리고 무선 인터넷을 탑재한 멀티 스크린이다. 멀티 스크린에서는 게시판을 통해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자전거를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 기능을 활용하여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주차센터 에어 클리닝 시스템‘은 환경과 시각적 효과를 겸비한 벽면 정원과 주차 공간의 공기오염을 공기청정기처럼 자동으로 감지하여 제어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이디어 선정을 위해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학생의 본분인 수업시간을 빠지지 않고 학업에 충실하며, 중간중간 아르바이트도 하고, 때론 친구도 만나고 연애도 해야 하는 우리의 서포터즈 대학생들. 잠잘 시간도 잠시 쉴 시간조차 부족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한 서포터즈 활동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마음에 맞는 팀을 구성하고, 팀별 멋진 아이디어가 선정되기까지 팀원 한 명 한 명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팀장은 리더로서 팀원에게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기고 프로젝트를 전반적으로 관리한다. 자료조사 및 시장 조사하기, 벤치마킹할 대상을 탐색하여 아이디어 수집하기, 도시재생과 서포터즈 활동을 담아 SNS에 홍보하기, 회의록을 작성하고 공지사항을 전달하기, 지역 화폐 신청 및 활동비 정산하기, 마지막으로 발표자료 제작 과정을 거친다.         

<출처: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자신의 역할을 이행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도 겪는다. 도시재생 관련한 생소한 용어를 이해해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자료를 기반으로 서로 주고받는 내용을 요약 및 정리해야 한다. 게다가 내 생각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목적과 의도에 맞도록 방향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비록 개인별 능력 차이가 존재하지만, 부족함은 서로 채우고 합심하여 결국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단계에 이른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며, 함께 만드는 기쁨, 그리고 한 마음으로 해냈다는 보람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과 더불어 덤으로 얻는 핵심가치다.     


청년 서포터즈를 신청한 이유

  대학 3학년인데 대외활동이 전혀 없던 참가자는 취업에 도움이 될 스펙을 쌓고자 서포터즈에 지원했다. 가장 현실적인 지원동기인 셈이다. 도시공학 관련 전공자인 또 다른 참가자는 이론 위주의 공부를 넘어 연관된 활동을 탐색하게 되었고, 마침 학교 게시판에서 도시재생 서포터즈 포스터를 발견하고 너무 기뻤다고 했다.      

 졸업 후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참가자는 친누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늦은 밤까지 진로선택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취업을 위해서 전공 관련 경력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많은 대외활동을 경험한 누나의 조언에 따라 도시재생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좀 더 확신하게 되어 누나에게 훈훈한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라는 이름 때문에 관련 전공자들이 많이 지원한다. 하지만 모두가 전공자들은 아니었다.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한 참가자는 휴학 기간 중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한다. 도시재생이라는 단어는 무척 생소했지만, 그중 스마트시티 주제가 눈에 들어와 서포터즈 활동에 도전했다. 도시와 환경에 관한 자신의 부족한 지식은 이 과정에서 만난 팀원들이 채워주었다. 도시환경 전공자들의 도움으로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고, 대학생 선배로서의 경험은 후배이자 팀원들에게 나눌 수 있는 자산이 되어 서로 시너지를 발휘했다고 한다.     


 주말에 6살 딸아이와 어드벤처 놀이기구가 가득한 키즈카페를 다녀왔다. 언니와 오빠는 쉽게 건너는 두 줄 건널목도 딸아이에게는 두려운 대상이었다. 성인 키보다 높은 곳을 오가는 외줄 타기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집라인은 보는 것만으로도 떨렸다. 절벽과 같은 경사를 한 발 한 발 올라가는 놀이기구 앞에서는 딸아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몇 번의 실패를 겪으며, 흘러내리는 울음을 참아가며 결국엔 모든 놀이기구를 정복했다. 딸의 승리다.     


 누구나 낯선 도전 앞에서는 두렵고 막막하다. 청년 서포터즈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도시재생이란 개념을 이해하는 것, 처음 만나는 동료 대학생과 관계를 맺어가는 시간,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서 기록하는 회의록 작성, 정보의 바다에서 자신이 속한 팀에 적합한 자료를 검색하고 정리하는 것, 핵심과 요점을 파악해서 만드는 카드뉴스, 그리고 영수증을 하나씩 챙기며 활동비를 정산하는 경험까지 새로움의 연속이다.      

프랭클린 아담은 “해보지 않고는 당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라며 우리를 응원한다. 드넓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청년 서포터즈 대학생들. 지난 13주 활동을 통해 한 뼘 더 커버린 그들에게서 작은 희망을 본다. 비록 서포터즈 활동이 끝나더라도 이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필자도 언제나 응원의 마음을 전할 것이다.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7기 X brunch작가 

*본 발행물은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7기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작성한 도시재생 에세이입니다. 브런치 작가 고유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치원과 서포터즈 활동기,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주관 : 조치원 도시재생뉴딜 현장지원센터

- 참여 :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 작가 : 안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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