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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die Feb 12. 2024

그들이 군대를 외면하는 이유

젊은 세대들이 직업군인을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직이 그들의 성장에 무관심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대부분의 상급자들은 하급자들의 교육, 성장에 관심이 없었다. 군내에서 교육을 다녀온 사람들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놀러 갔다 온 것’으로 인식한다. 그들(상급자, 지휘관)에게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부대, 조직의 일이 중요하지, 그 일을 하는 구성원들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다. 교육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결국 현재 조직을 외면하고 자신의 영달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인식한다. 왜냐하면 교육으로 인해 빠진 공석은 결국 다른 사람이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군대 내에서 어떠한 교육과정에 지원하고 참가한다는 사실은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손해와 흠집을 끊임없이 ‘감수’하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우리가 비교적 자주 접하는 미군은 어떨까? 우연히 미군 고급장교들이 하급자의 커리어 발전을 위해 상담을 해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본 적이 있었다. 그 상담의 대부분은 앞으로 군 복무를 위해 이수해야 하는 군사교육 혹은 학위과정에 대한 추천이었다. 해당직군, 계급에서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군사적, 학술적 능력은 결국 군내 외 교육기관의 교육과정 이수를 통해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상담의 핵심이었다. 진급을 위해서는 특정 보직 근처에서 ‘맛집 줄 서기’처럼 줄 서있다가 기어코 그 보직에 들어가야 한다는 어떤 조직의 상담과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문득 몇 년 전 미군 군사교육을 받을 때 한 미군동료와 야간 경계근무를 서며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다. 내가 왜 이 군사교육 과정에 오게 되었냐고 묻자, 그는 “FBI에 가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그가 군에서 이수하는 모든 교육과정들은 미국 최고 수사 기관인 FBI에 취업하기 위한 ‘인증된’ 자격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런 것들이 오늘날 초급간부 획득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군을 청춘을 ‘갈아 넣는’ 곳이 아니라 우리 후배들이 스스로 이곳에서 기회를 찾고,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조직에 팽배한 ‘반지성주의’를 척결해야 한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장하는 전사를 키워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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