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의미 중 하나는 후각에 대한 만족이다. 정원을 시각적 미를 기준으로만 사고하는 것은 마치도 음식의 간이 안 맞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갖가지 식물은 잎과 꽃으로 자태를 뽐내고 이것이 또 하나의 조화로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개개의 정원이다. 여기에 향기를 더하면 정원은 한 단계 상승하게 된다. 보는 것을 넘어 코를 통해서 우리의 정신이 치유된다. 정원을 시각적 후각적 인문학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원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면서 인간의 시각적 후각적 인문학적 욕구를 해소해 준다.
당신의 정원은 당신의 시각적 후각적 청각적 인문학적 욕구를 얼마나 채워주고 있는가?
얼마 전 정원을 가만히 바라보는데 온갖 종류의 새들이 머물다 소리를 남기고 갔다. 정원은 새와 풀벌레들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음악감상실과도 같다.
아마도 이 모든 것들이 진즉에 다 존재했던 기능이었는데 나의 오감이 이제야 이것을 수용하는 여유와 지혜를 갖었을 것이다.
4,5년 전쯤 앞마당 장미 옆에 심었던 치자가 꽃을 제대로 피워내고 그 상큼한 향을 내뿜는 중이다.
정원의 힘은 다양성에 있다. 올봄에 꽃치자 나무도 한그루 추가했다. 치자열매의 예쁜 색깔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