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적시장이 펼쳐졌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맨시티로 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하룻밤 사이 방향이 바뀐 것이다. 퍼거슨 경과의 전화통화가 그의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계약은 순식간에 진행되었고 그날 밤 바로 공식 발표가 나왔다. 12년 만에 이루어진 리턴이다. 호날두가 맨유로 돌아왔다.
역대급 이적시장이 펼쳐졌다고 할 수 있다. 축구계에서 신계로 불리는 두 선수가 모두 움직인 최초의 이적시장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 축구를 양분하며 축구계를 지배해 온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동시에 이적한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호날두는 스포르팅, 맨유, 레알, 유벤투스 등 많은 클럽을 거쳐왔기에 이적을 하는 모습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으나 메시는 프로로 데뷔한 바르셀로나에서 쭉 선수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파리에서 뛰는 메시를 상상하기 쉽지 않다. 이적이 성사된 모습도 묘하게 다르다. 호날두는 돌고 돌아 자신이 처음 스타가 된 맨유로 돌아왔기에 뭔가 동화가 완성된 모습인데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남고 싶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파리로 이적을 한 모습이라 오히려 동화가 깨진 모습이다. 이적한 모습도 묘하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신들이었다.
메시의 이적은 충격이었다. 메시는 남고 싶었으나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주급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고 새로 이적한 선수들을 등록하기 위해 메시는 이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구단 역사에 남을 선수를 고별 행사 하나 없이 작은 기자회견 하나를 통해 내보낸 바르셀로나는 유례없는 정도의 비난을 받았고 팬들은 메시의 이적에 눈물을 흘렸다.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는 기사가 발표되고 난 이후 메시의 다음 클럽 후보지는 파리와 맨시티 정도로 압축되었다. 메시의 주급을 감당할 수 있는 클럽 중 맨시티에는 메시의 은사, 과르디올라가 있었고 파리에는 메시의 친구, 네이마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의 친구, 네이마르가 있는 파리에 둥지를 튼 메시는 자신의 개인적인 마무리를 위해 바르셀로나를 다녀와서 아직 데뷔전을 갖지 못했다. 곧 메시의 데뷔전이 펼쳐지면 메시와 네이마르가 파리의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메시의 데뷔전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호날두의 이적은 반전이었다. 메시의 이적 이후 호날두도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듯 이적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곤 했다. 훈련에 불참하거나 경기에서 명단 제외가 되는 등 유벤투스를 곧 떠날 거 같은 움직임들이었다. 최초에는 맨시티행이 유력했다. 케인이 토트넘 잔류를 선택하자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했던 맨시티는 호날두로 눈을 돌렸고 새로운 팀을 찾고 있던 호날두는 이에 반응했다. 호날두의 에이전트 조르제 멘데스가 호날두의 이적을 타진하던 중 맨시티에게 역제의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맨시티는 반응했고 호날두는 준비했다. 유벤투스와 맨시티 간의 입장 차이는 있었으나 조율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많은 언론에서 호날두의 맨시티행을 다뤘다. 이를 본 맨유가 움직였다. 자신들이 키운 호날두를 맨시티에 뺏길 수는 없다는 강한 의지였다. 퍼거슨 경이 호날두에게 직접 전화하며 호날두를 설득했다. 이에 호날두는 맨시티와의 협상을 종료하고 맨유로 향했다. 반전이 펼쳐진 이적 사가였다. 그렇게 호날두는 12년 만에 올드 트래퍼드로 돌아오게 되었다.
코로나 시국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굵직한 영입들이 많이 이루어진 이적시장이었다. 그 영입들의 정점에 서 있는 게 호날두와 메시의 이적이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 둥지를 튼 두 명의 신이 새로운 팀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은 이적시장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점점 궁금해진다. 음바페의 레알 이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귀추가 주목된다. 이적시장에선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고 그 이적시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