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기록
10월 - (주제) 지구야 안녕 (평화와 존엄성)
1주
학생, 교사 독서토론회 - ‘살아있었니’
체육 - 여학생 샅바매고 씨름하기
도덕 - 10.04 공동수업
사회 - 법원~인권 스피드 퀴즈하기
미술 - 골판지 액자 만들기
수학 - 소수의 나눗셈 복습
재량 - 파워포인트로 ‘세계의 여러나라’ 제작
<과학, 도덕 통합학습 ‘환경’>
학교폭력 설문
이 즈음의 학급분위기는 냉랭함이었다고 기억한다. 몇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예의없는 태도와 무작정 반항부터 하는 문제로 저도 지쳐있었다. 아이들은 지쳐있고 짜증스러운 교사의 태도를 보면서 예민하게 군다고 수군거리면서 관계는 더욱 안 좋아졌던 것 같다.
와중에 지역의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제안해주시고 학교도서관의 사서선생님께서 추진해주신 독서토론회를 진행했다. ‘살아있었니’라는 책을 읽고 희망하는 학생 일부와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희망하는 교사들과 방과후에 도서관에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는 독서토론회였다. 2008년 학교의 사서선생님을 중심으로 ‘어린이도서연구회 교사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모임은 이후에 교사들이 전근하게 되고 관심있어 하는 선생님들의 희망으로 지역의 ‘어린이책 읽는 교사 모임’으로 발전했다. 2020년까지 활동했던 이 모임을 통해 어린이책(그림책부터 단편, 장편까지)을 다양하게 읽고 수업과 연결하기 위한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실천을 공유할 수 있었다.
<‘살아있었니’ 학생, 교사 독서토론회 이야기>
학생A
나는 독서 토론회를 한다고 하여 선생님이 주시는 책을 읽어보았다. '살아있었니'라는 책인데 미래에 지구가 아주 뜨거워져서 얼음이 녹아 멸종한 북극곰을 얼음 창고에 보관하는 내용이다. 어떤 할아버지가 돈을 들여서 에너지가 없는데도 얼음 창고를 만들어서 북극곰을 기르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할아버지가 별로 옳지 않은 것 같다. 북극곰을 좁은 창고에 서 기르는 것은 북극곰을 가두어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그 북극곰들이 살아남는다고 하여도 북극곰들이 어두운 곳에 살아서 눈이 퇴화돼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못하기 때문이다. 재미있었지만 나중에 지구가 진짜 그렇게 될지도 모르니까 조금 걱정도 된다.
학생B
2058년도 그때가 되면 얼음이 없고 에너지도 부족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설아네 동네 뒤에는 커다란 냉동창고가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난리이면서 저 냉동창고는 그대로 두는 것이 설아네와 지성이네는 불만스러웠다. 그때는 티비도 얼굴만 한 티비로 설아네와 지성이네가 함께 본다. 하지만 지금의 시데로는 상상도 못 할 노릇이다. 내용 생략
나는 "살아있었니?"를 읽고 우리 지구도 이제 곧 에너지가 부족하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부터 나도 에너지를 아끼도록 노력해봐야겠다. 그리고 더 이상 지구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C
이 책은 냄새 할아버지의 북극곰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하여 쓴 것 같다.
많은 기자들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당당하게 냉동 창고의 문을 열어 주지 않고 알려주지도 않은 냄새할아버지가 대단하고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지성이는 무엇이든 자기가 되는 대로 하는 성격이며 반면 설아는 생각이 깊으며 남을 생각할 줄 알고 지혜롭다. 마을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 하지만 냄새할아버지는 사람들 앞에서는 거지처럼 하고 다녀도 집에 가면 180도 달라진다. 마치 신데렐라가 공주에서 거지꼴로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일은 책을 읽다보면 흔한 일이다. 내가 물론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텔레비전에 냄새할아버지가 나왔을 때 설아가 텔레비전을 왜 껐는지 알 것 같다. 난 설아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비록 자신이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내가 아니어도 나도 같이 있었으니까 후회도 했을 것이고 너무 미안했을 것이다. 나는 맨 마지막 줄 ‘새하얀 북극곰이 까만 눈으로 지성이와 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가 인상이 깊었다. 북극곰은 흔히 볼 수 없는 동물이고 그런 일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본다면 미래에나 가능할지도...
학생D
나는 '살아있었니'라는 책을 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읽게 되었다.
이 책은 6편의 이야기로 나뉘어져있는데, 그 중 첫 번째 이야기- '살아있었니'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
내용 생략
나는 냄새 할아버지가 멸종되어 가고 있는 북극곰을 살려내기 위해 냉동 창고에서 일반가정집 1년 분 전기 소비량을 하루 만에 소비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고 나는 내가 만약 북극곰 냉동고에 대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더라면 첫 번째 질문-'에너지는 동물보다 사람을 위해 사용해야한다'에 대해 그렇다라고 생각하고 1번을 눌렀을 것이다. 왜냐하면 에너지가 사람을 위해 사용되어야지 생활이 발전되면서 북극곰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 '스스로 생존 할 수 없는 동물은 멸종되었다고 보아야 한다'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영원히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동물이 죽을 때까지 사람이 보호해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람 도움 없이는 스스로 생존 할 수 없는 동물은 멸종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 생존 할 수 없는 동물은 멸종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지구온난화를 미리 예방하고 전기 부족국가가 되지 않기 위해 전기를 아껴 써야겠다.
