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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Tonic Dec 04. 2021

[ 아마존 시리즈 #2 ] 미션과 비전 (Mission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우다
# 2



이미 눈치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아마존 시리즈는 top-down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 글에서는 제프 베조스의 유일한 자필 서적을 소개하면서 아마존을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으로 정의했다. 그럼 지금부터 미션과 비전을 필두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의 성장 동력을 파헤쳐 본다.


미션과 비전이란?


미션과 비전은 때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되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되며 아마존도 아래와 비슷한 구조를 사용한다.

            

많은 스타트업들도 위의 구조를 따라 미션을 설정하지만 대표적으로  가지 난관에 봉착한다.


1. 미션이 서비스나 제품에 한정되어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2. 미션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명확한 action item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


놀랍게도 아마존은 이 두 가지 함정을 영리하게 피했는데, 아래의 미션은 장기적인 방향성과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할 지침을 동시에 제시한다.


To be Earth’s most
customer centric company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는 것

별거 없어 보이는 문구를 보고 어디선가 실망의 표정을 짓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설명을 덧붙이겠다. 아마존 미션 원문은 "고객 중심"이라는 존재 이유(why)를 달성하기 위해 IT를 사용하여 고객의 최상의 구매 경험사업의 성공을 돕겠다는 두 가지 비전(what)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비전은 아마존의 중심 사업인 아마존 닷컴 (amazon.com)과 아마존 웹 서비스(AWS)로 실현된다.


We aim to be Earth’s most customer centric company. Our mission is to continually raise the bar of the customer experience by using the internet and technology to help consumers find, discover and buy anything, and empower businesses and content creators to maximise their success.


물론 어떻게 ‘고객 중심’이 회사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아까 언급했던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미션이 아닌지 의심할 수 있지만 필자는 아마존에서 6개월간 근무하면서 ‘고객 집착’이 일상 업무의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나의 일화로 아마존 CEO 베조스의 이메일로 고객의 불만 사항이 접수되면 그는 "?" 물음표 하나를 달아 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전달한다. 그럼 부서 담당자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최대한 빨리 그 문제를 해결한다. 극단적인 일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백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회사의 CEO가 여전히 한 고객의 불만 사항에 이처럼 반응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는 소비자가 백만 명의 똑똑한 아마존 직원들보다 훨씬 까다롭고 민감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아마존 내부에서 고객의 목소리가 무시되거나 묵살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늘 직원들을 일깨운다.


이 점에서 창업가들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실패하는 창업가는 누구보다 자신의 제품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 본인의 니즈를 제품에 담기 위해 매우 노력한다. 하지만 그 이후 들어온 고객의 피드백엔 그만큼의 노력과 열성을 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창업가는 소비자가 누구보다 까다롭고 예민하다는 사실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창업가 스스로 고객보다 제품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순간 망하는 지름길로 들어선다. 고객 중심적이라고 스스로 자부한다면 아래의 유명한 flywheel을 보면서 본인이 진정으로 고객 중심적이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Amazon Flyhwheel


위 그림의 한가운데 Growth라고 적혀 있듯이 Amazon Flyhweel은 온라인 서점으로 출범한 아마존이 모든 영역에서 전 세계 시장을 독식하게 만든 강력한 성장동력이다. 그리고 이 엔진은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움직인다.


1. 고객 경험 Customer Experience
2.  낮은 가격 Lower Price


첫 번째 동력인 '고객 경험'은 이미 많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하지만 두 번째 동력인 '낮은 가격'에서 진정한 고객 중심의 여부가 판가름 난다. 근시안적인 창업가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어느 정도 사용자가 유입되고 안정적인 성장률을 보이면 가격을 높여 매출을 올리겠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물론 고객 경험을 개선해 가격 인상의 정당성을 마련하면 다행이겠거니와 웬만한 개선으로는 기존의 충성고객들을 잃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베조스는 지속적인 고객 경험 개선은 어차피 필수 불가결한 영역이기 때문에 무한대의 성장을 위한 또 다른 엔진으로 가격 인하 전략을 선택했다. 물론 몇 년 간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일정 scale에 다다랐을 때 아마존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허무맹랑하게만 보였던 Flywheel의 가설은 완벽하게 검증되었다. 몇 년 동안의 적자를 예상하고도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만족에 극단적으로 집착했던 그의 사업적 광기가 분명했다.




과연 나 스스로도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눈앞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연장하는 상황을 견디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베조스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한 것이 아니다.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디테일을 끊임없이 개선했다. 그리고 마침내 온라인 책방을 이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회사로 변모시켰다.


다행히 고객 중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제품을 개선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고객과 ‘가격 밀당’을 반복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때문에 고객 만족을 위해 단기적 손해를 감수하는 것마저 경쟁력임을 기억하고 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에 서 있는지 늘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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