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복수전공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세 번째 스핑크스 - 철학과의 연계성
저는 앞선 두 마리의 스핑크스로부터 무사히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야기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 번째 스핑크스를 만났습니다.
“철학을 복수전공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만일 스마트폰을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대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기능 하나하나를 나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는 컴퓨터를 전화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추상적으로 답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철학을 복수전공한 후 저의 변화를 말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된 후에 당연히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복수전공 이후에 당연히 저는 철학을 더 많이 공부하게 되었죠. 그러나 이는
만족스러운 설명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이후로 사람들은 인스타, 유튜브, 배달 어플들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저도 토머스 쿤의 관점으로 과학을 바라보게 되었고,
스피노자처럼 살게 되었다고 나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나열 역시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좀 더 추상적인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은 정보에 대한 접근력을 비약적으로 올려주었습니다. 터치 몇 번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죠. 세상은 급속도로 연결되었고 시야는
넓어졌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철학을 공부한 후로 저의 식견은 넓어지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중요한 정보들에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모든 사람은 영향력 있는 어떤 철학자를
신봉한다.” 이처럼 철학은 어디에나 숨어있습니다. 철학을 공부한 후로 그 기저에 깔린
생각을 잘 읽게 되었었습니다. “아 저 사람은 상대주의를 강하게 믿는구나” 처럼 말이죠.
이런 능력이 본 정공과 합쳐진다면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문제 자체를 볼 수 없다면 도구를 쓸
수조차 없겠죠. 저는 문제를 보는 식견 자체를 철학을 통해 길렀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이 강력한 이유는 다양한 앱을 구동하는 능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철학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철학은 어떤 공부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었습니다.
철학과에서 저는 논리적 사고력과 글을 읽는 힘을 길렀습니다. 글을 읽지 않는 공부나
논리가 없는 공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하든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저에겐 철학이 길러준 지적 능력이 있기 때문이죠.
마무리
지금까지 제가 만난 3마리의 스핑크스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다행히 저는 아직까진
잡아먹히지 않고 계속 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동일한 스핑크스를 만났을 때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만일 위험하다면 답을 베껴서라도 꼭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살아남아서 함께 철학과에서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새로운 철학과
스핑크스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때에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