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대학생,
그리고 사회에 들어오기까지 SNS를 쉬지 않아본 적이 없다.
워낙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고,
그 때 내 감정이나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런 내가, 인스타그램 다이어트를 한 지 어느새 보름째다.
원래는 이렇게 오래 인스타그램을 비활성화 할 생각은 아니였다.
시험을 준비하는 이 주 동안만 인스타를 안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불필요한 타인들의 정보를 보지 않는 것 만으로도
내 인생에 굉장한 치유가 되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
가족들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고,
여행 중에도 온전히 내가 경험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었다.
내가 한 SNS는 과연 나를 위한 것일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일까
사실 언제나 전자라고 생각했다.
과거에 내가 올렸던 것을 보며 추억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그것도 맞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나의 삶 전체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은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 교회에서 그걸 가장 크게 느꼈는데,
목사님 말씀의 요지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살지 말라'는 것이었다.
설교를 들으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나는 대학시절부터 소위 '멋있어 보이는' 직업을 원했다.
기자, 쇼호스트, 승무원..
누구한테 소개할 때 멋져보이는 직업.. 내 기준에선 그랬다.
물론 각 직업에 대해 하고싶은 이유는 명확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식을 전해 정의롭게 살고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었고,
해외 각지를 돌아가니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견문을 넓히고 싶었다.
그리고 저 세개의 직업이 되는 것에 실패한 후,
내가 갖게된 직업도 어찌보면 꽤나 멋진 직업이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해요'하면 신기하고 반짝이게 나를 보던 그 시선들이 좋았다.
그 사명감이 나를 일하게 했던 것이다.
교회에서 셀모임을 하면서 그때도 그런이야기를 했다.
"저는 제가 했던 일들이 좋아하던 일이고,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말씀을 들으니 어쩌면 타인이 보기에 그럴싸한 직업이라 선택했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들더라구요."
그 이후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침 치앙마이에서 타인에게 자유로운 몇몇을 만나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하다가 스물 둘에 캐나다 유학길에 오른 친구.
MD로 일을 하다가 맞지 않아서 지금은 학원 데스크에서 일한다는 친구
전혀 관련은 없었지만 스무살 때부터 웹디자이너로 일한다는 친구 등등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무언가에 갇혀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또 타인의 시선에 자유로운 사람들이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
인스타그램 다이어트 한지 보름, 나의 삶의 방향은 어떻게 될지 많이 궁금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