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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May 09. 2024

[교환일기 7] 사랑하는 딸에게

2024.04.16.


한울아, 요새 휴대폰 없어서 조금 불편하지? 사실 그렇게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엄마, 아빠와 연락하는 일이 조금 어려워졌을 거야. 이번 기회에 물건의 소중함도 생각하고 잘 챙기려는 마음도 길러보자.


지난 토요일에 함께 안산에 가서 연극 본 일이 엄마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 두 시간 가까이 되는 공연을 집중해서 보는 네가 대견하고, 엄마, 아빠가 그런 기회를 갖도록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안전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서 한울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 생각하니(실제 노키즈존 문제는 우리가 자주 겪기도 했잖아?) 엄마도 더 관심 갖고 연극을 보았어. 한울이 네가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엄마, 아빠도 작은 노력들을 멈추지 않을게. 공연이 끝나고 선물로 받은 희곡집을 진지하게 읽어보던 너의 모습이 사진처럼 마음에 남았단다.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우리 함께 세월호를 기억하자.


오늘 간 세월호 10주기 북토크도 한울이가 잘 들어준 덕분에 엄마, 아빠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었어. 고마워. 아직은 네가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많아서 지루했을 텐데 유가족 분들의 이름을 책에서 찾아보며 듣기도 하고 투정도 안 부리고 엄마, 아빠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로 줘서 고마워.


이렇게 일기를 쓰다 보면 에게 고마운 것도 많고 칭찬할 것도 많은데, 막상 일상생활에서는 사소한 생활 습관 때문에 엄마, 아빠와 한울이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 같아. 도 다 아는 것이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지 않아서 그런 것이겠지. 엄마, 아빠는 한울이와 다정하고 좋은 말을 나누고 싶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해 ,~ 하지 마" 같은 말보다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있었던 일을 공유하면서 재밌는 일은 같이 웃고, 속상한 일은 서로 토닥여 줄 수 있는 저녁 시간을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일은 엄마랑 더 많이 더 자주 사랑한다고 말하자. 사랑해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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