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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진 Jul 28. 2024

시작부터 2024 파리올림픽 패셔니스타

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한국 시간 27일 새벽 3시에 파리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인 센강((the Seine)에서 열린 개회식이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서막을 알렸다. 100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 올림픽, 올림픽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열리는 최초의 개회식,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크댄싱(breakdancing),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를 강조한 컨샙, 센느 강에서 열리는 오픈워터 경기(open water swimming), 비엘리트 주자도 참여 할 수 있는 마라톤 경기, 동물이 아닌 이념을 상징하는 올림픽 마스코트 등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많아 보인다.

3주 간에 걸친 세계 로드 사이클 대회인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22일 막을 내린 후라 현지 파리에서는 끊이지 않은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착용할 단복을 공개했다. [사진=무신사]


이번 파리 올림픽은 206개국 1만50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패션으로 유명한 파리에서 개최되는 대회인 만큼 어떤 나라가 어떤한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는지 또한 큰 관심사이다. 한 외국 매체가 선정한 베스트 유니폼으로 전통문양을 사용해 일찍감치 화가 되었던 몽골 유니폼을 포함해 한국 청색 유니폼도 베스트 유니폼 10에 선정되었다.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실수가 아쉬웠지만 우상혁(육상), 김서영(수영)을 기수로 내세운 우리나라 선수단은 206개 참가국 가운데 중 48번째로 입장하였다. 이번 대표단의 유니폼은 한마디로 미니멀리즘의 청색 벨티드 수트(belted suit)라고 할 수 있다. 벨티드 수트는 군복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쟁 시 물통을 허리에 달거나, 장비를 운반 할 때 외관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벨트가 유용한 군복 장치 중 하나였다. 이러한 벨트를 자켓이나 외투 위에 매면 실루엣을 드러나게 하기에 실용적인 면 뿐만 아니라 멋을 내기 위한 목적으로 대중화 되었다.

[사진] 몽골 유니폼 (올림픽 공식 사이트) 


한국 대표팀의 상하의는 젊음의 기상과 진취성을 상징하는 벽청색을 띄고 있다. 실버 버클(silver buckle)을 한 벨트가 단연 패션 스테이먼트(fashion statement)에 해당한다. 가장 평범하면서도 대중적인 노치드 라펠(Notched lapel), 벨트 버클과 조화로운 회색 톤의 흰색 티셔츠, 심플한 한 줄의 싱글 브레스트 블레이저(single-breasted blazer)등이 미니멀리즘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하다.

블레이저라는 명칭은 '불꽃, 섬광'이라는 의미를 지닌 블레이즈(blaze)와 관련된다. 1870년대 옥스퍼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의 보트 경기(Oxford vs Cambridge University Boat Race)에서 유래되었다.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에 입고 있던 진홍색 유니폼 상의를 일제히 공중에 벗어서 던졌는데, 이 모습이 불이 타오르는 모습과 같다 해서 자켓 용어로 사용된 것이다.

[사진] 한국 대표단 운동 (올림픽 공식 사이트) 


일반적인 블레이저(blazer)는 패치 포켓과 금속 단추가 특색이나 이번 유니폼은 왼쪽 가슴에 달려 있는 태극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단색의 심플함을 특징으로 한다. 반면, 화려한 청화 백자(porcelain) 무늬를 한 안감이 은근한 화려함을 드러낸다. 하계 올림픽이니 만큼 자켓을 벗을 일이 많기에 청화 백자의 문양을 안감으로 사용한 디자인의 깊이가 느껴진다.

이번 올림픽의 마스코트는 동물이 아닌 사상과 이념을 사징하는 빨간색 모자 모양을 인간형 캐릭터로 디자인한 프리지어스(the Phryges)는 레드컬러의 몸통, 파란바지. 흰 운동화를 신고 있다. 프리지안 모자(Phrygian cap)는 원래 고대 프리지아 지역(현재의 터키)에서 유래된 것으로, 소프트 캡 형태로 뒤로 젖혀진 모양이 특징이다. 이는 로마에서 해방된 노예들을 위한 자유의 상징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모자는 또한 프랑스 혁명 동안 자유의 상징으로 사용된 이유로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 단결, 평화, 자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선택되었다.

[사진] 한국 대표단 운동 (올림픽 공식 사이트)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천 여대 드론이 선보인 오륜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성화 봉송에 불을 지핀 화살 이 인상적인 개막식으로 기억된다. 이번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선수들을 운반한 100여척의 보트, 센느강 주변의 랜드마크의 안과 밖에서 펼쳐진 공연들, 그 다양한 퍼포먼스를 뚫고 괴도 루팡이 성화를 운반하면서 프랑스 다운 한편의 뮤지컬 성화 릴레이 공연을 보는 듯 했다. 끝으로 성화봉송은 기구를 타고 에펠탑 위에서 울려 퍼지는 셀린 디옹의 "힘네 아 랑무르((Hymne à l'amour)"의 리듬을 타고 하늘을 향해 훨훨 타 오르며 베일에 가려졌던 개막식부터 큰 감동을 주었다.

패션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세계 축제인 2024 파리 올림픽이 펼쳐 보일 감동, 눈물, 아쉬움, 기쁨의 드라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대한민국 파이팅!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와 스톡홀름 경제대학교(SSE) MBA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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