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이서 시작한 비비고, 연 매출 3조 원 돌파
나의 첫 온라인 사업 브랜드였던 맛나청이 생각난다. 우린 좋아서 시작했다기 보단,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물론 시장조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구체적인 타깃도 없었다.
비비고 브랜드 김숙진 그룹장님의 이야기는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시작부터 달랐기 때문이다. 평소에 음식 먹는 걸 좋아했던 그룹장님은 한식을 알리는 미션과 비전을 가진 회사에서 브랜딩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로 시작해야 한다
비비고는 월 10억 만들기를 목표로 4명이서 시작된 브랜드이며, 10년 만에 3조 원을 달성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비고 만두는 연 1조 원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브랜드 인지도는 거의 100%에 육박하기 때문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브랜드는 소비자 기억의 총합체로 정의할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이미지와 경험이 떠오르는 것이다. 기업에겐 무형의 자산가치로 남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략을 가지고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마케팅 퍼널이 있듯이 당연히 브랜드 퍼널도 존재한다. 인지, 선호, 좋아하게 만드는 단계, 구매 등등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성공,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브랜드가 왜 중요한지 몰랐다. 이름 또는 로고를 사용해 마케팅 툴로만 사용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어떤 비전도 없었고, 그냥 판매에만 집중했다. 당연히 고객입장에서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브랜드는 접게 되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나는 정말 멘땅에 헤딩을 한 셈이다. 계획도 전략도 없이 달려들었다.
비비고의 미션은 '전 세계인이 일주일에 1~2회 이상 한식을 즐기게 하겠다'이다. K-food Culture에 집중하는 것이다. VISION은 글로벌 시장을 경쟁시장으로 정의하고 '글로벌 대표 K-food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전 세계 햄버거를 대변하는 브랜드는 맥도날드가 되는 것처럼 한식을 대변하는 브랜드는 비비고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비비고는 꿈을 이루는 것이 될 수 있겠다.
사업을 시작하려면 어떤 아이템을 선정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 또는 행위에 대한 것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아이템을 정했으면 무엇을 해야 할까? 비전을 정하고 미션을 정하는 것이다. 그다음 어떻게 인지를 시킬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비비고는 모든 사람들이 익숙한 음식에 한식을 입히면 어떨지 생각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해 세계 모든 사람에게 한식을 입히길 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만두'가 탄생했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2913
만두는 유사한 음식이 전 세계적으로 있다. 그리고 한국인이 좋아하면 모두가 만두를 좋아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2004년 '쓰레기 만두' 파동이 불어 냉동 만두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 좋아졌고, 비비고는 모양부터 맛 설계까지 과감하게 R&D에 투자해 시장 TEST에 성공했고,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은 만두의 이미지에 정성스럽게 빗은 모양을 떠올린다. 그런데 비비고는 외국에서 굉장히 힙한 브랜드로 인식이 되는데 이것은 소비자의 관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다른 나라에선 만두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먼저 집중한 것이다. 지역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세웠고, 문화 마케팅으로 스포츠, 컨턴츠, 음악에 집중했다.
비비고는 만두에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떡볶이, 분식을 통한 Scale -up을 준비 중이다. 쓰레기 만두 파동을 이겨내고 경쟁사는 더 이상 냉동만두에 투자하지 않을 때 과감하게 맛과 모양에 투자하며 글로벌 K-food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 너무 대단했다. 다만, 중소기업 또는 1인기업의 브랜드가 적은 자본력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는 의문이 든다. 비비고의 성장 뒤엔 큰 자본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