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영화 리뷰
<범죄도시>를 어쩌다 보니 두 번이나 영화관에서 봤었다. 한번 봤을 때도 재밌게 봤는데 두 번 볼 때도 재밌었다. 마동석의 유쾌함과 윤계상의 잔혹함이 극명하게 대비되는데 묘하게 어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의 가장 큰 이유는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진선균, 장이수, 허성태 배우 등 숨은 보석들이 많았고 이때 윤계상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구나 느꼈었다. 그래서 이번에 범죄도시 제작진이 만든 윤계상 주연의 영화 <유체이탈자>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예매를 했다. 우연히 본 예고편에서 액션이 많이 나오고 소재도 흥미로운 것 같아 기대를 좀 했었다.
*지금부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강이안(윤계상)이 12시간마다 유체이탈을 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는 스토리이다. 처음에는 문득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가 생각났다.
본 시리즈에서 멧 데이먼이 자신의 정체를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것처럼 여기서도 강이안(윤계상)이 유체이탈을 겪으며 자신이 누구였는지 찾으러 다닌다. 그래서 처음에는 설명 없이 영문모를 장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 텐션이 많이 루즈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강이안(윤계상)이 유체 이탈로 들어간 사람들이 서로 다 연관된 사람들임을 알게 되는 때부터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후에는 강이안(윤계상)이 유체이탈을 계속하면서 자신이 누구였는지 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알아나가고 결국 나쁜 놈(?)들을 소탕하며 영화가 끝난다. 사실 영화에 크게 감명받진 못했다. 하나 정도 얻은 것 있다면 바로 박용우 배우.
박용우 배우를 사실 잘 몰랐다. 필모를 찾아보니 내가 모를 만했다.박용우 배우는 유체이탈자에서 빌런 역할인 박실장을 맡았는데 연기가 정말 소름 돋았다. 솔직히 말해서 영화 후반부터는 박실장(박용우)이 모두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필모를 다 찾아보고 싶을 만큼 빌런 연기가 매력적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머릿속에 남은 건 박용우 배우뿐일 정도로. 문득 <다크나이트>의 히스 레저, <타짜>의 김윤석, <관상>의 이정재 등 악역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배우가 맡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다. 영화에서 배우들은 조미료 역할을 한다. 넣느냐 넣지 않느냐에 따라 맛의 풍미를 확 바꾸고 심지어 중독적이기 까지 한다. 평범하게 넘어갈 수도 있던 장면들도 그 배우만의 고유한 느낌을 잔뜩 풍기며 관객을 압도시킨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들을 더 말해보자면,
피도 눈물도 없던 박실장과 달리 절절한 사랑꾼이었던 강이안(윤계상) 역할이 차라리 ‘복수’에만 치중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자신의 진짜 몸은 어디에 있는지 신경도 안 쓰고 자신의 연인인 문진아(임지연)를 위해 싸우는 모습이 진부했다. 영화 속 국가정보원에 부장까지 범인들에게 압수된 약을 빼돌리며 매우 부패한 상태이고 자신을 유체이탈하게까지 만들었기 때문에 처절한 복수를 행하는 동기는 충분해 보였다. 강이안이 자신이 얻게 된 능력(?)을 복수에 계획적으로 이용하면서 ‘유체이탈’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더 보여주었다면 강이안 역할과 영화 모두 더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