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시집갈 때 나는 대학 간다.
7. 흔들림 없는 항해.
사실, 학교를 입학하기로 결심하고,
원서를 넣고, 결과를 기다리고,
합격하는 동안, 매 순간 설레거나, 벅차거나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합격한 이후부터 알 수 없는 부담감이 서서히 느껴지기도 했지만, 애써 모른척했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에서,
내가 앞으로의 4년이라는 시간을 학교에 쓰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과거에 발목 잡혀 있는 나의 콤플렉스를
넘어서기 위해 내 미래의 시간을 쓰는 게
맞을까 하는 게 가장 컸다.
그래서, 내가 이 시기에 해야 하는 일들을 놓쳐
나중에 또 다른 콤플렉스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까지 느껴지기도 했다.
또, 나의 선택으로 잘못된 결과를 낳게 될까 봐
무서웠던 것 같다.
나는 꽤 자주
인생도 네이버 지도처럼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검색만 하면,
최적의 길을 찾아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도를 보며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길처럼
내 인생의 목적지에도 안전하게 도착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가 있어도 초행길은 초행길이다.
두 세번 가본 길이 아니니 지도가 있다한들 헤맬수 있다.
하물며 우리의 인생은 지도는 커녕
검색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언제든 길을 잃는 건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내 인생의 지도는
이미 나의 마음안에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나는 나를 믿고 앞으로 가야 한다.
내 삶에서 방향키는 오직 나만이 잡고 있고,
그 방향을 틀어버리는 것도 정방향으로 놓는 것도
다 나의 몫이다.
지금 방향은 정방향이다. 그러니 나는
나의 선택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흔들리지 않고 항해해야 한다.
흔들리는 순간 작은 물살에도 크게 휘청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