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펀투 Mar 01. 2022

통통이와 나

대상포진

곡 제목 : It's OK

어제 시작된 통증은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얼큼한 느낌이었다.

오른쪽 가슴, 옆구리, 등을 잇는 띠 모양으로 통증 분포가 느껴진다. 두드러기 같은 건 없다.

담이 온 거라 생각했으나 통증이 분 단위로 점점 선명해진다? 도트데미지가 틱마다 증가하는 느낌.

“아, 이건 다르다.”

새벽 1시, 뇌리에 스치는 그 단어 ‘대상포진’.

6년 전 어머니께서 겪은 바 있기에 기억한다.

골든타임이 있다. 항바이러스제를 최대한 빨리 투약해야 한다.

수포가 몸에 보이지 않으면 처방해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기억한다.

수포가 없지만 응급실에 일단 갔다.

의사선생님: “수포도 안보이고 어깨를 많이 써서 생기는 근육통일 수도 있고, (후략)” 

예상한 시나리오다.


“선생님 말씀대로 수포는 없습니다만, 띄모양으로 나타나는 통증분포가 대상포진의 초반 증상과 흡사합니다. 항바이러스제를 될 수 있으면 빨리 투약하면 좋다기에 부탁을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쌤: “이전에 약물 알러지 반응 같은 거 없으셨죠?”

(처방전 꽝꽝)

“감사합니다!”


동봉된 진통제 덕에 약간의 수면을 취할 수 있었고,

내원 12시간이 경과한 지금 미세한 수포가 올라온 게 보인다.

통증은 6dB 정도 증가한 느낌이다.

이 짜릿한 느낌은 침묵했다 외치기를 반복한다.

통증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통통이’

그가 소리칠 때면 나도 인사를 건넨다.

‘통통 씨 또 오셨수?”


늦지않게 항바이러스제를 획득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운동 삼아 작업실 출근하여 가볍게 연주하고 오늘은 일찍 귀가한다.

작가의 이전글 실력보다 인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