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리뷰] 인간은 악인이면서 동시에 선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리뷰

by 혜린

영화 기본 정보 소개

톰 홀랜드, 세바스찬 스탠, 로버트 패틴슨 등 쟁쟁한 배우들의 라인업으로 주목을 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릴러 영화.


시놉시스

그의 헌신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그저 일어날 일이었을까.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 싶은 한 남자의 주변에 악한 자들이 들러붙는다. 도망갈 곳도 없는 작고 외딴 마을에서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긴장감 있는, 흡입력이 강한 스릴러를 좋아한다!

원작을 토대로 하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영화를 보고 싶다!

마블에서 본 톰 홀랜드, 세바스찬 스탠의 진중하고 심도 있는 연기를 보고 싶다!


이런 분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종교적인 영화 소재에 거부감이 있다!

인물이 처참하게 죽는 장면에 거부감이 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에 집중하기 어렵다!



영화 정보+리뷰 한 장 요약!


*스포일러 주의!

*모든 사진의 출처는 다음 영화와 IMDb이며 일부 재가공 되었습니다


인물 관계도

아무 연관도 없어 보였던 인물들이 우연인지, 운명인지 서로 얽히고설키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조금이라도 스토리라인이 정리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서로 어떤 관계인지, 어떻게 만났고, 누구에게 죽었는지 등을 적어 만들어보았다. 점선으로 정리한 것과 같이 세 집안이 서로 알게 모르게 우연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인연이 되어 가족이 되기도 한다.

허드슨, 러셀, 레퍼티 가족이 우연인 듯, 혹은 필연적으로 엉켜나가는 과정에서 주로 러셀, 특히 아빈(톰 홀랜드 역)이 스토리라인을 이끌고 간다.



누가 악인인가?

신을 위해서든, 자신의 무지에 의해서든, 타인에 의해서든 죽음 앞에서 한없이 무력해지는 인간. 그리고 그런 인간이 자신의 업을 끝까지 해내기 위해 짓이겨내야 하는 또 다른 악마의 탈을 쓴 인간들. 우리는 타인에게는 악인이면서 동시에 자신에게는 선인이다.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 속에서 계속해서 "이 사람을 악인이라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아빈의 동생을 성폭행한 사람, 연쇄살인을 해온 사람, 부패한 공직자를 모두 아빈이 죽인다는 점에서 아빈은 악을 전부 처치한 영웅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아빈 또한 이유가 어떠하든 여러 사람들을 죽인 연쇄살인마인 점이 참 아이러니했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혹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을 죽인 것을 '선하다'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별도의 사인이 없이 죽은 사람은 아빈이 총살한 것이다.



종교와 신, 그리고 믿음

종교와 믿음, 신 이 세 가지 요소는 영화의 밑바탕이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종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러셀네는 일반인, 해튼네는 신봉자, 핸더슨네는 이단으로 각각 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게 나타난다.


러셀 - 일반인

윌워드는 태평양전쟁에서 십자가에 걸린 전우를 본 뒤로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아내가 암 투병 중에는 종교에 대한 절실함을 보여주었다. 힘들 때 , 아무것도 의지할 수 없을 때 주로 종교를 찾게 되는 모습과 비슷하다.


그의 아들 아빈은 엄마의 죽음 이후 종교와 신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 어쩌면 종교에 대한 믿음과 절실함이 없었던 것이 자신이 이루고자 한 바를 끝마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을 수도 있다.

또 친할머니는 열렬할 신자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종교를 대하는 일반적인 모습이라 생각했다.



해튼 - 신봉자

해튼에서 주목할 인물은 다름 아닌 로이인데, 교회에서 설교자로서 종교를 전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도 깊게 신을 믿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이 아내를 살려줄 것'이라 굳게 믿으며 아내를 죽이는 장면은 이러한 모습을 극대화하여 나타내 주고 있다. 하지만 그가 종교에 미쳤을(심취해있을)뿐이지 악인은 아니다. 단지 신과 종교를 대하는 인간의 한 모습으로 보인다.


