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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몽실 Mar 09. 2022

혼자라고 생각하기

영화 리뷰 <스타 이즈 본>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가 생각난다. 3일 동안 여운에 갇혀서 영화의 ost인  I'll never love again을 들으며 울었다. 영화 <스타 이즈 본>은 엘리(레이디 가가)가 팝스타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엘리와 잭슨(브래들리 쿠퍼)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엘리보다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잭슨 메인에게 몰입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잭슨의 감정선에 빠져들었다. 문득 그 이유가 궁금했다. 난 왜 엘리보다 잭슨에게 더 집중했을까.


한 프로그램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가까운 사람,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를 좀 서운하게 하면 토라지죠.

근본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 상처를 주거나 받는 과정의 연속이에요.

내 편이라고 생각을 하지 말아야 돼요. 누구에 대해서도."


아무도 나를 몰라주는  같고  세상에 동그라니 혼자 있는 기분일 , 메모장에 적어놨던 글이었다. 쓸쓸하지만 맞는 말이다.  세상 누구도 나만큼  알고 위로해주고 보듬어줄 사람은 없다.  행위들을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삶이 고달파진다. 몹시 외로운 말이지만 인간에게 외로움은 죽을 때까지 붙어있는 심장과도 같다.

누구에게나 가슴 아픈 사연은 있다. 하지만 난 유독 유년 시절의 아픈 사연에 약하다. 아빠와 둘이 살지만 그래도 사랑받으며 살아온 엘리와 달리 잭슨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중독자가 되어 술과 마약을 찾는 그의 모습이 화가 나기보다 안타까웠다.

한눈에 반한 엘리로 인해 잭슨은 점점 변해갔다. 하지만 엘리는 팝스타로 인기를 얻으면서 잭슨이 사랑에 빠졌던 그때 모습을 잃어갔다. 유일한 출입구라고 생각했던 엘리였기에 잭슨은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되었다. 그렇게 결국 잭슨은 중독을 이겨내지 못했다.

잭슨은 아주 작고 연약한 유리 조각 같았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그에게 엘리는 구원이었다.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었고 잭슨은 엘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를 보고 어느 누가 “혼자 이겨내세요.”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잭슨의 형 말대로 잭슨이 떠난 건 오로지 잭슨 잘못이었다. 엘리의 잘못도, 형의 잘못도, 매니저의 잘못도 아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보는 영화임에도 떠나기 전, 잭슨의 눈빛을 보며 눈물이 터졌다. 외로운 그를 어루만져 줄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인생은 혼자라지만, 내 편은 없다지만, 그래도 잭슨 곁에는 있었으면 했다.


우리 모두가 잭슨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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