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2024년 파리 올림픽은 100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 올림픽으로 경기장이 아닌 센강(the Seine)에서 열리는 개회식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크 댄싱(breakdancing),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를 강조한 컨셉, 센강에서 열리는 오픈워터 경기(open water swimming), 비 엘리트 주자도 참여할 수 있는 마라톤 경기, 동물이 아닌 이념을 상징하는 올림픽 마스코트 등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뭔가 특별한 것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이번 올림픽의 마스코트는 동물이 아닌 사상과 이념을 상징하는 빨간색 모자 모양을 인간형 캐릭터로 디자인한 프리지어스(the Phryges)는 레드 컬러의 몸통, 파란바지. 흰 운동화를 신고 있다. 프리지안 모자(Phrygian cap)는 원래 고대 프리지아(Phrygia) 지역(현재의 터키)에서 유래된 것으로, 소프트 캡 형태로 뒤로 젖혀진 모양이 특징이다.
이는 로마에서 해방된 노예들을 위한 자유의 상징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모자는 또한 프랑스 혁명 동안 자유의 상징으로 사용된 이유로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 단결, 평화, 자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 2024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 (AP Photo/Thibault Camus)
[사진 양궁 김우진 선수 - 방송 캡쳐]
양궁의 김우진 선수가 양궁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하계 올림픽 역사상 5개의 금메달이라는 최다 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남자 단식까지 또 하나의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양궁의 모든 종목에서 메달 석권이라는 쾌거를 기록하고 있다.
우스개 소리로 애국가에 “하나님이 보우(bow) 하사”와 같이 화살(bow)이 애국가에 있기 때문일까 외신들까지도 대한민국이 어떻게 양궁 종목에 이처럼 오랫동안 메달을 석권하는지 분석의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양궁은 한국의 문화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 양궁협회의 철저한 선수 선발 시스템, 훌륭한 코치진으로 구성된 고강도 훈련 프로그램과 같은 여러가지 요소들이 언급되고 있다.
양궁(archery)는 '화살(bow)'을 의미하는 라틴어인 'arcus'에서 시작되었다. 이 용어가 고대 프랑스어인 'archerie'로 사용되면서 영어로 archery로 사용된 것이다. 사냥과 전쟁에 쓰였던 활과 화살은 선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다.
심지어 그리스 신화인 아르테미스와 아폴론(Artemis and Apollo)과 노르드 신화(the Norse)에도 등장한다. 고구려 건국 신화에 주몽이 있듯 영국 민속 이야기에는 로빈 후드(Robin Hood), 스위스 민속 영웅에는 빌 헬름 텔(William Tell)과 같은 석궁의 명수가 서사 문학에도 등장한다.
경기의 중계를 위해 시청자들은 선수가 화살을 쏘는 모습과 과녁을 함께 화면에서 볼 수 있지만 현장 코치는 망원경으로 과녁을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선수와의 거리는 70미터에 달한 만큼 맨 눈(naked eyes)로는 몇 점을 쐈는지는 식별이 불가능 하다.
3관왕의 주역인 김우진 선수는 리커브 양궁(recurve archery)으로 유명하다. recurve은 ‘뒤로 휘다’라는 의미를 지니며 활의 끝 부분이 활을 풀었을 때 궁수로부터 멀어지도록 휘어 있는 독특한 모양을 지니고 있다. 동점을 기록하며 마지막 슛오프(shoot-off)까지 갔던 명장면은 계속 회자될 듯하다.
[방송 캡쳐]
양궁에서의 슛오프(shoot-off)는 동점일 때 승자를 결정하기 위한 방식으로 중심에 더욱 가까운 마지막 한 발이 승자를 결정하게 된다. ‘shoot(쏘는 행위)’와 ‘결정적인 행동’을 의미하는 off를 사용한 용어이다. off를 사용하는 스포츠 용어에는 컷오프(cut-off), 킥오프(kick-off), 플레이오프(playoff) 등이 있다.
컷오프는 뜨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와 같은 로드 사이클 같은 경기에서 팀의 선수가 시간 제한에 들어 오지 못해 팀 전체가 나머지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킥오프는 축구나 미식축구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는 단어이며, 플레이오프는 농구나 야구에서 전체 우승자를 결정하기 위해 진행되는 일련의 경기를 말한다.
양궁의 10점 만점 과녁의 둘레는 12.2 cm로 금메달을 안겨다 준 김우진의 마지막 슛오프 한발은 대략 두 개의 손톱 크기의 차이로 승자를 결정 짓는 드라마 같은 장면이 연출되었다.
기타 종목에서는 여자 복싱 54kg 임예지 선수가 올림픽 역사상 한국 첫 메달을 획득하였으며, 펜싱의 오상욱 선수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3연패 달성하며 한국 첫 2관왕과 함께 아시아 최초라는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방송캡쳐]
여자 사격에서는 임예진, 반효진, 김예지 선수가 모두 메달을 따내며 과거에 무기로 쓰였던 양궁, 사격, 펜싱에서까지 석권해 “대한민국 팀이 전쟁터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라는 외신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태극 전사들의 최고의 무기는 다름아닌 강인한 정신력이다.
부상에도 이전 경기마다 역전 드라마를 쓰며 결승전에 진출한 안세영 선수가 드디어 28년만에 베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글 Soojin Cho (조수진)
- 비즈니스리포트 편집국 국제부장 / 이사
-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 펜실베니아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 스톡홀름 경제대학교 대학원
- www.u-toeic.com 조수진 영어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