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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Apr 11. 2024

제주[엉또폭포]와 [걸매생태공원]을 걸었어요.

(제주올레코스 7-1)

4월 11일 목요일 제주살이 11일 차, 오늘 아침 6시경부터 또 이슬비가 오는 제주 성산읍 날씨다. 이제는 제주 날씨에 적응이 되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보다  오히려 이런 날씨가 얼굴도 덜 타고 나은 편이다. 어제 마무리 못한 7코스를 다 걷고 7-1코스를 걷기로 했으나 나는 반대했다. 우리 몸이 젊은 사람들과 달라서 혹시나 무리해서 관절이나 다른 곳에 탈이 날까 봐 걱정된다면서 오늘 7-1 코스만 걷자고 했더니 남편도 걱정이 되는지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총거리가 13. 5킬로이고 우리 걸음으로 넉넉잡아 5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우리 차로 숙소에서 50 여분을 달려 서귀포시에 자리 잡은 걸매생태공원에 주차를 하고 버스를 기다리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택시를 타고 시작점인 서귀포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시작스탬프를 찍고 간식으로 또 곡물빵을 사서 넣었다. 여유를 즐기며 걷자고 했으나 숙소에서 가고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엉또폭포를 향하는데 시내를 통과하는 출발시점부터 언덕배기였다. 둘러맨 가방 때문에 어깨가 아프고 고관절도 삐걱거리기 시작했으나 참고 걸었다. 남편이 내게 물었다. 지금 엉또폭포에 물이 흘러내릴까? 하고 말이다. 얼마 전에 가본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에는 물이 철철 넘쳐흐르던데 싶기도 하고 묻는 의도가 반드시 있지 싶어서 대답을 안 했다.  일단 가보자고 하였다. 엉또폭포의 모습을 보니 그냥 물줄기라고는 하나 없는 바짝 마른 그냥 낭떠러지였다. 들어서는 입구를 둘러싼 엄청난 수목의 거대함에 놀랐고 개울이 바짝 말라있음에 또 놀랐다. 아하, 안내판을 보니 제주에 엄청난 비가 쏟아져야 엉또폭포가 흘러내린다고 하였다. 남편은 알고 있었다. 다시 내려와 바로 고근산 입구로 들어섰다. 잠깐 쉬어가자며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아 준비한 곡물빵을 나누어 먹었다. 생수하고만 먹는 빵이 왜 그리 맛이 있던지 생각해 보니 숲에서 나오는 달고 단 무공해 공기의 영향과 두 노부부의 여유로움이 배가되지 않았나 싶다. 완전 계단으로 이루어진 정상에  오르니 산불감시 역할을 하는 정자 앞에 중간인증 스탬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탬프를 찍고 보니 왼쪽으로 분화구가 있고 그 주변으로 산책로가 있어 한 바퀴 도니까 내려가는 이 나왔다. 동네마다 게이트볼장이나 파크골프장이 있었으나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심지어 잡초가 무성하게 나 있었다. 가가호호 마당들이 대부분 넓은 편이고 정원이 정성껏 가꾸어져 있어서 지나는 길손들의 눈호강이 되어주었다. 호근마을을 지나고 나니 석불, 수정, 화석류, 목공예 등 엄청나게 귀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이 나타났다. 몇백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는 설명을 들었으나 소시민 우리에게는 그냥 전시품일 뿐이었다. 박물관에서 파는 커피를 사서 마시고 내려오니 봉림사라는 절이 나왔다. 육지에서 흔히 보던 절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 걸음을 재촉하며 걷다 보니 논분화구가 나타났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마주친 논농사를 하는 동네였다. 마침 경운기로 논을 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내를 보니 유일하게 물이 잘 안 빠져서 벼농사등 논농사를 짓는다고 하였다. 오늘은 바닷가 구경을 못한 코스였다. 다시 걸매생태공원을 빙빙 걸었다. 아주 깔끔하게 조성된 시내 공원이었다. 공원에서 좀 쉬다시내로 향해 최종목적지인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 들렀다. 최종마침 스탬프를 찍고 다시 걸어서 우리 차를 세워둔 걸매생태공원에 도착했다. 시멘트길을 많이 걸은 오늘 코스가 다리에  무리를 많이 주는 것 같다. 가고 오는데 시간 손실이 많았다. 내일은 오후에 서울에서 딸이 외손주와 온다고 해서 장을 보고 오니 7시가 넘었다. 또 하루가 지나갔다. 세월아, 좀 천천히 가거라 싶다.  

(물없는 엉또폭포)

(사진은 남편이 찍거나 내가 찍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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