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전문요양원 사회복지사 이려다가 생활지도원입니다.
약간의 취업사기인가
"노인요양원이 새로 개원했는데 거기서 일 해볼래?"
라는 교수님 말씀.
("노인? 요양원?? 음... 쫌...")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네! 교수님 잘해보겠습니다." 하고 냉큼 답을 했다.
졸업이 다가오도록 취업시장에 나간 동기들이 없었기 때문인지라.
18년 전 1월 2일.
신정이 지나고 첫 출근.
첫 출근이라
정장에 구두에 가죽으로 된 가방도 하나 사서 메고 또각또각 출근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그때까지는) 나와 비슷한 또래였던 청소년들 대하기가 훨씬 편하고 쉬워서 그쪽만 생각했던 나인데,
할머니 할아버지라니.
출근 첫날 내가 할 일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요지는 이거였다.
지금 요양원 입소 어른은 2명.
법 규정상 입소 어르신이 7명 이상이 되어야 사회복지사를 채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생활지도원 일을 하다가, 어르신이 채워지면 업무를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음...
생활지도원은 사회복지사 업무는 아닌데
뭘 하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뭐 해보면 되겠지.....?
근데 3교대?
보통시설사회복지사는 교대근무 아닌데 갑자기 교대근무라.?
아 근데 힘들 거 같은데...? 할아버지 할머니...?
내가?
힘든 쪽의 다양한 생각들이 순간적으로 교차된다.
곧이어 뭔가 불편한 마음을 편안히 하기 위한 생각들이 고맙게도 몽실몽실 떠올랐다.
그래,
좀 기다렸다가 배웠던걸 써먹어 보자.
일단은 현장의 최전선에서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야.
이것은 나에게 기회이다.
그렇게
갓 22살 사회 초년생. 만 나이로는 20세 아가씨의 노인요양원 근무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