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armenPark Jan 08. 2021

퀸즈 갬빗

" 내 마음의 GPS"가 작동되기를 !

지난해 말 넷플릭스 자체 제작 시리즈로 첫 한 달 동안 무려 6200만 가구에서 시청을 하면서 최단기 최다 시청기록을 갈아치운 드라마!!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퀸즈 갬빗'은 천재적인 여성 체스 선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온라인 체스 사이트 Chess.com 에는 가입문의가 쇄도하고 여성 가입자의 문의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니, 방송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섰다를 몰라도 영화'타짜'를 보는데 크게 지장이 없듯, 체스 룰을 몰라도 드라마를 보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고 -물론 아는 만큼  보는 재미가 배가 되었겠지만- 체스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게 한다.

주인공은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고 고아원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수학적인 머리가 뛰어나서 수학 문제를 일찍 풀고 있는 그녀에게 선생님은 칠판지우개를 털어오라고 시킨다.
지하실에 지우개를 털러 갔다가 혼자서 체스를 두고 있는 관리인에게 배우기 시작한 체스는,


암울한 상황에서 그녀가 유일하게 몰입
-잠자리에서도 머리 위에서 체스판이 커다랗게 왔다 갔다 할 정도로- 하고 집중할 수 있는 놀이가 되었다.


이웃 고등학교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통쾌하게   
이기면서 체스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쌓아가던 중에, 부부관계가 그다지 원만하지 않은
-비즈니스로 출장이 잦은 남편과, 무료한 날들을 보내는 부인-가정으로 입양이 된다.

입양은 당연히 삶의 전환점이 되는데

양엄마는 술, 담배, 약물에 의존적인 사람이었지만 몽환적인 음악가 '에릭 사티'의 작품 '짐노페디'를 연주할 줄 아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었다.
딸이 체스에서 상금으로  받은 돈을 갈취하거나
터치하지 않고, 매니저로 일하며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괜찮은 사람이다.



여기서 잠깐,
-19세기 말에서 20세기 활동한 '에릭 사티'는 '드뷔시'나 '라벨'에게 영향을 끼쳤지만 음악계의 형식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린 작품들을 작곡한 소위 비주류에 속한 음악가였다.-


영화'콜레트'에서도 '짐노페디'가 배경 음악으로 아주 잠시 흐르고 있는데, 굵직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신의 음악이 흐르는 것을 '에릭 사티'는 상상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Any way
어린 시절 자신에게 체스를 가르쳐 주었던 관리인이 신문 등에 나온 기사를 스크랩해서 벽에 붙여 놓은 것을 보면서 무너지려던 마음을 다잡는데,

이 세상에서 누군가 자신을 믿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사람은 결코 나빠질 수 없다는 깨닮음을 증거 한다.  

남성 체스 선수들의 응원 또한, 정상에 오르는데 큰 힘이 된다.
남성 관객들이 극 중 여자 주인공과 동일시하지 않는 경향 때문에 대부분의 주인공이 남성인 미디어 현실에서, 남자와 여자를 떠나 인간으로의

노력과 성장을 지켜보는 일은 고무적이다.
 
그녀가 승승장구할 때마다 변해가는 패션 스타일도 관전 포인트인데, 똑똑한 여자도 매력적일 수 있음이 더욱 매력적이다.



퀸즈 갬빗의 양엄마 같은 사람을 만나지 그랬니!

이 드라마의 결말과 너무도 비교되는 16개월 아가의 참담한 소식에,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어떻게 살아야 하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지?'
푸른 눈의 서명원 신부가 표현한 단어
 '내 마음의 GPS'가 우리 모두에게 작동되기를 바라며!

아가야!
그곳에서 부디 평안하기를!!

작가의 이전글 '교사'에서 '시니어모델'로 새로운 변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