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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크리스안 Sep 22. 2023

열심히 해도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3가지

결국에는 이렇게 해야 영어 실력이 느는구나

최근에 내 브런치 채널에서 특이한 유입 키워드를 발견했다. 바로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라는 직관적이고 비관적인 키워드였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글쓰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한 키워드가 조금은 달갑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는 키워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쌤, 열심히 공부하는데 영어 실력은 왜 늘지 않고, 언제나 제자리죠?" 그동안 함께 했던 수 천명, 수 만 명의 학생들이 언제나 물어보는 단골 중의 단골 질문이었다.

먼저,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는데"라는 것부터 정의해 보자. 이것을 이해하면 생각보다 더 쉽게 정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는 그저 의자에 앉아서 오랜 시간 동안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것이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의자에 앉아서 영어 문제집을 공부하는 시간이 3시간, 4시간, 5시간이 넘어가면 가끔 스스로도 뿌듯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후에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정의하는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는 것의 의미는 바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영어를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치열하지도 않고 절박하지도 않게 아무런 힘도 쓰지 않으면서 그저 머리로 영어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서 힘겹게 5시간 동안 영어 문제집을 공부하는 것은 훌륭하지만, 이후에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머릿속에서 영어를 꺼버린다면 결코 영어를 열심히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반면에, 1시간 또는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영어를 공부하고 이후에 밥을 먹을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잠자기 전에도 머릿속에서 계속 영어를 생각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The power of thought is limitless.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주말도 휴일도 없이 언제나 학교와 학원에서 영어 강의를 듣고, 영어 주말 특강을 듣고, 영어 문제집을 풀고 또 풀었다.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무거워지고 한번 의자에 앉으면 기본으로 3시간~5시간은 버틸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어 시험에서 매번 고베를 마셨다. 나보다 강의실에 늦게 오고 빨리 떠나는 친구들은 매일 똑같은 자리에 오래 남아 공부하던 나를 추켜세워주었지만, 결과는 언제나 그들이 더 좋았다. 답답하고, 짜증하고, 화도 났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결과는 왜 언제나 이 모양 이 꼴이지?" 스스로를 깍아내리고, 안 좋은 결과의 원인은 언제나 외부에서 찾으려고 했다.

수능이 끝나고 내 인생에서 더 이상 영어를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구석 한편에 높이 쌓여있던 수 백 권의 영어 문제집을 모두 학교 소각장에 버리고 나니 기분이 홀가분해졌다. 어느 날, 우연찮게 접한 미국 드라마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재미와 감동을 느꼈다. 영어 대사의 80%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사랑 타령만 해오던 한국 드라마와는 다르게 등장인물과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재미있었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고, 등장인물에 너무 빠져버린 나머지 그들의 영어 대사를 외우고, 이미 보았던 에피소드를 수 십 번, 수 백번 반복해서 보고 또 보았다.

밥을 먹을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잠자기 전에도 다음 장면은 어떻게 전개될지, 주인공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인상적인 장면의 대사는 잠시 멈춤을 누르고 마치 내가 그 인물로 빙의한 것처럼 눈빛, 말투, 제스처 모두 그대로 따라 했다. 자연스럽게 영어 대사가 귀에 들리고, 입 밖으로 영어 대사를 자신감 넘치게 말할 수 있었다. 마침내, 대학교에 입학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의 겪었던 문제들이 눈에 보였다. 동기들이 오랜 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영어를 공부할 때, 나는 기숙사 침대에 누워서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면서 영어를 기억하고 연습했다. "너는 도서관에 보이지 않던데,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해? 무슨 학원 다녀?" 그렇다.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은 결국 의자에 오래 앉아서 영어 문제집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머릿속에서 영어를 끊임없이 오래 생각하는 것이다.

Immerse yourself anytime, anywhere.

열심히 해도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3가지

1.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

You have no specific goals.

그저 막연하게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영어를 공부하면 그 과정이 재미없고 고통스럽다. 목표는 언제나 장기적인 목표와 단기적인 목표로 나눠서 단기적인 목표부터 구체화시키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수능 외국어 영역, 토익, 토플, 아이엘츠 등의 영어 인증 시험 점수가 필요하다면 해당 시험의 고득점을 목표로 설정하고, 해당 시험에서 자신 있는 유형과 자신 없는 유형을 나누어 자신 없는 유형을 더 집중적으로 연습하면서 더 나은 영어 실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직장에서 직무에 대한 훌륭한 영어 실력이 필요하다면 먼저 내 분야에 대해서 영어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블로그, 해외 유튜브 등의 해외 미디어를 통해서 내가 속한 분야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키워드가 주로 쓰이는지 등을 이해하고 직접 사용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직무 영어는 인풋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아웃풋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아웃풋 연습을 실행하여 실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과감하게 덤비자!

