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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연작가 HiYeon Mar 24. 2023

홈스테이 한 달 만에 탈출하다.

생각과는 달랐던 나의 처음 해외생활.



오늘따라 한국이 생각 나는 밤이다. 

내가 있는 캐나다는 참 재밌는 곳이다. 

어떨 땐 한국이 생각나고 한국을 정말 가고 싶은데, 막상 이 나라를 떠나세요 하면 아직 떠날 준비는 안된 거 같다. 여름이 점차 다가와서 그런지 날씨가 사일 내내 한 없이 밝았다가 5일은 또 주야장천 비가 내린다. 

참 재미있는 도시이다.


오늘은  타임머신을 타고, 내가 처음 홈스테이를 간 날로 돌아가 볼까 한다. 

20대 초였던 나는 모든 게 신기하기도 하고 겁도 많이 났었다. 

어학연수나 워킹훨리데이를 오신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 할거 같다.

어학연수와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동안은 최대한의 영어 환경이 설정되어

 영어를 자주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가지고 올 것이다.


처음 홈스테이를 간 날, 나를 호기심 어린 얼굴로 쳐다보던 홈스테이 맘의 막내딸이 생소하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그런 친구들을 보면 정답게 느껴진다. 시간이란, 

다운타운에서 꽤 떨어진 이 홈스테이 집은 한 시간 반정도 되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첫날, 홈스테이 집에 도착한 후, 사실 너무 서러워서 엉엉 울었다.

홈스테이 맘도 살기 빠듯해서 인지 그녀는 나에게 시종일관 이것저것 참견을 했다. 

예를 들면, 샤워를 얼마나 하는지 물었고 샤워를 10분~15분 안에 끝낼 수 있다 하니 

너무 기다며 줄여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외에도 휴지 사용을 체크하더니 휴지 사용을 많이 했다고 한 소리를 추가로 들었다.

생각보다 내가 생각했던 홈스테이와는 거리가 아주 많이 멀게 느껴졌다. 

그때의 나라는 사람은 정신력도 많이 약했고 그래서 이런 상황이 더 서럽고 분하게 느껴졌다.

다들 한 번쯤은, 외국 홈스테이 집에서 살면서 다정하게 날 대해주는 홈스테이 식구들을 생각하지 않는가?

나의 첫 홈스테이 

해외에 오고 나서 막상 기댈 곳이 없던 나는 더 공허하고 힘들어했던 거 같다. 

막상 다른 나라에 나와는 다른 처음 보는 사람들이 사는 집에 오니 그렇게나 외롭고 공허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예민해진 상태에 홈스테이 맘까지 따듯한 시선으로 나를 봐주지 않으니 심적으로 더 힘들어하고 예민해졌다.


홈스테이 도착 후 3일째 되던 날, 

홈스테이 첫째 딸이 다운타운을 딱 한 번 안내해 줬지만 내 영어의 실력은 부족했고 처음 보는 이 큰길들이 너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홈스테이 집에서 다운타운에 도착은 했는데 다운타운에서 집을 돌아갈 때는 장차 4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것도 겨우 겨우 용기 내서 지나가던 캐네디언에게 어떻게 하면 이 집으로 갈 수 있냐며 손짓 발짓 해가며 물어본 결과 겨우겨우 지하철역을 찾았다.


힘들게 집에 오니 많이 서러웠고 이런 일들이 쌓여서 결국은 홈스테이집을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새로운 친구가 된 로날드에게 내 계획을 설명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 도와달라는 나의 부탁을 다행히 친구는 흔쾌하게 수락을 했고 그 뒤로 일시천리로 계획을 실행했다. 

홈스테이맘에게는 문자로 한 달을 더 연장하지 않고 홈스테이를 떠난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들어갈 때도 이런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 한 달만 살기로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홈스테이맘이 계속해서 더 연장해서 살 생각 없냐고 회유를 했었고 결국, 그 회유들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만든데 한 몫하기도 했다.


짐을 싸들고 나오는 순간은 짜릿했다. 그때 정말 운이 좋았던 거 같다. 

모든 계획이 착착착 실행되었고 모든 게 맞아떨어지며 홈스테이에서 더 이상 마음고생을 하지 않아도 돼서 말이다. 그 도와준 친구와는 현재 7년째 되는 우정을 갖고 있다. 홈스테이의 불편함과 부조리함에 대해 유학원을 통해서 호소했지만 결국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긴 했지만 그때 당시는 화가 났던 일이 시간이 지나니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지금도 그 친구와 가끔 그때 당시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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