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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hyun Jeong Oct 14. 2022

구글도 아닌데 왜 내 회사에 다양성이 필요할까?

성장을 부르는 '다양성', 일터에서 다양성 만드는 법

다양성과 포용은 요근래 뜨거워진 이슈입니다. 혐오를 기반으로 한 정치인의 발언이 연일 뉴스에 오르고 댓글에는 피곤한 찬반 토론이 끊이질 않습니다. 어떤 이슈에선 다수자인 '소수자'가 다른 소수자를 비난하고, 디즈니의 PC(Political Correctness)에는 낯 뜨거운 비난 short 영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양성이 문제가 되는 이 시점이 다양성을 논의할 적기입니다. 관심이 큰 만큼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은 일터 내에서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인종/종교를 가진 국가에서 다양성과 포용은 이미 기업의 주요 아젠다로 꼽히고 있고 20년 이상의 성공 경험과 사례를 축적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글로벌 기업 홈페이지에서만 볼 수 있는 낯선 용어 중 하나로 치부되기 쉽습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에서 인종이 다양성의 주 아젠다로 다루어졌던만큼 민족 다양성이 비교적 적은 국내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아젠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업 내 다양성 여부는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서 성장의 주요 갈림길이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리더십 포지션에서의 적은 여성 비율로 인한 글로벌 기업 가치 평가 절하와 더불어 최근에는 직장 내 세대 간 직업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인재의 높은 퇴사율 등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 해결을 넘어서 기업 내 인재 구성의 다양성과 포용의 정신은 구성원의 리텐션 뿐만 아니라 사업 개발과 기업의 성장에도 긍정적입니다. 


다양성이란 무엇일까요


일터 내에서의 다양성은 직장 내에 다양한 인종, 가치관, 사회경제적/문화적 배경, 젠더, 생활 방식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의 구성을 의미합니다. 다양성은 다양한 사람의 존재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포용의 가치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포용이란 상대와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을 넘어 우리의 차이가 일에 있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실행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진정으로 일터에서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고용하는 것을 넘어 포용의 가치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이 일터에서 존중받는 것을 넘어 자신의 다양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기업에서 다양성을 추구한 의미가 있습니다. 


다양성에 대해 리포트를 꾸준히 내고 있는 맥킨지 리포트(2020)구글 다양성 리포트(2022)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특히 소규모 조직에 필요한 다양성과 포용은 무엇인지 정의해봅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는데요. 다양성 리포트도 그 중 하나입니다. 맥킨지는 다양성과 관련하여 2015년 Why diversity matters과 2018년 Delivering through diversity 리포트를 발간하였습니다. 분석에 활용된 이번 리포트는 2020년 발간 된 리포트 Diversity wins 로, 2년 전 리포트이지만 맥킨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하는 방법론은 2015년에 제시된 첫 리포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바 방법론을 살피기 위해 참고하기 좋은 리포트 입니다. 


다양성과 비즈니스 성장률과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맥킨지는 15개국 1000여개의 기업을 추적합니다. 리포트를 요약하자면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는 느리지만 성장하고 있으며, 선발 주자들과 후발 주자들의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것, 또한 선발 주자들은 이 가치를 비즈니스 주도적인 접근방식을 차용하여 적용하고 있다는 점 그 how-to 를 널리 알리는 것이 리포트의 핵심 메시지 입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경영진의 성별 다양성 상위 4분위의 기업은 하위 4분위의 동료 기업보다 평균 이상의 수익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25% 더 높았습니다. 인종/문화적 다양성은 더 높은 연관성이 있는데요. 상위 4분위의 회사들이 2019년에 수익성 측면에서 하위 4분위의 회사보다 36% 더 나은 성과를 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포트는 '더딘 성장'에 블릿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에 기반을 둔 2014년 데이터 세트 원본에 있는 회사에서 여성 임원 비율은 2014년 15%에서 2019년 20%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데이터가 시작되는 글로벌 데이터 세트 전체에서 이 수치는 2019년 14%에서 15%로 단 1% 포인트 증가했으며 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여전히 경영진에 여성이 전혀 없습니다.


비즈니스 접근방식을 통한 '다양성&포용'의 적용


더딘 성장에 실망하긴 이릅니다. 사회문제는 더디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면 조금씩 바뀌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리포트에서는 5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1. 다양한 인재의 '대표성'을 관리합니다.

기업은 다양한 인재를 임원, 관리, 기술 및 이사회 역할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대표성을 가진 이들은 I&D(Inclusion&Diversity)에 대한 강력하고 맞춤화된 비즈니스 중심 사례가 존재하고 잘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동시에 어떤 형태의 다변수 다양성을 우선시할지(예: 성별 및 민족성을 넘어서) 고려해야 합니다.

구글 다양성 리포트(2022)를 보면 역시나 리더십 내 다양성 대표 인재 구성 비율을 추적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2.  I&D에 대한 리더십 및 책무성을 강화합니다. 

I&D에 대한 리더십 책임과 역량을 강화합니다. 기업은 핵심 비즈니스 리더와 관리자를 HR 기능이나 직원 리소스 그룹 리더를 넘어 I&D 노력의 중심에 배치해야 합니다. 또한 관리자와 경영진 사이에서 포용적 리더십 역량을 강화하고 모든 리더가 I&D 진행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합니다.


3. 공정성과 투명성을 통한 기회균등 실현합니다.

