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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Jun 12. 2022

#01. 내가 이직을 대하는 자세

주저하는 취업 희망자들을 위해 - 일본 취업 (UX/UI 디자이너)


프롤로그

지금까지 한국에서 1번, 일본에서 5번, 총 6번의 이직을 했다. 매번 그 순간에 가지고 있던 이유들로 최종 결단을 내렸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부정적으로 이직을 한적은 없다. 주위에서 부정적인 이유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기에 모든 이직이 긍정적인 상태로 이루어진 것은 운이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앞으로도 긍정적이길 바란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이직에 대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사실 일본에서는 이직을 자주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이유 등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 전 회사에서 동료들과 잘 섞이지 못했을 것이다
-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 회사에 적응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 또 금방 질려서 빨리 그만둘 것이다
등등

다행히도 IT기업의 경우 크게 신경 쓰지 않거나 바뀌려고 하는 곳이 많아서 이직 횟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회사가 더 많으며 늘고 있는 추세이다. 긍정적인 이유의 이직 횟수는 오히려 메리트가 되기도 한다.


이 기사를 시작으로 UX 디자이너로서 일본에서의 취업/이직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일본에서의 이직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이직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 이직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모습을 그려보다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에서 딱 끊지 못하고 편의점 점주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염창희(이민기 배우)를 본 아버지(천호진 배우)가 한마디 하자 욱한 염창희가 다음과 같이 대드는 씬이 나온다.

JTBC -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아버지 : 100세 시대에 앞으로 6-70년은 더 살아야 되는데 어떻게 살 거야?

염창희 : 잘요.

아버지 : ......

(중략)

염창희 : 아, 그 긴 세월을 어떻게 계획을 세우냐고요! 막말로 6-70년이면 뭐, 이렇게도 살고 저렇게도 살고 그러면 되지 그걸 뭘,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계획을 세워요! (중략)

아버지 : 사내자식이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그런 전화 하나 딱딱 못 끊고 말이야, 쯧

염창희 : ...... 뭐, 아버지는 인생을 계획한 대로 사셨습니까? (중략)

염창희 : (중략) 한여름에 에어컨도 안 나오는 공장에서 그냥 푹푹 쪄 가면서 뭐, 그렇게 살기로 그렇게 계획하고 여기까지 오셨어요?!!! 예? 그러셨어요? 뭐, 말씀해보세요!!!

무뚝뚝하고 부족한 표현이지만 아버지는 아마도 염창희의 삶이 자신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씀하셨을 테다. 대들면 안 되겠지만 염창희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하얀 백지처럼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사는 것은 아니겠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가까운 미래도 예상하기 쉽지 않은데 먼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모르는 인생 흘러가는 대로 잘살아야지라고 생각하면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는 할 수 있겠지만 명확한 방향성이 부족해 순간의 운에 맡기는 점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순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준비되지 않거나 혹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실행하지 못하는 최악의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생각의 방식과 마인드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처럼 6-70년 후를 생각하긴 쉽지 않겠지만 1년 후, 3년 후, 5년 후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굉장히 가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 나의 부족한 점, 성장해야 할 점, 앞으로 경험해야 할 점을 파악하고 지금 당장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방향성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회사에 뼈를 묻는 것이 아니라 '이직'을 시야로 두고 있다면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면 가까워지더라


나는 반년에 한 번꼴로 몇 년 후의 나 자신을 그려본다. 뭐 딱히 대단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니다. 변수는 항상 발생하기에 완벽한 나의 모습을 그리는 것보다 내가 갈 방향성을 위한 뼈대를 그려보는 것이다. 거기에 지금까지 해온 것을 되돌아보면서 잘라내야 할 살은 자르고 붙여나가야 할 살은 붙여보는 것이다. 또 과거 반년 간 내가 경험한 점, 실패한 점을 토대로 되돌아보고 재설계하기 때문에 1, 3, 5년 후의 나의 가까운 미래는 항상 업데이트가 되어 있다.

이런 행동은 지금까지의 이직 경험에 있어서 '성공적인 결말'을 내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 수시로 들어오는 많은 오퍼 중에 매력적인 오퍼의 경우, 준비가 되어 있기에 즉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고 때문에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이직을 할 수 있었다.




떠나는 것은 배신이 아니야


뭔가 배신하는 느낌이야


일본에서 첫 이직을 할 때 퇴사를 하겠다고 전해야 하는데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죄를 짓는 듯한 기분의 죄책감, '내가 하던 일은 이제 내가 안 하는 거지?'라는 불안감, 나 자신이 그만두기로 결정해놓고 하던 일을 놓아야 한다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는데 이상한 감정이 왔다 갔다 했다.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고 좋은 평가와 많은 성과를 내고 있었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았으며 내가 주도하던 일도 여럿 있었기에 매니저들이 오랫동안 만류했었다. 이미 이직은 정해졌기에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많은 갈등을 했다.


이런 마인드!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몇 번 이직을 해보니 알겠더라. "나 없이는 회사가 안 돌아가"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나 없어도 회사는 당연하게 잘 돌아가고 새로운 자원은 넘쳐난다. 그렇다고 이뤄왔던 성과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 말자. 떠나는 것은 배신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그려가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며 다른 사람의 잣대로 나의 인생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조언은 감사하게 존중하고 참고하되 자신의 인생은 결국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결정을 타인에게 휘둘리지 말자.


