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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즈맨 Apr 03. 2023

불면증이 찾아왔다, 나 홀로 잠 못 이루는 밤에

약을 먹어도 소용없다


언제부터였을까, 밤이 무서워진 건.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냥 누웠다 하면 잠을 자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은 한참을 뒤척이다 잠을 이루는 시간이 많아졌거든. 운 좋게 잠을 자더라도,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한다면 수면시간은 2~3시간 밖에 안되기 때문에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세어보지 않았지만 대략 2018년부터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살던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가 싶어서 본가와 비슷한 분위기로 방을 꾸며보기도 했다. 베개 높이나, 이불까지 말이야. 처음에는 좋았다. 그런데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다시 못 자기 시작했으니까.


심할 때는 심장박동이 엄청 빨리 뛰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온몸이 각성이 되어 있는 상태가 돼버린 듯한 느낌이 들더라. 그리고 주변에 있는 소리들이 거슬리기 시작하고, 특히 시계 초 넘어가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나중에는 전자시계로 바꿨다. 그래도 큰 도움은 안되더라. 여전히 못 잤으니까.


거기에 정말 짜증 나는 건, 분명 피곤해서 누웠는데 왜 그렇게 눈이 초롱초롱해지던지. 정신이 번뜩 들면서 아무리 잠들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그날은 꼴딱 밤을 새우고 다음날 출근을 했는데, 일의 효율도 떨어지고, 마지막에는 업무적으로 실수도 했다. 판단력도 흐려지더라고.


나중에는 전부 포기하고 그냥 편안히 호흡을 하며 눈을 감았다. 몇 분이 지나서 이게 잠이 들려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는데, 순간 내가 아득해짐을 느꼈다. 정확하게 어떤 감각인지 모르겠는데, 누워있는 나 자신이 서서히 멀어지는 감각이 들면서 순간 내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을 느꼈다.


이게 하루이틀 정도면 괜찮은데, 몇 주간 지속되니까 정신병이 올 것 같았다. 진짜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 그때부터 불면증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일단 잠을 자야 내가 살 것 같았고 잃어버린 삶의 질도 되찾고 싶었으니까.


우선 제일 먼저 살펴본 건 원인. 일단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찾아야 그것을 배제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을 테니 말이지. 그리고 찾은 것과 나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찾아보니, 크게 5가지가 있더라고. 각각 카페인, 영적인 문제, 신체적 문제, 시간, 식습관 정도.


물론 그 외에도 더 있지만, 가장 크게 와닿은 건 저 정도라 저기에 맞춰 해결법을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큰 차도가 없었지만, 1달쯤 지났을까 그래도 1주일에 3일은 잘 수 있었다. 그것만 해도 큰 발전이라 그 후에도 스스로 여러 가지 실험을 병행하며 고쳐나갔다.


지금 현재는 어떨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1주일에 5일은 자고 있는 편이다. 물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아예 못 자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심각한 불면증은 벗어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인 몇 가지만 생활습관만 바꾼다면 그래도 지금보다 나은 수면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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