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쓰기 숙제
군사정권 시절에 초등학교에 다녔던 나는 국군의 날 행사로 진행되는 여군의 제복 입은 모습이 무지 멋있었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내 꿈은 여군이었다. 여군이 되리라는 마음을 먹으며 사진들을 모으기도 했다.
중학교에 가면서 국어 선생님들이 멋있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내 꿈은 다시 바뀌어 소설가나 국어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대학은 취업이 잘 되는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직업으로 학습지 글쓰기 교사를 했다. 중간에 10년 이상은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일을 했지만 결국 나는 지금도 학습지 글쓰기 교사를 하고 있다. 이번 9월 말까지 하고 은퇴할 생각이다.
중학생 글쓰기 지도를 하는데 꿈에 대한 글쓰기를 하자고 하면 으레
“저는 꿈이 없어요.”
한다. 참 난감하다. 꿈에 대한 글쓰기인데 꿈이 없다는 아이들에게 꿈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리 잘 풀어 설명해 보고 써보게 하지만 능력 부족으로 글쓰기가 힘에 부친다. 나는 어려서 여군이라는 꿈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또 국어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이야기를 해봐야 콧등으로도 안 듣는다. 요즘 아이들은 고집이 강해 꿈이 없다고 잘라 말하면 그다음 말이 궁색해진다. 그러면 꿈이 없어도 훌륭한 인물이 된 IT업계의 사람이나 PD이야기, 주류회사 사장이야기를 해주며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가슴에 작은 씨앗 하나 간직하고 살면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소심하게 말해본다.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해서 거의 다 그때의 꿈은 대통령, 판사, 검사, 경찰, 과학자가 주를 이루었다. 요즘 아이들의 꿈은 가수, 유튜버, 체육선수, 의사 등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우선인 것이다. 우리 어렸을 때 가졌던 대통령의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꿈이라도 크게 가졌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돈을 잘 버는 직업을 꿈으로 삼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꿈이 없다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중학교 3학년쯤 되면 장래 희망을 품어야 하지 않을까? 꿈이 없다는 아이들과 꿈에 대한 글쓰기 수업은 참 힘들다. 꿈을 갖자는 캠페인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여군이나 국어선생님은 되지 않았지만 글쓰기 지도를 하는 나는 비록 학습지 선생님이라도 되었으니 내 꿈의 반을 이룬 것을 아닐까?
객원 기자로 활동하면서 55편의 글이 인터넷 신문에 실렸다. 작가는 아니지만 작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아직도 나는 내 꿈을 가지고 있다. 글을 써서 작가로 데뷔하는 것이다.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