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트업의 성공 방식은 이렇다.
제품을 런칭하여 빠르게 유저를 모아 투자를 크게 받고 시장점유율 1위가 되는 것. 당장의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의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면 적자가 나도 계속 공격적으로 마케팅하여 성장하는 것. 이것이 그동안의 잘되는 스타트업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책 <일을 버려라!>에 나오는 Basecamp는 일반적인 스타트업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기업이다.
목표를 정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을 변화시키지 마라, 오늘 못 끝낸 일은 내일하면 된다 등 속도가 중요한 일반 스타트업들과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한다.
이 책에서는 Basecamp가 지난 20년동안 사업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던 회사 운영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회사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지속될 방법에 대해 관찰하고 깨달은 사실들을 전해준다.
Basecamp는 조용한 회사가 되길 원한다. 벤처캐피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받는 투자없이 이익으로만 운영하는 회사로 만들었다.
회사가 곧 제품이라고 생각해서, 제품의 발전 뿐만 아니라 회사의 발전을 생각한다. 진짜 좋은 회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회사가 잘되기 위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어떻게 줄지 고민한다. 그리고 연봉 협상도 없이, 직원들에게 업계 상위 10%에 해당하는 급여를 준다.
또한, 해마다 총이익이 증가한다면 그해에 발생한 이익의 증가분에 대해 25%를 직원들에게 분배한다. Basecamp가 생각하는 복지혜택은 직원이 일에서 벗어나 더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도록 돕는 것이다.
요약해보면, 우리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성장하면서 이익을 내고 이런 이익을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회사인 것 같다. 여기까지는 너무 좋고, 마인드의 차이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다. Basecamp는 경쟁을 안한다고 한다. 산업이나 시장을 지배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시장 점유율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직 중요하게 보는 것은 Basecamp가 탄탄한 자본을 가지고 건강하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가이다. 비용을 감당할 수 있고 이익을 낼 수 있는 매출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경쟁없는 비지니스가 있을까? 아무리 다른 회사와 비교하지 않고 경쟁하지 않는다고 해도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시장에서 마케팅을 진행하여 유저를 끌어모은다면? 훌륭한 기술력으로 제품을 압도적으로 더 잘 만든다면? 이땐 타격이 있지 않을까?
사실 이부분이 아직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요새 떠오르고 있는 부트스트래핑 창업을 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Basecamp는 20년된 회사로 그동안의 스타트업씬에서는 유별나면서 되게 특이하게 살아남은 회사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회사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AI의 빠른 발전으로 1인 창업가들도 많이 생겨나고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Micro Saas도 많이 생겨나고 있으니까. 어쩌면 스타트업의 정의도 바뀔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