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지나간 날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있겠다, 후련하다
지난 초여름은 자작시 낭독과 함께 흘러갔다.
처음에는 브런치 하게 되었다고 좋아라 할 때는 언제고 쓸 글도 없어지는 신세가 처량하다 못해 글을 쓴다는 소리를 어디 가서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만 했던 슬럼프를 극복해 볼 요량이었다.
그렇게 오래전에 썼던 묵은 시들을 다시 한번 내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읽고 녹음했고 다시 내 목소리를 들었다. 어울리는 배경음악도 찾아서 깔아주기도 했고 한편당 짧은 재생시간이지만 하나 만들어서 올리기까지 시간 소요도 제법 되었었다.
이제 옛날 시절 붙들고 있느라 오늘도 못살고 내일도 두려운 그런 짓일랑 그만해보자고 마침표를 찍는 심정으로 마지막 에피소드 영상을 업로드하였다. 오늘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다시 언제 또 마음이 갈대밭처럼 산들산들 바람 따라 움직이며 중심 못 잡고 방황을 할지 모를 일이다. 허나, 나는 이제 주파수를 현재로 다시 맞추어 잡고 소녀처럼 밤에 잠 안 자고 꿈에 부푼 가슴을 안고 어쩔 줄 몰라하던 일은 그만해야 한다.
낭독이 너무 하고 싶었는데, 저작권 눈치 보지 않고 내가 쓴 것들을 내가 직접 읽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아마추어틱한 스킬 가득한 이 낭독이 인터넷상에 남아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어딘지 핏줄을 하나 남겨 놓은 그런 이상한 기분까지 든다.
다 되었다.
후련하고 개운하다.
이 마음을 끝까지 잘 지니고 걸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