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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Apr 20. 2022

풀 농사

잡초는 없다.

이번에는 다래순이다.

 전라도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나물이다. 토종다래순은 좋은 나물이다. 나물도 이것저것 먹어야 좋다.

 

토종다래순

 다래순을 먹고 나면 불미나리 철이다. 불미나리는 줄기보다 잎을 먹는데 그 향과 식감이 너무도 좋다.

 전라도 사람들은 초무침을 좋아하는데 불미나리에 갑오징어나 간재미를 초무침하면 맛이 좋다.


풀은 유용한 자산이다.

잡초라는 말은 농약회사가 만들어낸 말이다. 모든 풀은 고유의 그 이름이 있는데 농약회사는 인간이 재배하는 몇몇 곡식과 야채를 제외하고는 잡초로 통칭해 그 가치를 왜곡 저하시켰다.


 농약회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잡초 혐오주의는 너무도 많다. 가령 잔디는 좋고 나머지는 잡초니 제초제로 없애야 한다는 논리다. 그것은 잔디에 우선 애정을 두기 때문이다.

 우리가 야생풀을 알아가면 농사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자연과 공존해 갈 수 있다.

 다양성이야말로 자연의 유지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유일한 대안이다.

 제초제로 죽여나가는 잡초 속에 수많은 가치가 담겨있다.


소는 초식동물이다.

소가 풀을 먹고 자라며 살이 찌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농부들에게 소가 자라고 살이 찌는 동력은 배합사료가 되었다. 거의 대부분의 축산농민들이 배합사료를 맹신한다. 30여 년 동안 배합사료 장사꾼들은 그들 고유의 법칙과 질서를 만들고 그것을 자본을 통해 제도화시켰기 때문이다.

목초라이그라스


 라이그라스를 지금 베는 것을 보며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편리성과 의존성은 그 본질적 가치마저도 왜곡 훼손시키는 경향이 크다.

 올해는 가물어서 풀 농사에 좋은 해이다. 베고 나면 금방 마른다.


사람들은 나를 특이하다 하는데 나는 특이하다기보다는 생각과 반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지식도 학문도 절대적일 수 없으며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자본이 만들어낸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거짓 논리가 참인지 거짓인지 헤아려 보자는 것이다.

라이그라스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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