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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일기 Aug 02. 2023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북유럽여행을 마치고

회사에서 우연한 기회로 직원 몇 명과 조를 이루어 8박 9일의 비교적 짧지 않은 북유럽 여행을 갔다

그전에도 일원 중 한 명이 간다 못 간다 말이 많아서,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는데 어쨌거나 우리는 미리 예약한 여행사로 잘 출발하였다

그곳에서도 일정에 맞추어 여기저기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고관절 수술을 한 어머니를 생각하면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수술이 잘 되었다는 말을 듣고 안도를 하면서 여행을 떠났기에 별다른 걱정은 없었다

설마 여행 중에 돌아가시지는 않겠지라는 막연한 안도감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누르면서 잘 회복되시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로 한 새벽 돌연 보이스톡이 울리었다

사무실일로 쫓기다시피 바쁜 와중에 떠난 터라 결국 로밍도 하지 않고 떠난 상태라 가끔 가족들과 호텔 와이파이로 카톡정도만 하였다

그런데 새벽부터 보이스톡이라니? 잠결이지만 이상하다 싶어 얼른 핸드폰을 보니 '엄마 일어나, 할머니 돌아가셨어'라는 둘째 딸아이의 톡이 와있었다

아마 보이스톡을 하다 내가 잠결에 받지 못하자 다시 카톡을 한 모양이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일단 가이드한테 좀 더 일찍 떠나는 비행 편을 알아봐 줄 수 있냐고 하였다

가이드는 거의 낙담하듯 당일 표를 구하기도 힘들고, 하루에도 몇 번 비행이 뜨지 않고, 가더라도 도착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2~3시간 정도이니,  그냥 일정에 맞추어 가는 편이 낫다고 했다

아니면 근처 헬싱키 공항으로 알아서 택시 타고 가서,  취소되는 비행 편을 알아보고 가라고 했다

순간 머리가 핑 돌았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빨리 오늘 일정이 마치고, 정한 시간이 좀 더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언어도, 길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막연히 일정대로 움직이며 눈물범벅으로 다른 여행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참고 참으며 시간이 어서 흐르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되어 출발을 했고 비록 중간에 비행기가 연착되어서 1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지만, 다음날 저녁 가까스로 장례식장에 늦게나마 도착을 하였다

이미 이틀째라 신랑 혼자서  문상객을  치루냐고 고생한 뒤였다

조용한 장례식장에 몇명 늦게까지 계신 문상객들을 바라보면서,  그나마 지금이라도 도착해서 어머니께 마지막 조문을 올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음날 새벽 발인은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장례 절차대로 묵묵히 따라갔다

발인 하는 중간에 오열할 때도 있었으나, 가족들과 함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 후 장례를 치른 지 5일째가 되었지만, 몇일 동안 비몽사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기온도 북유럽의 서늘하여 춥기까지 하여 경량 패딩을 입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폭염을 맞으니 몸도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항상 따뜻한 재치와 유머로 편안하게 해 주신 시어머니의 부재가, 나를 힘들게 했다

4년 전에 아버님이 이후 어머님이 돌아가시어 더 이상 시부모님은 아무도 안 계시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서글프다

또한 제대로 며느리 노릇을 한 것이 없다는 죄책감도 나를 더욱 아프게 했다

신랑은 하루 24시간에서 어떻게 12시간 이상을 잠을 잘 수 있냐고 한다

아마 나 스스로 가라앉은 나 자신을 부축혀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대체 7월 말 여행하기 전 15일 이후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걸까?

지금은 다시 시간을 돌려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부를수도 없이 그냥 부재인 상태를 견디어야만 한다

매일을 침대애서 하루의 반을 보내었다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 생각하니 그나마 정신이 차려지며,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게 된다

당분간을 이렇게 긴 여행은 가기가 힘들 것 같다.

 다시 적응하기가 몸도 힘들고 지금의 아픔과 트라우마가 한동안 지속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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