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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이는 루작가 Jul 17. 2024

글쓰기에 진심입니다 - 매일 사랑을 고백한 태교 일기

이번 주 '아름다운 새벽' 공동체에 배달하는 글 (3)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새 언니들!

아름다운 새벽입니다:D


어제 초딩 루씨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언니들께 우선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언니들 덕분에 많이 외로웠던 어린 루씨의 마음이 따뜻함으로 얼마나 풍성히 채워지던지요..! 저는 몰랐던 저의 예쁜 글씨체, 선하게 살려고 했던 마음들을 알아봐 주시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언공 언니들은... 뭐죠..? 천사인가요..?! ㅠㅠ♡♡)


오늘 제가 고백하려는 글쓰기는 바로바로~ 짜잔! 이게 뭘까요~~~~?? ^^




"매일 사랑을 고백한 태교 일기"



바로바로 첫찌 토비, 둘찌 토실이를 배 속에 품고 출산하는 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썼던 태교일기랍니다. '280days' 어플을 사용했었는데, 나중에 책으로 신청할 수 있는 걸 알고 정성껏 썼더랬지요~^^ 언젠가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중학생 아이에게 사춘기가 와 심적으로 많이 힘들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어려움을 느낄 때.. 내 존재 가치를 알지 못할 때 엄마가 태교일기를 툭 던져주었대요. 그래서 그 아이가 일기를 보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가 이렇게 소중한 아이었구나를 느끼고 달라졌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말이 떠올라 태교일기에 더욱 정성을 들였던 것 같아요~^^ 



책 표지를 열어보면 요로코롬 우리 예쁜 아가들이 짠~ 하고 나타난답니다^^ 크. 이 말캉이들.. 꼬물이들.. 한 팔에 안기던 이 아기들이 언제 이렇게 쑥쑥 커버렸는지..! (저보다 더 자녀를 키우신 선배맘들이 보시면 코웃음 칠지도 모르겠어요.. ㅎㅎㅎㅎ 지금도 늦은 게 아님을 알고 열육아 하겠습니다!! 충성!!)





We love Tobi Forever♡



결혼하면 바로 아이가 생길 줄 알았던 오만한 저는 3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불안한 나날을 보냈어요. 주변에서 마음 편하게 가지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들리던지. 제가 마음을 편하게 안 먹고 싶은 게 아닌데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그러다 정말 감사하게 저에게도 새 생명이 찾아옵니다! 그 기쁨, 그 행복, 잉태를 알게 된 과정을 풀어내자면 또 한 보따리라.. ㅎㅎㅎ (이 이야기는 블로그에서 풀어냈었답니다^^) 넘어가겠습니다 헤헷:-)



저는 가톨릭 신자예요:) 여러 일을 했었지만 저의 마지막 일터는 교구청이었답니다. 그래서 신부님들 수녀님들을 곁에서 자주 뵈었지요^^ 교리신학원 수업을 받으며 '토비아(Tobiah)'가 히브리어로 '나의 하느님은 선하시다'라는 뜻임을 알고 문득 나중에 아기가 생긴다면 태명을 토비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어요. 그게 기적적으로 타이밍이 맞아떨어져 우리 첫찌의 태명이 '토비'가 되었답니다^^



입덧으로 잘 먹지도 못하면서 꼭 그렇게 생각나는 음식들이 있잖아요~ 다시 보니 저의 태교 일기에 음식 사진이 많더라고요 ㅎㅎ 그중 엄마표 떡볶이, 김밥이 최고였어요!+_+ 또 저는, 대부분 산모가 당연히 받아야 하는 줄 아는 기형아검사를 당당히 용기 내어 패스했었어요. 기형아든 아니든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귀하게 여기겠다는 다짐을 하며 열 달을 품었고, 감사하게도 건강한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 어플은 아빠와 엄마가 공유하는 어플인데 아빠도 일기를 쓸 수 있거든요~ 우리 아부지.. 10분의 1은 썼을까요..? ㅎㅎㅎㅎ 10 꼭지는 썼을까요..? ㅎㅎㅎㅎ 그런데 가끔씩 쓴 아빠 일기라는 걸 보니... 흠.. 저는 분명 아들 둘을 낳았는데 아들이 셋 있는 것 같은 이 기분은...... (하.... ^^^^) 은어, 비속어, 무슨 빵구얘기까지... 아오..... ㅎㅎㅎㅎㅎ 그래요.. 뭐.. 너무 진지하기만 하면 재미없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넘어가 봅니다... 허헛^^