당장 죽을 위기에서도 종교의 교리에 따라 사람을 죽인 자신의 손은 더럽혀졌다며 타인을 만지기 꺼리고 샌디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대신 죽음을 택한다는 것이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가장 진실된 사람이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로이를 이렇게 이끈 것은 그의 형제인 시어도어이다. 계속해서 잘못된 길로 그를 사주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 인물이다. 아내를 죽일 드라이버를 갈아주고, 죽이고 나선 계속 도주할 것을 사주한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사람을 조정해왔다는 점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내를 죽인 뒤에 로이는 스스로 잘못됐음을, 혹은 시어도어가 자신을 조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시어도어를 버린 뒤 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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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더슨 - 이단

핸더슨은 이단 그 자체다.

칼은 자신이 믿는 '죽음 앞에서야말로 신에 가까운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는 신념 하에 연쇄살인마가 되어 죽음의 목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샌디는 칼의 살인을 돕지만, 그만두고 싶어 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비춰지고 칼의 신념에 동조하고 있다는 모습은 전혀 없기에, 나레이션과 같이 단지 엉망진창으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협력자라기보단 방조자이다.



목사 티가딘은 그냥 인간 말종이다..

종교는 누구보다 정상적으로 믿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종교를 통해 가지게 된 권력을 악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상이다. 추잡하고 비겁하고 더럽고.. 부정적인 모든 단어와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미성년자를 꼬드기는 인간이라고도 칭할 수 없는 인물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종교에 대한 그릇된 신념을 가지고 있는 핸더슨보다 종교를 악용하는 티가틴이 악인이라고 느껴진다.



네 가지를 모두 조합해보면 주변인의 사주, 신에 대한 잘못된 믿음, 종교를 통해 얻은 권력의 악용 등이 사람을 악마로 비춰지게 하고 아빈은 이러한 사람들을 모두 죽인다는 점에서 권선징악과 일맥상통한다.


우연과 인연, 혹은 운명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에서 집중해야 할 것은 인간의 기구한 운명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어떠한 연관도 없어 보였던 인물들이 얽히고설키게 되고 그 엉킴 속에서 인생이 흘러간다. 또 자그마한 선택 하나로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 뒤집히기도 하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가족 사이의 운명

윌워드의 행동양식과 신념은 그대로 아들인 아빈에게서 나타난다. 또 헬렌의 깊은 신양심과 종교적 인물에 대한 사랑은 그대로 딸인 레노라에서 나타난다.

아빈과 레노라는 사실 쌩판 남이지만, 할머니가 자신의 아들인 윌워드를 헬렌과 이어주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어 둘은 남매로 가족이 되었다.

이 모든 건 운명인가? 혹은 그저 순수한 우연의 일치였을까?

윌워드의 대사이자 아빈의 신념으로 깊이 자리 잡은 글



사람과 사람 사이 운명

카페에서 이뤄지는 첫 만남은 운명과 인연 그 사이의 것이다. 모든 이야기 속에서 가장 운명의 장난처럼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하다.

카페에서 칼이 윌워드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칼은 연쇄살인 메이트인 샌디를 만났고 윌워드는 샬롯에게 첫눈에 반한다. 만약 칼이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면, 칼은 샬롯을, 윌워드는 샌디를 만나 아무 일 없이 식사를 마치고 잔잔하게 흘러갔을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종교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곤 있지만, 결국 영화의 메시지는 운명과 인연, 혹은 우연 그 사이의 인간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우연이라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신의 뜻이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 돌아간 것을 보면 두 가지 다였지 싶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나레이션-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감상포인트


원작과 나레이션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도널드 레이 폴록의 《The Devil All The Time》을 원작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원작가의 나레이션을 통해 영화를 보면서도 원작 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해 준다. 나레이션은 차분하면서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 정말 책을 읽어주는 듯하다.



오리지널 스코어

나레이션이 만든 책 같은 분위기를 스코어가 압도하면서 영화에 전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오프닝 스코어를 듣는 순간 긴장감이 바로 최고치를 찍을 만큼 강렬하게 느껴진다.

스코어에서 주로 지이잉 하는 바이올린 현소리 같은 것을 주로 쓰는데 이게 큰 역할을 해준 것 같다.

