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어린이집 방학이 시작되었다. 오전에 아이들은 신나게 집에서 목욕놀이를 하고 소아과에 들렸다가 점심으로 돈까스를 먹고 낮잠을 자고 있다.
차에서 낮잠을 재울 때면 늘 드라이브로 오는 해안도로. 곤히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bgm이 나를 평화롭게 만드는 시간이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공항 근처인 이 곳에 차를 세우면 하늘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볼 때마다 눈물이 날 것 같다. 부디 무사히 잘 다녀오라고, 조심히 제주 땅에 내려오라고 안녕을 기원한다.
승무원으로 일하던 시절, 이륙하는 순간 점프싯에 앉았을 때, 그리고 착륙하는 그 순간 얼마나 마음 속으로 안전하게 내릴 수 있길 기도했는지 모른다. 머리로는 비상 탈출 순서를 기억하며 늘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었다. 제발 아무일이 없길 바라면서.
이륙 전 기장님, 사무장님, 지상직 직원분들이 체크리스트를 모두 완수하고 마지막 정비사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활주로를 벗어날 때는 왜 늘 마음이 뭉클하던지. 최선을 다하는 모두의 수고로 비행기는 늘 그렇게 하늘을 날았다.
어제 새벽도 그러했을텐데.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안전하게 도착하길 바라며 귀국행 비행기를 올라탔을텐데. 아. 너무 가슴이 아리다.
내가 할 수 있는게 기도밖에 없어 너무 죄송하고 슬프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 진심으로 두 손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