제가 첫째여서 그런지, 사실 첫째가 딸이길 엄청 바랐었어요.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고.. 뭔가.. 그냥 딸이어야 될 것 같았는데 저를 보는 분들마다 너는 꼭 아들 엄마일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왜 자꾸 부정 타게 저런 말을 하는 건지 화가 났는데 결국 저는 아들 엄마가 되었고요 ㅎㅎㅎ 지금은 아들 둘이 너무 든든하고 좋아요^^ 친구가 어느 날 제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왜 너는 너의 아이한테 네가 지내온 장녀의 책임감을 씌우려고 하냐고. 가족들 사이에서 눈치 빠르게 분위기를 봐야 했고, 이벤트를 챙겨야 했고, 첫째 딸로 어깨가 무거웠으면서 왜 다시 네가 그걸 받으려고 하냐고 말이죠. 그때 정말 댕~ 망치로 맞은 것 같았어요. 딸이라 이렇고 아들이라 저렇고, 이런 거 다 필요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면 감사한 거고 결국 딸이든 아들이든 제대로 된 독립을 할 수 있게 도우는 게 부모의 역할임을 다시 깨달으며 지내는 중이랍니다:)



조카가 아들인 줄 모르고 여행 가서 산 삼촌의 선물이 어쩜 이래 똑 맞아떨어졌는지요 ㅎㅎㅎ 일하다 바깥공기를 맞으러 나온 하늘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요! 매일매일 기도하며 아이에게 사랑을 고백했답니다:)



아이와 일심동체로 지내니, 하루 사이에 활짝 꽃이 핀 걸 보고 감탄하는 감수성도 갖게 되고요!



점점 불러오는 배였지만, 열심히- 꾸준히- 요가를 하며 임산부의 몸과 마음을 수련했답니다:)



저, 그러고 보니 이때 '섬사랑 여성백일장'에 응모했었더라고요! ㅎㅎㅎ (당연히 떨어졌지만 ㅠㅠ) 늘 글쓰기에 갈망이 있었구나를 알게 되니까 뭔가 자부심이 생기고, 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거 있죠:) 


아이를 만나기 2주 전!! 회사도 육아 휴직으로 돌리고 집에서 열심히 아이 옷들을 빨았어요! 꺄 설레!!@.@ 제 손바닥보다도 작은 양말들, 손싸개, 발싸개, 속싸개 뭐 이렇게 싸는 건 많은지.. ㅎㅎ 수십 장의 손수건이며.. 흑흑 이게 벌써 추억이 되어버렸다니.. 아쉬워하면 셋째가 생겨버릴까 봐 더 이상 아쉬워하지 않겠습니다..! 정신차렷!!! (ㅎㅎㅎ)



첫째를 낳기로 한 조산원에서 출산 열흘 전에 사고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갑자기 멘붕이 왔었거든요. 원래 다니던 산부인과에 연락해 보니 당연히 그곳에선 출산이 안된다 했고, 종합병원도 응급으로 오지 않는 이상 안된다고.. 다 거절만 당하니 성모님이 요셉성인과 아이를 낳기 위해 여관 문을 두드리는데 다 '안돼 안돼'만 하다 결국 마구간에서 예수님을 낳은 그 상황이 절로 묵상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엄청 기도하고, 주변에 기도를 부탁드리고. 결과적으로는 자궁문이 다 열린 상황에서 아이가 내려오지 않아 조산원에서 구급차를 타고 종합병원에 가 제왕절개로 첫찌를 만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ㅎㅎㅎㅎ 자연출산 해보겠다고 난리부르스를 떨었지만 수술대 위에 올라가야 했고, 그럼 모유수유라도 1년 이상 완모를 하겠다 했지만 아무리 짜도 양껏 나오지 않는 제 쭈쭈로 아이를 더 이상 성가시게 할 수가 없어 100일 만에 모유수유도 끝이 나버렸어요. ㅠㅠ '모든 게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육아구나!' 신고식을 제대로 경험하고 제 앞에 펼쳐지는 일들을 받아들이고 내려놓으며 살아가는 중입니다:D (건강하게 만난 게 제일 감사한 일이지요^^)


언니들.. 저 그런데 첫찌 얘기만 써도 지금 여기까진데... 어머낫 우리 둘찌는 또 이렇게 찬밥이 되는 건가요....

