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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Apr 09. 2024

 [정방폭포], 그리고 [이중섭]을 만나다.

(제주올레 6코스)

 4월 9일 화요일 제주살이 9일 차. 오늘은 제주올레 6코스로 쇠소깍에서 출발하여  서귀포에 있는 제주여행자센터까지로 거리는 11킬로다. 짧은 거리이기도 하고 오르내림도 없는 해안선을 따라 걷는 완만한 곳이라길래 9시 조금 넘어 출발했다. 숙소로 돌아오면 몸이 축 늘어지더니 아침에 출발할 때면 또 새로운 기운이 났다. 오늘은 좀 여유 있게 천천히 걷자고 했다. 이제 숙소에서부터 차츰 멀어져서 출발하게 되었다. 우리 숙소는 행정상으로 성산읍이지만 너무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전원주택이다.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딱 맞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1주일을 생활하면서 올레길을 걷다 보니 어차피 한 달 만에 27코스나 되는 길을 다 걷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15일씩 나누어 숙소를 동서나 남북으로 나누어 잡으면 편리하겠다 싶었다. 애초에 내가 사전답사까지 하고 싶어했고 아니면 저런 방법으로 나누어하자고 의견을 제시했었다. 서로가 처음인 우리는 그냥 고민하다가 한 달로 숙소를 정했더니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갔다가 와야 하는 거리, 시간 손실이 있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도 우리 차로 출발지 소깍쇠까지 거의 50분을 달려 주차하게 되었다. 공영주차장은 무료였다. 조금 걷다 보니 소금막으로 쓰이던 장소가 나타났다. 소금이 귀하던 시절 바닷물을 끌여들여 가마솥에 끓여 소금을 만들던 곳이라고 했다. 곳곳에 기이한 바위 모양을 따라 이름을 부르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가 많았다. 보목포구와 구두미 포구 해안길을 지나니 특히 6코스에서 기억에 남는  소천지라는 곳이 있었다. 백두산 천지모양과 같아서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고 하였는데 실제 백두산 천지못을 구경한 적이 있는 나는 감회가 새로웠다. 소천지 주변 기암괴석들은 그야말로 기이함을 떠나 자연의 현상에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장관이었다.  멀리로는 섬들이 보였다. 아무래도 무인도 같았다. 섶섬, 보목포구가 장관을 이룬다. 다시 숲터널을 지나오니 소정방폭포가 나타났다. 겁이 많은 나는 위에서만 보고 올라갔다. 백중날에 물맞이로 사용하였다고 하나  위험해 보였다. 이윽고 언덕을 올라와 소라의 성에서 중간인증 스탬프를 찍었다. 남영호 위령탑을 지나니 드디어 정방폭포가 나타났다. 매표를 하고 아래로 내려가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사진을 찍었다. 폭포수가 수직절벽에서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한 폭포라고 하였다. 이윽고 서귀포 시내로 들어서면서 이중섭 거리로 들어섰다. 마음이 급해졌다. 골목길에는 이중섭의 그림들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외롭고 가난했으나 아들과 아내에 한 사랑이 넘쳤던 화가 이중섭, 그가 남긴 작품과 편지가 이중섭작품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나오다가 아내가 일본을 떠나고 혼자 10년쯤 살았다는 이중섭 생가에 들러 관람을 하였다. 이번 기회에 화가 이중섭에 대하여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그림솜씨가 있는 남편이 이중섭 생애에 대하여 더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는 다시 방향을 바꾸어 제주올레 6코스 종착점 제주여행자센터에  도착하여 인증스탬프를 찍었다. 그 지방을 알려면 시장을 구경하라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제주올레시장으로 갔다. 밀감은 제철을 지나 보이지 않고 천혜향이 많이 나와 있었으나 비싸서 구경만 하고 남편 햇빛가리개 마스크 하나를 샀다. 서귀포시에서 가장 번화가 같았다. 걸어서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택시를 타고 우리 차가 있는 쪽으로 되돌아와서 숙소로 오니 4시 30분이었다. 오늘은 정방폭포와 이중섭을 만난 날이어서 보다 뜻깊은 하루였다. 내일 7코스는 또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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