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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뼛속까지 지리학과 Jun 25. 2023

영국 화폐가 바뀌었어요

화폐의 급격한 변천사 살펴보기

영국에 대한 수식어는 정말 많다. Fish&Chips, Big Ben, 우중충한 날씨, 축구 등등.. 영국을 소개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변하지 않는 나라'라는 것이다. 전원경 교수님의 저서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에는 왜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지가 고스란히 적혀있다. 나도 유학을 꿈꾸며 준비할 때 영국 특유의 불변성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었다. 그러나 웬걸, 막상 유학을 시작하며 경험한 영국은 엄청난 변화의 풍파를 마주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오늘은 많은 요소들 중 대표적으로 돈, 그러니까 화폐의 변동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화폐의 지각변동 1: 종이돈에서 플라스틱으로

2020년 3년 3월 3일, 드디어 나도 £20 신권을 손에 넣었다. '변하지 않는 나라'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리만큼 왕립조폐국(The Royal Mint)은 바삐 움직이는 것 같았다.

2016년 £5권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10권, 2020년 2월에는 £20권, 2021년 6월에는 £50파운드 지폐가 종이에서 Polymer 고분자 비닐 합성체로 바뀌었다.   

아무래도 지폐는 찢어지기 쉽고 위조하기가 쉽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은 있었는데 근 5년 만에 모든 것이 휘리릭 바뀌었다. 7년째 살고 있지만 정부의 일처리 속도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화폐의 지각변동 2: 금덩이 1파운드가 테두리화

지폐 변화와 발맞추어 £1 동전도 원형 금동에서 12 각형 은테두리가 끼인 형태로 바뀌었다. 변화의 이유도 역시 위조화폐가 만연해져서 인데,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이전 금동 1파운드 동전 15억 5천 파운드 중에서 무려 3%나 위조화폐라고 알려져 있었다. 다시 말하면 £1 동전 30개당 1개가 위조화폐라는 소리였다.. 정부에서도 이 정도면 문제 삼을 만했다.


2022년 9월 30일 부로, 옛날 동전과 지폐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화폐의 지각변동 3: 컨택리스 사회로 변모하는 영국

영국에서 컨택리스 (비접촉 결제) 카드는 2016년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Wifi가 옆으로 누운 모양이 카드에 인쇄되어 있으면 기능이 작동하는 것이었다. 카드 집어넣고 비밀번호 입력하는 속도를 줄일 수 있어 (셀프) 계산대에서 속도도 빨라져서 결과적으로 긴 계산줄을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하는 장점이 있었다.   

그렇지만 영국 사람들 답게 새로운 기술력에 반신반의하는 입장 및 카드 도용 위험으로 인해 £30 제한이 있었다. 영국 내 대형 은행인 바클레이를 선두로 HSBC, Lloyd, 이하 은행들도 차례차례 도입했고 2023년 현재 주차장, 식당, 그리고 자판기까지 "누운 와이파이" 모양은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판데믹 시작에는 마트에서 £45까지 허용하더니 지금은 £100까지 컨택리스로 결제할 수 있다. 좋은 의미로 들릴 수 있겠지만 소비가 쉬워지고 개인적으로 오른 물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조금 무섭다.



개인적으로 현금을 안들고 다닌지 5년 이상이 된 것 같다. 처음에는 짤랑거리는 소리와 두툼한 지갑이 싫어서였다. 앞으로 정말 coinless society, 아니면 이를 넘어 cashless society 시대가 도래하진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결론은 돈을 스쳐 지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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