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성실히 살아내고 있기에
살아있다는 느낌이 뭔지 알지 못했다.
눈을 뜨니 아침이고 죽지 못하니 살아내는 것이
이 하찮은 나의 인생이의 하루라고 여겼던 적이 있다.
아이를 셋이나 낳고 서도 살아가는 의미가 아이들 외에는
없었던 그 시절에 말이다.
글 쓰는 걸 좋아했지만 내 글을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웠고
운동선수였던 것을 자랑스러워했지만 몸이 무너지며 어느 순간
내가 운동했던 그 어릴 적 시간들을 원망했으며
셋째를 낳고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지며 세상을 원망했다.
왜 나에게만 자꾸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인지 이유를 찾으려 했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 마저도 내게는 사치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땐
가족들에게 늘 아픈 내가 민폐는 아닌지 고민했다.
지금 내가 없어진다 하여도 그리 불편하지 않을 존재처럼 느껴진 적이 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10개월을 보낸 어느 날.
뭔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부모님이 나 이렇게 살라고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신 게 아닐 텐데
지금 내가 불효를 하고 있구나. 이렇게 막 그냥 살라고 그리 고이 키우신 게
아니실 텐데 나는 나만 생각하고 사는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우리 아가들.
나만 바라보는 남편.'
갑자기 모든 것이 반짝이게 보였다.
죽을 때 죽더라도! 나중에 쓸모없는 사람이 되더라도!
지금 당장은 내가 빛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 취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다짐보다 각오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 뒤로 내 인생이 180도 혹은 360도 바뀌었다!
공부도 해보고 책도 원 없이 읽어 보고 글도 미친 듯이 써보고 내가 해보지 못한 일들과
내가 안된다고 도전도 시작조차도 안 해본 일을 당장 도전했으며 열심히 미친 듯이 이뤄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 작가도 되었고 강의도 뛰었으며 책도 7개월 만에 50권을 넘게 읽었다.
그렇게 나는 내 한계를 하나하나 뛰어넘고 있다.
아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루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
지금의 나는 살아있다는 것을 굉장히 실감하고 두근거리며 가끔 감동에 눈물도 몰래 훔친다.
내 인생을 살아낼 수 있게 용기를 준 남편과 나를 이해해주는 나의 자식들을 위해!
못난 딸 보며 이제 한숨 돌리시는 부모님을 위해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