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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회 Mar 05. 2024

본가 만두전골 집에서 찾은 조합의 원리

어떤 의미로 보면 이것도 오타쿠 다..모듈러 디자인 오타쿠..

어느 휴일, 아이들을 데리고 용인에 위치한 곤충테마파크를 가기 위해서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를 했습니다.


사전 예약을 하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전날 예약도 하고, 주변 맛집도 조사하면서 외출 준비를 했죠.


그런데, 용인시라고 해서 금세 도착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을 뒤늦게 알고 급하게 목적지를 바꿨습니다. 

아쉽지만 곤충테마파크는 다음에 가는 걸로...


급하게 조사한 곳이 리프 패럿이라는 앵무새 등 새를 체험하면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테마 카페였습니다. 

곤충이나 새나 그게 그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곳에 가기 전에 이번 글의 주제가 되는 물왕 호수 근처의 만두전골집 본가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https://naver.me/FlJxY7O8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더니, 입구부터 북적이고 대기팀이 상당하더군요.


제가 쓰고자 하는 글이 음식점 광고나 음식에 대한 글은 아니지만, 맛도 괜찮았고 양도 푸짐했습니다. 

무섭게 오른 외식 가격을 고려하면 가성비도 좋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죠.


그렇지만, 제가 식당을 칭찬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제가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식당이 활용하고 있는 조합의 원리였습니다.


주문은 자리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하는 데 다음 단계를 거칩니다.

(1) 먼저 만두전골 몇 인분을 주문할지 결정합니다. 

(2) 얼큰 육수, 야채 육수를 결정합니다.

(3) 만두 종류를 결정합니다. 고기, 김치, 반반

(4) 만두가 부족하면 만두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5) 사리를 추가합니다. 칼국수, 샤브샤브 고기, 떡, 야채 등 취향에 따라서 결정합니다. 

(기본 메뉴에 칼국수, 샤브샤브 고기, 떡, 야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 주문 후에 육수를 부족할 경우나 맛을 변경하고 싶으면 

얼큰 육수와 야채 육수가 따로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시키면 각각 정해진 양의 주문한 메뉴를 가져다주고, 손님이 직접 조리해서 먹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죠.


그렇지만, 이렇게 할 때 고객은 몇 가지 형태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요?

(인분의 수) X (육수 종류) X (만두 종류)X(만두 추가 여부)X(사리 종류)X(육수 배율 조정)...


상당히 많은 종류의 음식을 만들 수 있겠죠.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료, 메뉴를 제한하면서도 손님에게는 최대한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식이 이 가게와 같은 조합의 원리를 이용하는 겁니다. 


주변에 장사를 잘하는 가게들도 한번 살펴보세요. 생각보다 적은 메뉴를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다양한 체험을 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조합의 원리는 내부적으로는 다양성을 관리하고, 복잡성을 줄이면서 외부적으로는 다양성을 늘리는 원리입니다. 모듈러 디자인의 핵심 원리이지만, 모듈러 디자인을 몰라도 실생활에서 너무나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https://naver.me/52lT0A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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