학생E
우연히 선생님께서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자고 하셔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동화집에는 6가지 동화가 있었는데 그 중 메인동화인 ‘살아있었니’라는 동화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독서토론을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내용 생략
과학자들은 몇 십 년 후에는 석유가 다 고갈되고 천연 자원도 몇 십 년에서 몇 백 년 정도면 우리의 자원이 다 고갈된다고 한다. 그 때쯤 되면 우리나라의 실정도 이 책에 나오는 ‘살아있었니’같은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른다. 지금 그렇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한 20일 정도 전에는 가을이었는데도 낮에만 되면 햇볕이 쨍쨍 찌는 날이 되서 여름이라고 해도 거의 믿을 만한 날씨였다. 가을도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서 기후변화의 징조가 지금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내 생각일 수 있겠지만 북극의 얼음이 녹는 일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왜? 북극의 얼음이 다 녹으면 해수면이 점점 상승해서 해파리도 많아 질것이고 해파리가 많아지면 어부들의 그물을 찢어 생계를 망칠 테고 오존층이 파괴 되서 피부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해수면이 점점 상승해서 물에 잠기는 나라 즉 섬이 많아 질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물에 잠기고 있는 섬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한 30년 후에는 북극의 동물들이 다 사라질 것이다. 아직 북극에 가보지도 못했고 그런 북극생물들을 보지도 못했는데 그런 생물이 없어진다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또한 많은 자원이 다 고갈되어서 자원을 거의 쓰지 못하게 된다면 원시적인 생활을 하게 될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아껴서 좀 더 오래도록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학생F
이 책은 2058년의 세계에 대해서 나타내고 있다. 난 이 책을학교에서 독서토론회를 한다고 해서 읽게 되었지만 읽다보니 우리가 에너지를 고갈하고 자원을 고갈했을 때의 미래를 잘 나타낸 것 같아서 매우 재미가 있었다. 내용 생략
난 이글을 읽고서 우리 인간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지금 이것은 물론 책의 모습이지만 자원 고갈과 에너지 고갈이 계속된다면 결국 이런 일이 생기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결국 우리 모두 노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생G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독서토론회를 하자고 하시는데 한번 읽고 싶어서 읽어봤다. 내용 생략
이 이야기를 읽고 나라도 미래의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환경을 지켜야 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나는 나의 실수로 남의 것을 망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에너지를 함부로 쓰지 않아서 미래에 후손들에게 환경오염이 된 지구를 물려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H
내용 생략 나는 ‘살아있었니’를 읽고 북극곰이 냉동창고에서 살아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니 북극곰을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에게 가서 함께 북극곰에게 먹이를 주고 싶어 졌다. 그리고 북극곰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전화를 통해서 북극곰을 없애야 하는지 설문을 하고 있는데, 그 냉동창고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없애야 한다고 결정이 나게 되면 북극곰은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살 길이 없고 우리나라가 더워서 북극곰이 죽게 되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토론을 마치고 교사의 이야기>
어린이 독서토론을 제의받았을 때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9월 중순 자세한 안내를 받고 학급의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될 수 있으니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을 건넸다.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하는 독서토론에 흥미를 가졌고, 책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앞 다투어 하고 싶어 했다.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꼭 써야한다고 했지만, 평소 매주 독서감상문을 써왔던 터라 아이들의 거부감도 없었다. 보내주신 책 10권에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써서 나누어주고 10월 5일까지 책을 충분히 읽은 후 독서감상문을 써보도록 했다.
모두 6개의 이야기 중에서 8명의 아이들이 첫 번째 이야기인 ‘살아있었니’를 중심으로 독서감상문을 썼다. 나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도 ‘살아있었니’가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였던 것이다. 아이들은 2058년 지구온난화로 뜨거운 지구와 에너지 부족사태에 큰 흥미와 걱정을 가졌고, 에너지절약에 대한 다짐을 표현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갈등과 그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 스스로가 결말을 선택해 볼 수 있도록 독자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었고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좀 어렵지 않을까’, ‘우리 반 아이들이 풍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까’, ‘쑥스러움에 말을 못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혹시 아이들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6개의 이야기 요약본과 이야기거리를 정리한 자료를 만들어 나누어주었고,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도 독서토론의 진행방향과 토론거리도 안내해주셨다. 또, 토론을 옆에서 보조해주신다는 말에 걱정을 애써 누르고 토론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리 아이들과 계획한대로 10월 9일은 점심을 먹자마자 점심놀이를 하러 운동장으로 뛰어나가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에 들어오자 먼저 와계신 어린이도서연구회 선생님들이 토론을 위해 책상을 배열해 주고 계셨다. 대견스럽게도 아이들은 자리가 정리되는 대로 자신의 이름이 적어진 책과 내가 만들어준 토론자료, 필기도구를 챙겨 앉아서 토론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먼저 6개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회상해보고 토론을 시작했다.
‘작품 속 미래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미래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말해보자.’
‘작품 속 인물(냄새 할아버지, 설아, 지성)에 대해 의견을 말해보자.’
‘책의 제목이 주는 느낌은 어떤지 이야기해보자.’
‘사람이 살기 위해 북극곰을 죽이는 것은 옳은 일인지 이야기해보자.’
‘최후의 만찬’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의견을 말해보자.’
처음의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무척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고, 자신과 다른 생각에는 적절한 반론을 펼치는 모습에 40분이라는 토론시간이 무척 짧게 느껴졌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선생님은 아이들이 좋은 작품을 읽고 난 후, 스스로 표현하고자하는 욕구가 적극적인 의견 제시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하셔서 ‘아이들이 앞으로도 좋은 책을 읽게 해야 겠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준비했던 단계부터 토론을 마무리 할 때까지 독서토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아이들은 서로의 의견을 풍부하게 나누는 독후활동으로 앞으로 독서에 더욱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10명으로 한정지어 토론을 진행했지만 다음에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