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혐오
요즘 유튜브나 커뮤니티 댓글을 보다보면
맞춤법 지적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글사랑이 커진 걸까?
전혀.
그냥 상대가 틀렸다는 것에 신이 나서
내가 아는 것을 뽐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최근에 봤던 꽤나 어이없었던 지적을 소개하자면,
누군가 원 댓글을 아래와 같이 썼었다.
[ ??? : 블라블라블라 ]
블라블라블라는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아무 거나 적었다.
아무튼 여기서 지적당한 것은
'콜론은 앞말과 붙여 쓰고, 뒷말과 띄어쓴다'는 규칙이었다.
일단 콜론은 '쌍점'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고,
문장 부호 중 하나이다.
이 쌍점은 아래와 같은 경우에 쓴다.
1) 표제어 다음에 해당 항목을 들거나 설명을 붙일 때
2) 희곡 따위에서 대화 내용을 제시할 때
3) 시(時)와 분(分), 장(章)과 절(節) 따위를 구별할 때
4) 의존 명사 대(對)가 쓰일 자리
예를 들어, 정석대로 쓰자면 ②번만 정답이다.
① 일시:2024년 1월 23일 12:00 (×)
② 일시: 2024년 1월 23일 12:00 (○)
③ 일시 : 2024년 1월 23일 12:00 (×)
④ 일시: 2024년 1월 23일 12 : 00 (×)
나는 챗봇 기획을 할 때
답변에 '쌍점'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확실히 하고자 찾아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알고도 상황에 따라 일부러 틀리게 쓰는 경우도 있었다.
사용자 화면에서 텍스트 자간이 좁은 경우,
가독성을 위해 일부러 ③번과 같이 쓰기도 했다.
과연 이걸 마냥 '틀렸다'라고만 할 수 있을까?
물론 나의 맞춤법에 대한 취지도
'알고 틀리자'이기 때문에
결국엔 '알자'는 말이긴 하다.
그렇지만 이런 문장 부호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맞춤법 혐오'를 하자는 게 아니었다.
병들어 가는 인터넷 댓글 문화가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