진짜 스코어 호달달... .... 정말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

배우들의 연기를 보려고 이 영화를 보려고 한데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톰 홀랜드

톰 홀랜드는 정말 스파이더맨 이미지가 강해서 왜인지 "와ㅎㅎ 스타크 아저씨 이것 보세요ㅎㅋㅋ!"라고 말할 것만 같은 천방지축이고 귀여운 느낌을 이길 수가 없었는데,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에서는 그런 모습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날 만큼 진중한 연기가 인상 깊었다. 특히 교회에서 회개하는 듯하지만, 티카틴의 죄를 고발하고 쏴버리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자신은 죽어야 할 놈들을 죽이고 있다는 그 신념 안에서의 내면을 정말 잘 표현해냈다.



빌 스카드가드

사실 빌 스카드가드는 그것에서 광대역할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영화에서 맨얼굴로 연기하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영화 초반에 너무 무서워서 쫄았다...

기도 강요하는 모습이랑 사람 패는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는 듯하다 큰 눈망울에 그렇지 못한 태도,,

눈이 진짜... 진짜.. 크다..


로버트 패티슨

로버트 패티슨은 트와일라잇에서의 훈남... 등등의 이미지에서 사실 탈피한 지 오래고 연기자로서 무언가 확 끌어당기는 게 느껴진다. 영화에서 목사가 인간말종이라고 느껴질 만큼 씻겨낼 수 없는 추악함과 추잡함을 눈빛, 동작, 말투 하나하나에서 잘 나타낸 것 같다. 너무 찌질하고 너무 치졸하고 정말 추잡한 인간상을 정확히 나타낸 느낌. 나오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임팩트는 가장 큰 인물이다.



해리 멜링

제일 강렬했던 건 《해리포터》시리즈에서 두들리 역으로 유명한 해리 멜링이다.

두들리가 아니라 더들리라네요.. ...


하나님의 힘으로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미를 얼굴에 쏟아붓는 장면과 아내를 죽이는 장면은 정말로 끔찍했다.. 정말 어떻게 연기한 건지 궁금할 정도... 실제로 설교 장면에서는 CG를 쓰지 않았고 거미를 쏟아부었다고 한다... [IMDb 거미 장면 인터뷰]


요즘 퀸스갬빗 등등 여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서 조연으로 많이 출연하고 있는데 매번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

퀸스 갬빗에서의 해리 멜링



총평

스코어 좋고 배우들 좋고 스릴러 좋고 연기 좋아서 흡입력이 강하지만 표면적으로 종교적인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라인을 이루고 등장인물의 4분의 3이 처참하게 죽는다는 점에서 가볍게 추천하기는 어려운 영화인 것 같다. 하지만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거나 배우들의 심도 있는 연기를 보고 싶다면 흔쾌히 추천할 것 같다!


내가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본다고 친구에게 말해주었더니, 친구가 검색해서 줄거리를 읽어본 뒤에 "뭐야 완전 개막장인데?"라고 말했고 나는 두 시간 반 동안 경악하면서 영화를 봤다. 다 본 뒤에 내 입장도 "완전 개막장인데..."로 똑같았다..


리뷰를 쓰며 곱씹어보니 '개막장=인간의 운명'인 것 같다. 마치 소설보다 소설 같은 인생 이야기가 있듯이. 그렇지만 근본 없는 막장은 아니기에, 오히려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스릴러라는 장르와 막장처럼 느껴지는 스토리가 합쳐져 2시간 1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던 것 같다.


《버드 박스》 이후로 처음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릴러 영화인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영화들 마구마구 리뷰해야지!

갑작스런 역병 때문에 영화관을 못 가게 되어 너무 아쉬운 마음이 크긴 하지만 넷플릭스 콘텐츠를 집에서 보면서 허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 어쩌면 영화관에서는 선뜻하기 어려웠던 것들(잠옷 차림으로 팝콘을 한 움큼 집어 와그작 먹기, 놀라면 소리지르기, 반전이 나오면 육성으로 대박 대박이라 말하기)을 마음대로 하며 즐길 수 있어서 더 재밌는 것 같다

다음엔 또 어떤 걸 써볼까 하는 설레는 고민과 함께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리뷰를 끝맺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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