 기업이 진정한 능력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승진과 기회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은 승진, 급여 프로세스 등에 대한 가시성을 구축하기 위해 분석 도구를 배포해야 합니다.


4. 개방을 촉진하고 차별을 철폐합니다.

개방성을 촉진하고 미세한 공격들에 적극적으로 대처합니다. 회사는 따돌림 및 괴롭힘과 같은 차별적 행동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유지하고 관리자와 직원이 미세 공격을 식별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개방적이고 환영하는 행동을 구성하는 기준을 설정하고 리더와 직원에게 그 행동에 따라 어떻게 살고 있는지 서로 평가하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5. 다변수 다양성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통해 소속감을 키웁니다. 

회사는 모든 직원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다고 느끼는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관리자는 다변수의 다양성에 대한 약속을 전달하고 가시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개인과의 연결을 구축하고 직원 리소스 그룹을 지원하여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조성합니다. 회사는 또한 내부 설문조사에서 소속감을 명시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구글 다양성 리포트에 따르면 16개의 다양성 그룹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인텔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은 다양성이 위배되었을 때 비즈니스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관리한다고 칩시다.(심지어 구글도 AI의 다양성 위배 가능성을 알린 다양성 책임자를 해고해 문제가 있었지요. 이 또한 다른 글에서 깊이 파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소규모 기업에서 이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질 뿐더러 어려움이 큽니다.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해 우리에게도 머지않아 곧 닥칠 문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15년 이후에는 준비를 잘 해나간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성장률에서 급격한 차이가 벌어지게 되지 않을까요. 


소규모 기업은 어떻게 '다양성과 포용'을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가 꿈꾸는 '다양성을 갖춘 일터'의 모습을 상상하며 HOWTO를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중시하는 리더십이 존재하는 일터입니다. 

다양성/포용을 향한 지속적인 리더의 메시지와 지지는 구성원에게 자신의 가치관으로 인해 배척당하지 않을 것이란 안정감과 소속감을 줍니다. 강한 소속감은 일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이러한 포용적 리더십은 대표뿐만 아니라 구성원과 직접적으로 함께 일하는 팀장에게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포용적 리더십 역량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포용적 리더십의 항목이 Job Description에서도 명시되고, 성장 평가 요소로서도 주요하게 평가되어야 합니다. 다양성 교육을 통해 리더가 해당 역량을 꾸준히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2) 다양성을 지닌 인재가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권한이 주어지는 일터입니다.   

‘다양성’이란 주제는 당사자성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포용의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들이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구성원의 비율을 핵심 성과 지표로 보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양성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리더십 내 다양성을 가진 인재의 비율 또한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소규모 기업은 구성원의 비율로도, 리더십의 비율로도 이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소규모 기업은 다양성의 특징을 사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당사자에게 역할과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같은 효과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가 진정한 사내의 핵심가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신의 ‘다양성’을 일에 반영할 수 있도록 권한이 주어져야 합니다. 다양성의 관점으로 사업을 바라볼 것을 독려해야 하고요. 

이들이 펼치는 프로젝트의 크고 작은 성공 경험은 조직 내 다양성이 문서로만 존재하는 어려운 개념이 아닌 사내 구성원이 실질적으로 공유하는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할 것입니다. 


3) 다양하게 일하는 방식을 장려하고, 다양한 구성원에 대한 포용을 장려하는 일터입니다. 

소수자 이슈에 대해 구성원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아젠다를 제시합니다. 자유로운 토론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각의 차이를 인식하고 구성원은 이를 포용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높아진 다양성 감수성은 일상의 의사소통이 다양성에 위배되지 않도록 노력하게 하고, 업무의 영역에서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게 합니다. 

HR에서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기업만의 방식으로 정의합니다. 구성원들에게 HR과 리더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가 업무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합니다. 


4)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성과 지표가 있는 일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업무가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하고 성과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성과 지표가 있어야 합니다. 업무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유연근무 등 다양성의 혜택을 보는 이들은 쉽게 비난 받을 수 있습니다. 함께하는 타 구성원에게도 ‘내가 이해해야지’ 정도의 포용만을 기대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경력보유여성, 워킹맘들이 이러한 이유로 주요한 롤을 맡기가 어렵습니다. ‘유연근무제의 혜택을 보고 있으니’, ‘주 30시간을 일하고 있으니’ 등의 이유로 과감하게 주요 자리에 도전하지 않고 주변부의 일을 합니다. 뛰어난 역량이 있어도 명확한 성과가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상황에 위축되어 자신의 본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여 개인에게도, 기업에도 안타까운 결과가 발생합니다. 

반면 업무와 성과가 정의되어 있다면 개인의 가치관이나 일의 방식이 아닌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들에 대한 공정한 인정을 통해 자연스레 타 구성원은 피해의식 없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이를 넘어 자신의 ‘다양성’ 또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정감을 얻는 선순환을 가져올 것입니다. 


더 나은 논의를 하는 사회를 바라며


세대 간 갈등, 인종 차별, 젠더 갈등이 이렇게 메인 아젠다로 사회에 나왔던 적이 있었을까요. 지금의 논의들은 '어떻게 하면 갈등이 줄일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누가 더 억울한가'에 더 큰 초점이 맞춰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논의 방향이 서로가 서로를 돕는 방향으로 나침반이 바뀔 수는 없을까요. 지금 우리의 싸움은 국회의원이든 정부든 기업이든 갈등 해결을 위해 일해야 하는 자들을 게으르게 만드는 방향처럼 보입니다. 근시일 내에 우리가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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