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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랑아리랑 Nov 09. 2023

경계선 넘어 그곳으로 갈게

슬기로운초등생활 브런치프로젝트 2기

때로 너의 꿈은 가장 무거운 짐이 되지괴로워도 벗어 둘 수 없는 굴레너의 꿈은때로 비길 데 없는 위안외로워도 다시 걷게 해 주는

너의 꿈은

때로 마지막 기대어 울 곳

가진 것 없는 너를 안아주는

간절히 원하는 건 이뤄진다고

이룬 이들은 웃으며 말하지

마치 너의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

소중하게 품에 안고 꿈을 꾸었네

작고 따뜻한 꿈

버릴 수 없는 애처로운 꿈

  자우림 밴드 보컬 김윤아 님의 <타인의 고통> 4집 앨범 타이틀 곡 중 꿈이란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자면 꾹꾹 눌러쓴 가사가 큰 숨 쉬고 벌떡 일어나 잔잔히 가슴을 에워싸고 다시 눈물샘을 뚫고 빠져나오는 기분이 든다. 그렁그렁한 큰 눈망울에 해바라기 샤워기에 물세례를 맞듯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얼마 만에 흘리는 눈물인지 모르겠다. 마르지 않는 강의 발원지에서 용출되는 물처럼 철철 넘쳤던 눈물도 불혹의 나이가 되니 점점 건조하게 메마를 수 있단 걸 최근에 와서야 알았다. 그 후 가끔은 꼭지를 돌리지 않은 해바라기 샤워기를 틀고 물세례를 맞는다. 꿈을 찾아 반복 재생버튼을 누른 채 메마른 내 영혼에 단비를 뿌려준다.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 왜냐하면 울음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분노와공격성을 씻어 내는 배출구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공격성이나 공포 혹은슬픔이 눈물이라는 맑은 분비물을 통해 방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울고 나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좌절이나 슬픔을 경험할 때 해결되지 않은 공격성이 울음이라는 통로를 통해 빠져 나가게 놔두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김혜남 정신분석 전문의-




  결혼 14년 차, 육아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임신 전 교육 관련 서적을 보며 나름 꽤 진지하게 공부하고 확고한 신념 비슷한 교육관을 지니기 위한 의지가 강했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현실적인 부부의결점과 미성숙한 어른과 함께 살아갈 아이의 성장과 부모의 역할에 대해 최선의 방법을 연구했다. 인생은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 있고, 차선이 안 되면 차차선이 있음에도 여유 없던 서른 즈음엔 최선이자 차선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부른 첫 번째 사람이다. 사회적 고리 안에서 유목하듯 어떠한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야 하는 숙명을 어떻게 헤처 나아갈 것인가 이 질문의 결정적인 영향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지닌 남편이다. 결혼과 동시에 유년시절부터 짓눌러 있던 모순의 감정이 활화산처럼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발산되기 시작했다. 더 정확하게는 다이너마트 심지불을 붙여 휴화산을 들쑤셔 터트린 장본인은 바로 나다.



  아픔을 딛고 성숙한 삶을 지향하기엔 사치였다. 몸도 마음도 아픈 사람을 하루라도 빨리 병원으로 동행하여 치료를 받게 하고 다시 건강하게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랐을 뿐이다. 한 사람으로서의 동정과 연민인가, 부부의 사랑만으로 달달한 신혼시절이 보호 장비도 없이 태산을 등반하게 될 운명을 미리 알았다면 과연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스스로가 내린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과 의무 그리고 건강한 회복. 아이 존재의 가치를 지켜주는 육아를 위해 또 다른 선택과 개인의 성장은 마음속 깊은 상자 안에 고이 넣어 두었다.



  14년의 시간 동안 그 원칙을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아주 정성스럽고 지혜롭게 헤쳐 나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눈앞이 새하얗게 되는 일들이 수도 없었지만 우리 네 식구는 각자의 색채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뒤돌아보니 남은 건 추억이 되고 각자성장한 모습에 스스로가 치유자의 삶을 걷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담자와 내담자가 되어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가족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불에 다 타버린 성냥개비 같다. 코로나팬터믹으로 세상이 멈추니 무의식의 긴장과 불안이 밀려오며 번아웃이 찾아왔다. 무기력으로 지구 맨틀을 뚫고 한 없이 동굴을 파고 있었던 나를 손잡아 일으켜 세워주는 이들은 남편과 아이들이었다. 큰 일 앞에 오히려 대범함을 지녀 중심 잡는 나이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캠핑을 하며 무의식의 정화를 해보기로 했다. 함께 할 순 없지만 남편은 캠핑 장비를 지원해 주었고, 아이들은 든든한 캠핑지기의 조수가 되어 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캠핑을 즐기고 있다.


무엇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용기가 나지 않는다.

고이 접어둔 꿈도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단 하나 명확한 건 그 누군가에게 그 어디서든 쓰임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

  

  실행이 답이다 책 제목처럼 슬기로운초등생활브런치프로젝트 2023 2기 모집을 보는 순간 바로 등록이 아닌 과연 할 수 있을까 작심삼일 고민 끝에 힘든 시기 유일하게 유튜브 구독하며 의지했던 이은경선생님을믿고 신청했다.

2023년 10월13일나에게도 글쓰기 선생님이 생겼다.

바로 이은경 선생님이다.  

선한 영향력을 주시는 선생님은 벌써 이 많은 말들을 게워내게 해 주셨다. 살 것 같다.


상자 안에 고이 넣어 둔 나의 작고 따뜻한 꿈을 꺼낸다. 이젠 내 꿈을 키울 시간이다.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오면 늘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 앞에서 타협했던 나.

그 경계선 너머 나의 꿈과 희망이 기다린다매번 못 들은 척 회피하며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밀어냈던 나의 꿈.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딱 한 발짝만 내디뎌보라고 손짓한다.

‘그래, 경계선 넘어 그곳으로 갈게.’




본디 경계선은 누가 그었을까.



“아, 맞아!

나는 완벽하고 한계가 없는 갈매기야.“

ㅡ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ㅡ




photo by i-ranga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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