ㅠㅠㅠㅠㅠㅠ 맨날 뒤로 밀려나는 우리 사랑둥이 둘찌는.... 오메 어쩜 좋아유 ㅠㅠㅠㅠ ㅎㅎㅎㅎㅎㅎ




We love Tosil Forever♡


멈추지 않겠다!!! 토실아 기다렷!!!!! 엄마가 간다!!!! (빠르게 넘길게요!!! ㅎㅎㅎㅎㅎㅎ)

제가 뽑았던 사진들 중 정말정말 액기스만 올릴게요!!! :D



토실이의 잉태를 알게 된 그날! 첫찌가 어렵게 생기니 둘찌도 어려울까 봐 불안해 초조했었는데, 그 마음을 내려놓으니 턱 하고 저희에게 찾아와 준 소중한 생명..!!♡♡♡



여름이 다 지난 10월, 그렇게 복숭아가 먹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는데 남편이 어느 날 검은 봉지에 복숭아 하나를 요로코롬 가져왔더라고요! ㅎㅎㅎ 알고 보니 동네 과일가게들을 다니며 아내가 임신 중인데 복숭아를 찾는다고 말하니 어느 가게 사장님이 숨겨둔 복숭아 하나를 냉장고에서 꺼내 주었다는.. ㅎㅎㅎ 사랑스러운 스토리죠:) 정말 이럴 때나 공주님 왕비님 대접을 받아보네요:D



토실이에겐 너무 미안하지만.. 아무래도 토실이 태교 일기에는 저와 늘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닌 첫찌가 있었기에 첫찌 사진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더 마음이 짠했던 건, 저는 분명 그때 첫찌가 다 큰 아이인 줄 알았는데.. ㅠㅠㅠ 이렇게 사진을 보니 쪽쪽이를 물고 있는 아주 아기였다는 사실이에요 ㅠㅠ 그러니 동생이 생긴 게 얼마나 충격이었을지 이제 알 것 같아요 ㅠㅠ 그래도 이제는 형아로서 동생 챙기는 모습 보면 기특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친한 부모님 댁에 놀러 가 맛있는 오찬으로 대접받은 날, 우리 토실이를 사랑으로 만져주는 성당 이모의 손, 토실이를 위해 우리 가족이 기도한 녹음 파일, 마침 태몽도 아기 돼지를 핑크색으로 칠하는 꿈을 꿔 만삭 촬영 소품으로 샀던 핑크 돼지 양말.. '모든 게 너를 위한 사랑이었어 토실아! 알고 있지?:D'



프란치스코 교황님 회칙에 나온 내용인데, 제가 이 날 깨달은 게 많더라고요~ 종교와 무관하게 이 글을 읽으니 언니들이 생각나 나누고 싶었어요! :)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절제는 우리를 해방시킵니다. 이는 부족한 삶도 아니고 열정이 없는 삶도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사실 순간순간을 더 잘 즐기며 사는 이들은 가지지 못한 것을 계속 찾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지 않습니다. 또한 이들은 모든 사람과 사물을 소중히 여기는 것의 의미를 체험하고 가장 단순한 현실에 익숙해져 이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들은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떨쳐 버려 덜 피곤하고 고민도 덜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는 또 출산 직전까지 요가를 하고, 일기를 쓰며 토실이를 건강하게 만났습니다! 둘째는 그저 사랑이라던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엉엉 울어도 사랑스럽고, 엄마한테 혼나 입 씰룩거리는 것도 사랑스럽고, 형아한테 싸워보려고 "태권도! 저리 가!" 하는 모습도 그저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이 일기를 들여다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요즘 아름다운 새벽 글을 배송하느라 저 완전, 타임머신을 타고 이리저리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에요! 내일은 또 다른 글쓰기 기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니들! 내일은 짧게 갈게요! 흐흐 


오늘도 가족들과 이웃들과 사랑 듬-뿍 주고받는 하루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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