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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이는 루작가 Dec 30. 2024

묵주알을 굴리며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어린이집 방학이 시작되었다. 오전에 아이들은 신나게 집에서 목욕놀이를 하고 소아과에 들렸다가 점심으로 돈까스를 먹고 낮잠을 자고 있다.

차에서 낮잠을 재울 때면 늘 드라이브로 오는 해안도로. 곤히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bgm이 나를 평화롭게 만드는 시간이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공항 근처인 이 곳에 차를 세우면 하늘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볼 때마다 눈물이 날 것 같다. 부디 무사히 잘 다녀오라고, 조심히 제주 땅에 내려오라고 안녕을 기원한다.

승무원으로 일하던 시절, 이륙하는 순간 점프싯에 앉았을 때, 그리고 착륙하는 그 순간 얼마나 마음 속으로 안전하게 내릴 수 있길 기도했는지 모른다. 머리로는 비상 탈출 순서를 기억하며 늘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었다. 제발 아무일이 없길 바라면서.

이륙 전 기장님, 사무장님, 지상직 직원분들이 체크리스트를 모두 완수하고 마지막 정비사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활주로를 벗어날 때는 왜 늘 마음이 뭉클하던지. 최선을 다하는 모두의 수고로 비행기는 늘 그렇게 하늘을 날았다.

어제 새벽도 그러했을텐데.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안전하게 도착하길 바라며 귀국행 비행기를 올라탔을텐데. 아. 너무 가슴이 아리다.

내가 할 수 있는게 기도밖에 없어 너무 죄송하고 슬프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 진심으로 두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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