외국인과 막힘 없이 대화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이것저것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말고, 몸으로 움직이면서 먼저 외국인에게 다가가서 대화를 시작해 보자. 5분, 10분, 30분 동안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기라는 하나의 목표만 생각하고 실행해 보자. 외국인과의 처음 5분은 어색하고, 부끄럽고, 생각보다 더 어려울 수 있지만, 목표한 5분 동안만 버텨보자. 이후 10분은 처음 5분 보다 더 수월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30분이 훌쩍 지나도록 외국인과 웃고 떠들면서 즐겁게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에 투자한 시간, 돈, 노력만큼의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자! 설정한 목표에 대해서 처음 시작한 위치, 지금의 위치, 그리고 앞으로의 위치를 모두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면 분명 실력이 늘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간중간에 스스로에게 테스트 또는 미션을 부여하면서 이전에는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제는 더 수월하게 해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영어 공부의 성취감과 영어 실력의 자신감도 더 높아질 수 있다.

What is your specific goals?

2. 수박 겉핥기식으로 한다.

You half-ass it.

과연 열심히라는 기준은 무엇일까? 무언가를 열심히 할 때는 그 무언가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지금의 내 실력은 어떤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 조차 할 시간이 없다. 그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24시간 동안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그 무언가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열심히 한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만약 지금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는데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보자. 정말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가?

예를 들어, 영어 지문을 읽을 때, 단순히 영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를 짝지어서 해석하는 것은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하는 것과 동일하다. 물론, 이런 방법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똑같은 영어 지문을 읽을 때, 영어 지문의 주제는 무엇이고, 그 주제를 뒷받침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읽는 것과 그렇지 않고 단순히 영어를 한국어로 해석하여 영어 지문을 이해하는 것은 깊이가 다르다.

또한,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할 때, 단순히 암기했던 템플릿에 맞춰서 영어로 말하는 것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하는 것과 동일하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정작 똑같은 구절만 반복해서 영어로 말하는 자신은 영어 실력의 한계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안정감을 주는 템플릿은 과감하게 부서 버리고 틀리더라도 스스로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짜임새 있게 만들어서 자신 있게 말해보자!

진정으로 영어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더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물론,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심히 해도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았다면 분명 어느 곳에서 막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것은 좋은 소식이다! 왜냐하면 그 막힘에 다다르기까지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을 잘 쌓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물론, 더 깊이 들어갈수록 영어가 더 재미없고 더 어렵겠지만 분명 영어 실력은 더 탄탄하게 늘 것이다.

Go deep and thorough!

3. 꾸준하지 못하다.

You are inconsistent.

가장 뻔하지만 또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니겠는가? 단순히 영어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어떤 분야에서 꾸준함은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꾸준함이란 조금 다르다. 바로 힘을 조금 뺀 꾸준함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힘을 조금 뺀 꾸준함이란 바로 매일 일정 양의 영어를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것이다. 그 양이 너무 많을 필요도 없도,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저 "오늘도 해냈다!"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가장 훌륭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략대로 매일 실행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전략은 훌륭하지 못한 전략일 뿐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매일 꾸준하게 실행하는 것도 영어 실력을 늘리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을까?" 이해한다. 그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그 억울함 또한 충분히 깊게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순간도 곧 지나갈 것이다. 괜히 이 순간을 더 오래 느낀다면 결국 현타 또는 번아웃이 크게 찾아올 수 있다. 따라서, 맛집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헬스장에 가서 무겁게 스쿼트를 하거나, 지금 당장 욕실로 가서 찬물 샤워를 하면서 이러한 스트레스를 즐겨보자. 그리고 다시 영어를 생각하자. 어떠한 스트레스가 찾아와도 결코 나를 괴롭힐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자. 생각보다 우리 자신은 강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This too shall pass.

열심히 하면 영어 실력은 분명히 는다! 열심히 해도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직 실망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나의 열심히가 아직 조금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 더 열심히 힘내보자! 결국,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꾸준히 해나가면 영어 실력은 반드시 늘 거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자.

영어, 뭐 별거 없다. 이게 뭐라고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겠는가? 영어 조금 못 한다고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할 필요도 없다. 영어 조금 못하면 배우고, 공부하고, 연습하면 충분히 다 잘할 수 있다. 다만, 스스로를 남들과 비교하여 시기하거나 질투하지는 말자. 나보다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해 주고, 나보다 조금 못하면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자.

"영어 실력이 왜 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빠진다면 잊지 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왜 영어를 공부하는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이것을 우리는 초심이라고 말한다. 영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생각하면 그때의 설렘과 열정을 다시 기억할 수 있다. 이러한 기억들을 통해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려는 자세를 다시 가져보도록 노력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