이직을 결정했다면 미련을 가지지 말고 내가 맡은 일은 마지막까지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고 퇴사 전까지 끝낼 수 없는 일이라면 중요한 정보는 잘 정리해서 후임에게 확실하게 인수인계를 하자. 물론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자. 박수받을 수 있는 서로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긍정적인 작별을 하자.




내 앞길은 스스로 챙겨야 해

나는 반년에 한번 나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몇 번의 이직 경험을 하면서 개선을 하며 전략적으로 성장했는데 COVID19의 영향으로 인해 커리어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보며 이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COVID19가 터지고 항공길이 갑작스럽게 닫히면서 여행 관련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해외 관광객을 주 타깃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여행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관광객이 갑자기 끊기다 보니 일이 줄어들어 강제로 1년간 휴직을 하게 되었다. COVID19가 길어지다 보니 복귀의 시간은 멀어져 갔고 결국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게 되어 퇴직하게 되었다.
취업비자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강제적인 취업활동을 시작하고 반년 이상 재취업에 고생하다가 지금까지의 경험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변수 중에서도 쉽사리 예상하기 힘든 큰 변수라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지만 원래 자신의 커리어 경험을 이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더 리스크가 컸다.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력서와 직무 이력서는 당연한 이야기이고, 포트폴리오도 반년에 한 번 정도는 재점검을 하고 업데이트를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업계 정보와 이직에 대한 정보도 수시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아무런 문제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누구에게 화를 낼 수도 없고 남 탓을 할 수도 없다. 결국 자신의 앞길은 스스로가 챙겨야 한다. 그 누구도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




내가 타야 할 타이밍일까?


나만의 이직 신념


커리어를 쌓아 가면서 이직을 생각하게 되는 타이밍이 있었는데 몇 번의 경험을 하다 보니 나만의 커리어 신념이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전제 조건이 '절대 부정적인 이직은 하지 말자'이다. 내가 정의하는 부정적인 이직은 '불만, 부적응, 대인관계 실패, 포기로 인한 이직'을 말한다.


<긍정적 이직을 위한 나만의 3요소>

1. 현재 회사에서 만족할만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

2. 현재 회사보다 다른 곳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성장폭이 크다

3. 매력적인 회사에서 '다이렉트 오퍼'가 왔다


나만의 가장 이상적인 이직 형태는 3가지 요소가 전부 해당될 때이다. 그러나 솔직히 3번째 요소는 인생에 있어서 찬스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에 절대 놓치면 안 될 거 같아서 제일 마음이 흔들린다. 그래서 1번, 2번이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도 3번이 만족스러우면 이직 활동으로 옮겨보는 편이다.




이직 후의 두려움 뽀개기

긍정적인 이직을 하게 되면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 나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기쁨, 나의 가치가 올라갔다는 만족감 등 좋은 기분에 둘러싸이게 된다. 당연하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 관계성과 신뢰의 구축, 인정받아야 한다는 압박감 등 '불안과 떨림'도 발생하게 된다.



긍정적 이미지 각인시키기

잡코리아와 인플루엔셜이 2016년에 조사한 '일할 때의 성격 변화'결과를 보면 90.3%가 동료와 잘 지내기 위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본래의 성격과 다른 태도나 행동을 보인적이 있다고 한다.

IT기업에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들었을 때 굉장히 놀랐던 점은 스스로 다중 인격이 된다는 점이다. 실제 성격은 내성적이지만 첫 출근 때 '이런 이미지로 가야지'라고 마음을 먹고 그 순간부터 연기자가 되어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고 한다. 프라이빗과 회사에서 전혀 다른 성격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회사 생활을 하며 그 상황에 맞춰서 성격이나 태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첫 출근 전에 어떤 이미지로 자신을 만들지 정해놓고 간다는 것이 새로우면서도 굉장히 놀랐다.


부정적 이미지는 한순간이다


위의 예처럼 이런 사람으로 살아야지라고 연기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번의 이직을 통해 경험을 해보니 자신의 성장, 경험, 인정받으며 유리한 입장에서 일하는  있어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낀다.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부정적으로 형성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는 수백 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가치를 각인시키기


나 = UXer


나의 전문분야는 UX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나'를 떠올렸을 때 'UX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가치를 각인시켜야 한다. 바꿔 말하면, '쟨 뭐를 잘하는 거지?'라는 이도 저도 아닌 사람으로 각인되면 UX에 대한 상담이나 일을 맡기려고 할 때 리드할 만한 사람으로 내가 먼저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프로젝트에서 UX를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이드 프로젝트와 팀 내 활동, 사외 활동면에서도 UX를 통한 활동을 통해 성과를 내며 나만의 가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내 활동>
1. 프로젝트에서 리드하면서 성과 내기
2. 프로젝트 내에서 발표하기
3. 사내 UX계몽 활동하기 (이벤트 주최, 발표)
4. 새로운 기획과 제안하기 (사이드 프로젝트)
<사외 활동>
1. UX 관련 커뮤니티 리드하기
2. UX 관련 이벤트 등단하기
3. 기사 쓰기

(※일부 활동에 대한 상세 내용은 추후 기사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사내/외 폭넓은 활동들은 어떻게 보면 조금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필수적 노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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