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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너프 May 21. 2023

열병을 앓아본적이 있었나?

안녕 언니

우선 난 친한 친구랑조차도 이런 교환일기를 써본적없는데 이렇게 성인이 되어 쓰는 교환일기에 꽤나 설레임이 느껴진다.


언니의 첫 편지를 읽고 곰곰이 생각해봤어. 난 정말 어떤 사람일까하고. 지금의 나의 모습이 10년 전과는 많이 다르다는걸 나도 요즘에서야 느끼고 있거든. 그런데 그걸 모르겠어.. 어떤게 진짜 내 모습인지 말이지.. 그걸 알려는 고민은 무의미한걸까?


그래서 첫 편지에 대한 답은 조금 뒤로 미루려고. 나에게도 시간이 필요한것 같아서..


그래도 나에게 언니라는 사람이 예전보다 더 의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본능적으로 나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만큼 편안하다는 거야 ^^


난 요즘 뭐가 제일 아쉬운 지 알아?

난 살면서 뭐에 미쳐볼만큼, 열병을 앓을 만큼 뭔가를 치열하고 가슴뛰게 사랑하고, 원하고 열망했던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을 하니 없었던 것 같더라고..

그게 너무 스스로한테 아쉬워.


학창시절때 친구들이 부모님이 주신 급식비 몰래 빼돌리면서 HOT,GOD 카세트 테이프 사고, 브로마이드 사고, 팬클럽 가입하고 열렬히 응원하고 할때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었거든. 그런데 수십년이 지난지금, 그때 울고 불고 가슴 앓이하던 철없어보이던 친구들의 순수한 열정이, 사랑이 부러울 정도야.


난 왜 그토록 모든 것에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살아왔던 것인지 궁금해.. 그리고 슬퍼.. 지금도 여전히 그러는거 같아서


그렇게 북토크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찾아야 한다고 설파했는데.. 난 정말 그런게 있었나?

미치도록 푹 빠져본게 뭐였지? 싶어.


주말이 다 갔다. 그래도 내일 아침 일찍 우리 만나네 잘자 곧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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