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순간
0.1초도 안되어 툭-하고 흘러넘치는 말
그리고 순간
누가 내 뒤통수를 퍽-하고 쳤다.
그래!
거의 4주 만인것 같다. 온전하고 고요한 나만의 시간.
나름 널널한 육아를 하고 있음에도 게으름 때문인지, 체력부족 문제인지, 아니면 뭐였는지. 나만의, 진정한 나를 위한 시간이 없었다.
SNS를 하고 유튜브를 보고, 웹툰을 본 시간은 참 많았는데 말이다.
쌓여있는 메일함에서 어제 온 #밑미 의 메일을 열었다.
어제 들었던 수업에서 나의 관심사는 이미 나의 근처에 있다고 했는데, 이 뉴스레터가 꼭 그렇다. 구독하고 안보는 뉴스레터가 꽤 많지만 그래도 #밑미레터 는 한두달에 한번정도는 보니까…ㅎ
뉴스레터를 보다가 자연스레 #리추얼 구경을 했다.
#리추얼덕후 인 나는 보통 한달에 1-2개의 리추얼을 기본값으로 했는데 4월은 쉬고있다.
아, 무료로 가볍게 하고 있는건 모닝페이지와 1년에52권프로젝트(독서)는 하고 있구나. 이미 무의식중에 하는 거라, 생각도 못했네..^^;
새로운 리추얼을 보다가, 또 시그니처 리추얼을 보다가
#하고잡이 라고 나를 표현했던 친구의 말대로
나는 이것도 하고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서 막상 단 하나를 정하지 못하고, 인스타그램 피드를 마구 내리듯이 계속 부유하고 있었다.
꼭 1개를 정해야 하는건 아니지만, 하나에 5.5-6만원이라는 비용에 이걸 함으로써 얽히게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생각한다면 욕심을 버리고 우선 1개를 신청하는게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튼 서론이 길었지만, 그렇게 리추얼 구경을 타고타고
#보리 님의 #내이야기로시작하는글쓰기 를 봤다.
#글쓰기 에 관심이 있는지라 찬찬히 살피고 있는데, 보리님은 대기업을 나와서 스타트업에 일하다가, 이제는 밑미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었다.
그래서 이분의 브런치까지 보게되었는데, 거기서 딱 이 문장을 마주친 것이다.
밑미 면접을 볼 때 들었던 말이라고 한다.
나는 #나의가치 를 떠올린다.
#감동 이 튀어나온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라, 내 자식을 낳으면 꼭 이 이름으로 지어주겠노라- 라고 10대후반인지 20대 초반에 생각해서 결국은 그렇게 한, 그 단어.
작년 11월에 태어난 감동이는(본명) 이제 5개월을 조금 넘겼다. 사실 워낙에 순하고 잘자고 잘먹는 의젓한 아이라 3개월 즈음부터는 편하게 육아하고 있다. 그래서 이따금 #감동의순간 을 까먹기도 한다.
감동을 자주 느끼고 살았으면 해서
너의 존재 자체가 감동이니까
이러한데, 1번은 나도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자주 감동을 느끼는 것.
어쩌면 살면서 이보다 중요한건 없지 않을까?
감동을 느끼니 우리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닌가…
그래,
나는 감동을 참 좋아하지.
50여개쯤 되보이는 #리추얼프로그램 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다들 자기만의 단어가 있구나.
누군가는 영감, 기록, 메모, 행복, 밑줄, 플레이리스트…
이렇게 다들 자기 단어가 있는데, 나는 참 모호하구나.
내가 리추얼메이커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나만의단어 가 없어서겠지.
다른사람이 나를 볼 때
으로 바로 떠올릴 수가 없기 때문이지…’
이 고민 후에 바로 #감동 을 만난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의 맨 처음에 적은, 누가 뒤통수를 때렸다는 표현이 된 것이다. 문자그대로 나는 억-! 하며 머리를 숙이고 순간 키보드도, 마우스도 멈췄다.
그래, 다들 자기만의 단어가 있다.
내가 꽤나 잊고 살았던,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가치.
이제 이것에 집중하면 되겠다.
나의 단어를 찾고, 깨우치고, 앞으로 일상에서 발견해 나갈 내 모습이 참 감동적이다 :)
2023.04.18. 화 오전
새벽에 비가 와서 우중충하지만 상쾌하고 고요한 나의 작업실 겸 식탁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