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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이 Jul 25. 2023

나잇값이 있는 것처럼 연차값이 있다.

ㅈㄹ맞은 직장에서 살아남기


  우리는 뭔가 부족한 사람을 봤을 때 ‘나잇값 못한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이가 20살, 30살 인데도 아직 애처럼 철없이 굴거나 본인이 해야 하는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을 돌려 생각해 보면, 나이에 따라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역할과 그에 맞는 기준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도 비슷한 것이 존재한다. 바로 ‘연차값’이다. 예를 들어 나만 해도 회의에 들어갔을 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을 보거나,  보고에 들어갔을 때 수준 이하의 보고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옆 사람에게 가장 처음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 제 몇 연차야?’


이 질문에서 ‘아.. 신입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나의 인식을 수정한다. ‘아.. 신입 치고는 잘했다.’ 아니면 ‘좀 더 배우면 잘하겠지..’라고..


하지만 ‘입사 5년 차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갑갑해진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그동안 뭐 했지?’


이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우리는 계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바로 연차값을 하기 위해서..


  물론 회사에서 있다 보면 성장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다. 하루는 버틸 수 있고, 한 달은 버틸 수 있고, 일 년은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 년들이 쌓이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은행에서만 복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생이야 말로.. 회사야 말로 복리로 돌아간다.


  후배들이 술 마시자고 하면서 자신의 고민들을 털어놓을 때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본인은 이제 5년 차인데.. 동기들을 둘러보면 다 자기 몫을 하고 있는데, 본인만 제자리인 것 같다고.. 동기들 대비 자신의 역량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다고..

  그리고 이런 고민들도 한다. 회사에서 선배가 시키는 것만 잘하고 살고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퇴사하고 이직을 위해 자소서를 쓰려고 하니 자소서에 쓸 말이 없다고.. 경력으로 내세울만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정신 차리고 일해야 하는 이유이고, 성장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나도 좋은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만 해주고 싶다. 괜찮아.. 지금만 버티면 괜찮아져.. 그건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다. 만약 지금 너무너무 살만하다면 자신을 뒤돌아봐야 한다.


 진짜 정신 똑바로 차리고 회사생활 해야 한다. 맨날 나랑 같이 술 마시러 다니는 줄 알았던 동기들도 알게 모르게 다 자기 계발하고 있고, 옆에서 맨날 놀러 간 이야기만 하던 동료들도 다 자기 분야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다 열심히 산다. 불행하게도 열심히 사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차값을 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성장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매일매일 미친 듯이 자기 계발하거나 퇴근하고 자격증 공부하면서 살라는 것은 아니다. 나도 나의 1년을 되돌아보면 버리는 달들이 있다. (버리는 ‘날’이 아니다.. 버리는 ‘달’이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아니라, 한 달 한 달이 아니라, 1년으로 봤을 때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야 한다. 마라톤을 뛸 때 중간에 힘들면 잠깐 걸어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걸어서라도 앞으로 나가아야 정해진 시간 내에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자리에 멈춰 서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후배들에게 이야기한다. 뭘 하나 하더라도 정신 차리고 일하라고.. 선배가 시킨 일을 하더라도 그냥 하지 말고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일하고, 이 일을 어떻게 잘 수행하고, 이 일에서 뭘 배울지 고민하고 일해야 한다.


 물론, ‘나는 이 회사에 말뚝 박을 겁니다. 이곳을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다닐 겁니다 ‘라고 하는 사람들도 드물지만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세월이 가고 연차가 쌓이면 그에 걸맞은 일이 주어지고, 그에 걸맞은 마인드 셋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건 회사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되어야 한다. 아무리 내가 회사에 충성을 바쳤다고 해도 회사가 나를 팀장으로 승진시킬 때에는 회사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 사람이 팀장 자리에 걸맞은 역량이 있는지…


  그렇기 때문에 연차값을 하기 위해 성장해야 한다. 만약 내가 삼일 밤낮을 고민해도 여기서 배울 게 없고, 얻을 게 없다고 생각된다면 그리고 보상이나 인정이 미흡하다면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겠다. 팀을 옮기거나 이직을 하라고… 아직 하루하루가 쌓이기 전에, 한 달 한 달이 쌓이기 전에, 일 년 일 년이 쌓이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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