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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은주 Jan 25. 2021

철새

여행의 화신


처 그들의 세상을 보아라! 그들은 길들여지지 않았다. 그들은 갈망하는 곳으로 가고야 만다. 산을 넘고, 숲, 바다, 바람을 지나 그들은 어디에도 묶여있지 않다. 그들이 마시는 공기는 우리의 폐를 터뜨릴것이다. (프랑스 시인 장리슈팽) 철새는 여행의 화신이다. 이른 아침 새로운 지평선을 향해 긴 여정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몇달 뒤에 다시 돌아올 그 머나먼 길을 ... 극제비 갈매기는 한해 최대 9만킬로미터를 이동한다. 20년을 사는 새는 평생 지구와 달 사이를 두번 이상 왕복하는 거리를 움직인다. 그래서 극 제비 갈매기를 두고 태양을 누구보다 가장 오래 보는 새라고 이야기한다. 북극의 여름과 남극의 겨울은 해가 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극제비 갈매기는 푸른 바다와 하얗게 빛나는 해안 밖에 모른다.


 새나 인간이나 고집스러운 여행자도 있지만 환경의 변화를 싫어하는 유형도 있다. 올빼미는 자신이 태어난 숲을 평생 떠나지 않는다. 반면 유럽칼새와 제비는 둥지를 벗어날 수 있게 되자마자 모험을 떠난다. 왜 모험을 떠나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나 삶이 좌초되는 경험을 할때면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얻는다. 자연은 아주 단순하다. 그 곳의 소리를 가만히 듣노라면 내일의 고통과 내가 봇물처럼 불린 두려움은 사라지고 그저 그 곳에 존재하는 생명 찬 노래와 함께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구나 라는 존재성만이 남는다.


 우리 인간만이 선과 악을 극명하게 나누며 내가 존재하고 있는 사회적 공간에서 인정을 받으려 무딘 노력을 한다. 그저 자연의 일부 처럼 존재만으로도 존재 할 수 없는 인간, 매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내것을 얻으려는 심리 싸움에 주는 것과 받는 것을 재고 개인, 집단, 관념 의 울타리 속 보호장비 없이 우리를 내던지며 살고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본래 자연에서 잉태 된 존재이다. 사계절의 태동을 듣고 철새처럼 자유로이 비상하길바란다. 내 속에 많은 자아와 모순덩어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청춘의 여행으로 깨부수길. 비롯 오늘 '옳다'라고 느낀 판단이 내일도 '옳다' 라는 법은 없듯이 내 안의 명제를 정답은 없지만 순수한 질문으로 정답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며 희생이 있는 곳에 사랑이 있는 철새같은 여행을 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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